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킹’ 공무원은 과연 누구일까. 성과급적 연봉제를 받는 고위 공무원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백만불짜리 사나이’는 김명곤(54) 국립중앙극장장(2급상당)으로 밝혀졌다. 8월 25일 중앙인사위원회가 발표한 ‘2005년도 성과급적 연봉제 운영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김 극장장의 올해 연봉은 1억 1,909만 2,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공무원 중 고정급적 연봉제 적용 대상인 대통령과 국무총리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주무부처인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보다 3,370만원이나 높은 액수다.

성과급적 연봉제란

현재 공무원 연봉은 고정급과 성과급 등 두 가지로 나뉜다. 고정급은 대통령을 비롯한 국무총리 등 헌법기관인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고정임금이고, 성과급 연봉제 적용자는 별정직 공무원 등이 주로 해당된다. 이 제도는 1~3급 국장급 공무원들의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1999년부터 도입된 제도로 연말 업무목표 달성도를 평가해 다음해 연봉 인상분을 결정하는 제도다. S등급을 받은 공무원은 전년도 연봉 55% 금액의 7%, A등급은 5%를 인상받는 식인데, 한번 오른 연봉이 다음해 연봉평가의 기준이 되는 누적시스템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높은 등급을 받을 경우 인상액이 점점 커지게 되는 시스템이다. 현재 성과급적 연봉제를 받는 공무원은 과장급 이상(1~4급) 공무원 3,875명과 계약직 공무원 885명 등 총 4,760명이다.

현재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공무원은 1억5,621만9,000원을 수령하는 대통령이다. 그 다음은 국무총리로 1억2,131만2,000원, 감사원장 및 부총리 9,175만8,000원, 장관 및 장관급에 준하는 공무원 8,539만2,000원, 국정홍보처장·통상교섭본부장 8,245만1,000원, 차관 및 차관급에 준하는 공무원 8,000만5,000원이다.이는 “2004년에 대통령 1억5,203만8,000원, 국무총리 1억1,806만5,000원, 감사원장과 부총리는 8,930만2,000원, 장관 및 장관급에 준하는 공무원은 8,310만6,000원, 법제처장·국정홍보처장·국가보훈처장·통상교섭본부장 8,024만4,000원, 차관 및 차관급에 준하는 공무원 7,786만3,000원과 비교해볼 때 약 2.8% 인상된 수치”라는 것이 인사위 관계자의 말이다.

“장관보다 높은 연봉 10인”

성과급적 연봉제를 도입한 이후 6년이 지난 올해 3급 이상 고위 공무원의 연봉격차는 어떻게 변했을까. 이번에 인사위가 제시한 자료에서는 공무원 연봉에서 연공서열의 파괴가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연공서열에 따른 격차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1999년 당시 같은 직급과 호봉으로 동일 연봉을 받았던 공무원의 연봉이 2004년 최대 996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직급 공무원 간 연봉 격차가 벌어지고, 계약직이 일반직에 비해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과 실적에 따라 보수가 책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인사위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또 “성과연봉제에 따르면 능력있는 공무원의 연봉은 지속적으로 오르기 마련인데, 2006년 고위공무원단 제도가 시행되면 이 격차는 더욱 벌어져 2배 이상의 연봉차이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정무직 차관급 공무원이 받는 8,000만 5,000원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계약직 공무원은 이번에 화제가 된 김 극장장을 포함해 16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국립산림과학원장 등 책임운영기관장 12명과 국립국어연구원장을 비롯, 개방형 직위에 채용된 민간전문인력 출신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들 중 10명은 장관급 연봉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의 신상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중앙인사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사자들이 신상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해 개인 프라이버시 차원에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처럼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서는 고액 연봉을 기대할 수 있는 기본적인 직위수준이 되어야하고 업무평가나 능력면에서도 부각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 김명곤 극장장 “뛰어난 업무수완으로 연봉킹”

취임 6년째인 김 극장장의 연봉은 첫 해인 2000년 5,793만7,000원에서 2001년 6,255만6,000원, 2002년 7,53만9,000원, 2003년 8,88만9,000원, 2004년 1억78만7,000원, 올해 1억1,909만2,000원으로 상승했다. 이처럼 김 극장장의 연봉이 수직상승한 이유는 성과급 연봉이 소속 기관평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 극장장의 성과급 연봉은 6등급으로 나눠지는데, 95점 이상 높은 점수를 받으면 전년 연봉의 20% 보태진 금액을 다음해 지급받게 된다. 김 극장장은 기관장에게 인사, 조직, 예산 운영의 자율성을 부여해 그 결과에 대해 보상하고 책임을 지도록 하는 책임운영기관 평가에서 작년에 총 23개 대상 기관 가운데 A등급을 받았다. 국립중앙극장은 김 극장장이 취임한 이래 70∼80% 선이던 공연장 가동률이 90%로 높아지고 유료 관객 점유율도 20%대에서 49.5%로 상승했다. 또 8%에 불과하던 재정자립도 역시 20%대로 높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