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I, 내년 경제성장률 3.0% 전망상반기 2.2%, 하반기 3.7%
- 증권사들, 증시 1800~2300선 예상상저하고(上低下高)가 대세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올해 경제성장률이 연간 2.2%로 저공비행하는 가운데 내년 성장률이 3.0% 수준으로 예측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실질성장률은 대부분 예상했던 상저하고(上低下高)를 벗어나 상저하저(上低下低)로 연명했다. 내년 역시 상반기는 침체에 빠졌다가 하반기에 조금씩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에 귀추가 주목된다.

KDI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 밑돌 것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25일 내놓은 ‘2012년 하반기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연간 3.0%로 예측했다.

KDI는 내년 상반기에 글로벌 금융 위기와 같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성장률이 2.2%를 맴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하반기에는 기저효과 등으로 다소 개선되면서 성장률이 3.7%가량으로 상승해 연간 총 3.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1년 이래 3년째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이다.

소비자물가는 환율과 유가의 하향 안정화를 바탕으로 연간 2.3%의 비교적 낮은 상승률이 예상됐다. 실업률 역시 경기가 개선되면서 연간 3.2%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보다 약간 낮은 수치다.

이로 인해 민간소비 증가폭이 다소 커지면서 내수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고 대외적인 위험요인으로는 계속해서 거론되는 유로존 위기 확산과 미국의 재정절벽을 꼽았다.

이재준 KDI 동향전망팀장은 국내경기의 회복시점은 대외여건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유로존 문제가 여전히 불안하지만 추가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년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좋아지겠지만 전년 동기대비에 따른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수준 자체에 큰 차이는 없다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4일 개최한 ‘2013년 대내외 경제 전망과 기업의 대응 세미나에서도 경기가 완만한 개선추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환율과 유가 하향 안정화가 우리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상당기간은 유로존 위기의 불확실성이 세계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내수 활성화 대책 시급

또한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27일 발간한 ‘2013년 한국경제 7대 어젠다(AGENDA)’ 보고서에서 내년도 경제의 주요 현안과 과제들을 일곱 가지로 정리해 분석했다.

연구소는 세계경제가 6년째 지속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부채 및 경기침체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며 위기의 중심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민간에서 정부로, 가계에서 은행으로 전이되면서 부채 전반으로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국내경제는 내수의 성장견인력이 약화되는 추세로 경기안전판 역할이 미흡해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내수부진이 경제회복세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내수와 수출이 동반 위축되면서 국내경제의 장기 저성장 우려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내수 활성화는 단기적인 경기회복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한국경제의 성장력 복원을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지만 내수부진이 경기적 요인 이외에 구조적 요인에도 기인하고 있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산업의 경우 위기 이후 국내외 경제의 저성장, 저금리 기조 지속, 금융규제 강화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돼 있어 금융산업의 새로운 수익모델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더불어 소비자보호 강화, 금융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접근성 제고, 서민금융 활성화 등도 언급됐다.

결국 내년은 글로벌 위기 이후 세계경제 성장구조의 전환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풀이된다. 따라서 국내경제는 위기 이후 남아있는 잠재위험에 대비하는 동시에 세계경제의 성장구조 전환에 대응하는 등 수출과 내수 양 측면에서 힘써야 할 것으로 예측했다.

느슨한 증시전망주가, 어디까지 갈까

증권사들의 경제 및 증시전망도 이어졌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5일 발표한 ‘2013 경제전망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이 올해 2.2%에서 내년 2.6%로 소폭 개선될 것이나 2014년에는 중국 수요 위축 영향으로 재차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국내경제가 가계부채 과다, 부동산 시장 침체 등과 같은 내수 부문의 취약성을 가지고 있어 내수 의존형 성장 전환이 어려운 상태임을 짚었다. 이어 내수침체에 직면한 한국은행은 내년 상반기 2~3차례 금리인하를 선택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원화의 경우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 확대, 한국의 상대적 고금리, 한국경제의 신용등급 상향 영향 등으로 당분간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며 이러한 압력 완화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추세가 마무리되는 시점 정도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증시는 내년 적정 KOSPI 밴드를 1900~2300선으로 제시했는데, 밴드 저점과 고점의 폭이 21%로 다소 과도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한국 증시의 경험에 비춰볼 때 오히려 보수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올해 연간지수 등락범위가 상대적으로 축소된 점을 고려한다면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5‘2013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을 연간 3.0%로 잡고 증시의 경우 1800~2400선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외에도 대신증권은 1820~2250, HMC투자증권은 1755~2554선을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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