승부는 이제부터다 …박 캠프 ‘문·안 대응(TF)팀 긴급 조직’ 공격적 네거티브 예고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한광옥 수석부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100%국민대통합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 캠프 ‘거국내각’ 통한 새정치·정권교체 바람으로 진보결집
이정희 변수 ‘사표방지 심리자극, 폭탄선언 가능성’

안철수 전 후보가 지난 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해 “아낌없는 지원”을 선언 한 다음 7일 나란히 ‘부산행 유세’에 나섬에 따라 대선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6일 KBS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는 박 후보 44.9%로 37.4%를 기록한 문 후보를 오차범위를 넘어선 7.5%p차로 따돌렸지만, 7일 한국경제신문이 ‘안 전후보가 문 후보를 적극 지원할 때’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는 박 후보 46.6%, 문 후보 46%로 초접전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 캠프는 7일 오전 ‘안 후보와 문 후보 공동선거전’에 대응하기 위해 “테스크포스팀(TF팀)을 긴급 조직한 뒤 대응책 마련에 착수함”으로써 방어적 네거티브에서 공격적 네거티브로 전략수정을 예고했다. 문 캠프도 즉시 ‘안 총리 공동정부’를 겨냥한 “초당파적 거국내각 구성”을 약속하며 “새정치와 정권교체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진보결집에 나섰다.

그렇다보니 이번 대선은 박 후보와 문 후보간 양자대결 구도에서 46:46로 ‘2% 전쟁’이란 신조어가 양 후보 캠프와 여의도 정가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2%로 부족할 때’를 유행시킨 음료광고와 함께 ‘숨은 1인치 찾기’경쟁을 벌였던 삼성전자와 LG전자 사이의 TV광고전을 연상케 한다. 긴박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선거로서 승부는 이제부터란 의미다. 남은 열흘 동안 자신의 취약점을 극복하고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후보가 대권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박, ‘호남총리’로 ‘문·안 공동선거전’ 차별화

박 후보는 일찌감치 ‘김대중(DJ) 따라 하기’로 호남공략에 공들여왔다. DJ의 ‘준비된 대통령’에 ‘여성’이란 두 글자를 보탠 ‘준비된 여성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로 부터 DJ의 최측근들이었던 한광옥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물론 리틀 DJ로 불리는 한화갑 새천년 민주당 전 대표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나아가 박 후보는 지난 5일 호남을 방문해 “호남의 상처와 눈물, 제가 짊어지고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 드리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호남의 인재들, 여러분의 아들 딸들이 맘껏 능력을 펼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DJ도 제대로 닦아주지 못한 호남의 눈물을 박 후보가 닦아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여기에 박 후보는 자신이 한나라당 대표시절, 그러니까  2005년 11월 DJ가 대통령 퇴임 후 머물던 김대중도서관을 찾았을 때 DJ가 당부한 “하루빨리 지역갈등이 없어지면 좋겠다. (나와) 선친께서 못하신 지역화합을 위해 일해 달라”는 유지를 받들 적임자로 호남 유권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여기에 중도와 중산층을 겨냥한 민생정책 공약을 내놓으며 호남과 수도권 공략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는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새로운 정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데 반해 박 후보는 ‘인사 대탕평, 호남 총리’로 각종 여론조사 결과, 호남 지역에서 10% 중반대의 지지율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 후보의 ‘호남총리’의 경우 문 후보는 안철수 전 후보를 의식해 사용할 수 없다는 틈새를 정확히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식당에서 회동을 가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무소속후보가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문, 손학규·정동영 카드로 ‘호남수성’나서

문 후보가 제일 크게 공들이는 ‘안철수 지지 부동층 흡수’전략에 청신호가 켜짐에 따라 문 캠프는 희색이 만연하다. 지난 6일 오전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위한 국민연대’의 출범으로 진보의 집결이 시작되나 싶더니, 당일 오후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와의 단독회동을 통해 “새정치와 정권교체는 저의 출발점이자 변함없는 의지입니다. 그런 국민적 소망 앞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겠습니다”라며 적극 지원 의사를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안 전 후보의 적극 지원으로 4%p의 지지율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부동층의 지지 후보 변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KBS가 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선까지 남은 기간 중 지지후보를 바꿀 의향을 묻는 질문은 23.3%가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 선호도는 새누리당 후보와 야권 후보가 각각 42.5%, 42.2% 등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안되면 독자적으로 가겠다던 문 후보 측은 안철수의 ‘플러스 알파’로 선거의 기울기를 원점으로 돌려 승기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또 다른 하나는 ‘흔들리는 호남’을 위해 손학규,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역할 강화다. 손 상임고문은 7일과 8일 이틀동안, 정 상임고문은 7일부터 9일까지 2박 3일 간 광주·전남에서 릴레이 지원 유세를 펼친 것이 그것이다. 여기에다 ‘민생’으로 정책구도를 옮기는 자구적인 독자노력을 더했다.

이, ‘완주냐 중도 사퇴냐’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2% 전쟁’에 지난 4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종횡무진으로 화제를 모으며 합류했다. 통합진보당은 2011년 12월 출범당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10.2%의 지지율과 지난 4.11총선 득표결과 10.3%를 보이다가 당원탈당과 분당사태 이후인 지난 9월 27일 전북일보의 여론조사에 1.3%로 급추락했다. 반면 이정희 후보는 1차 TV토론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0.1~1%로 강지원 무소속 후보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이다가 TV토론 후 1.4~1.7%로 급상승했다. 그렇다보니 정치분석가들은 “이 후보가 3차 TV토론에서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문 후보 지지’를 호소하며 후보사퇴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선거는 구도(프레임)의 싸움이다. 대선 구도는 지지층의 표를 결집하거나 분산시켜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보수 대 진보’ 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의 경우 박 후보 측은 2% 변수에 대한 두려움으로 문 후보 측은 2%에 대한 기대감으로 보수를 확고히 집결시키고 진보를 자극한다. 청와대는 ‘2% 전쟁의 승자’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조준호 기자>richapp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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