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수원시의회, 농수산물시장 이전 놓고 공방

[일요서울 | 수도권취재본부 김원태 기자] 경기도 수원시가 시끄럽다.

수원시와 시의회는 12일 열린 수원시의회 제294회 정례회에서 이전이 취소된 농수산물도매시장 문제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이날 시정 질문에 나선 문병근(민·권선1·2·곡선)의원과 이재식(새·권선1·2·곡선)의원은 “수원 권선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시설현대화사업을 철회하고, 계획대로 곡선동으로 신축 이전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현재 농수산물도매시장과 주변 도로는 너무 비좁아 실질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대형 차량이 진입하는 도매시장이 도심 한복판에 있어 장기적으로 보면 시 전체에 악재가 될 수 있는 만큼 시장 이전은 불가피하다”며 주장했다.

이어 “이미 지난 시장 때 이전계획을 세우고 최종 용역까지 마쳤는데, 갑자기 민선 5기 들어와 이전 계획이 취소되고 리모델링으로 계획을 변경했다”면서 “리모델링 비용도 적지 않게 들어가는데 시가 이전 비용 486억 원이 모자라 이전을 못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의원 역시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이전한다고 해서 곡선동 주민들은 극심한 주차난이 조금이나마 덜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면서 “이전을 하지 않는다면 곡선동 주민들을 위한 주차 문제 해결 방안을 시가 내놔야만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염태영 수원시장은 “시장을 이전하려면 현 부지 매각대금 1635억 원과 지원시설 용지분양금 1771여억 원 등 모두 3874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각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위험을 안고 수천억 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가는 이전 계획을 계속 추진할 수는 없었다”면서 시장 이전에 대한 계획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농수산물시장 이전을 추진했던 서울 가락시장과 인천 구월시장, 대전 오정시장 등도 경기 불황 탓에 리모델링으로 계획을 변경하는 추세”라며 “주변 교통 불편은 리모델링 과정에서 진입로를 넓히고 교통체계를 개선해 해소할 수 있으며, 곡선동 주차난도 공영주차장 증설 등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추가 질의로 “시장 부지의 매각은 수원 비행장 비상활주로가 이전하고 고도제한이 완화되면 해결될 수 있는데, 시가 너무 성급하게 리모델링 계획으로 선회한 것이 아니냐”고 따졌고, 염 시장은 “지난 1993년에 지어진 시장의 시설이 너무 노후돼, 더이상 개보수를 늦출 수 없었다”고 맞섰다.

한편 시는 지난 2002년부터 권선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수원 곡선동으로 이전하는 것을 추진해 왔지만 민간투자 확보 실패 등으로 수년 째 답보 상태로 표류하다 지난 8월 현 시장을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이전을 계획했던 곡선동 26만여㎡ 부지엔 2030 수원도시기본계획에 맞춰 복합문화시설을 짓고, 현 시장에는 1432억여 원을 들여 시설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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