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에서 여유로움은 가장 큰 무기다”

증권사 정보에 비판적인 자세 유지하면서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아
투자자라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 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

주식투자는 대단히 고단한 정신적 중노동이다. 온갖 정보를 취합·정리하고 이를 근거로 미래를 예측해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해 스스로 무한책임까지 떠안아야 한다. 그러나 주식투자를 행하는 방법과 자세를 바꾸면 정신적 중노동이 재미있는 게임으로 바뀔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새해에는 즐겁고 여유 있게 주식투자를 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투자 자세와 태도를 바꾸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주식투자는 각종 게임과 흡사하다.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자금을 투입한다는 면에서 비슷하고 경쟁상대가 있고 승패가 있다는 점 역시 게임과 비슷한 이유로 꼽힌다. 반면 뚜렷하게 다른 점이 있다면 패배 뒤의 결과가 너무나 참혹하다는 것이다. 게임에서 패할 경우 기분이 조금 나쁠 뿐 별다른 현실적인 피해가 없지만 주식투자에서의 실패란 곧 암담하고 쓰라린 금전적인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게임에 임하는 자세와 주식투자에 임하는 자세가 서로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게임을 하듯 즐겁게 주식투자를 즐길 수는 없을까? 여기에는 몇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첫째, 여유자금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
어느 주식투자 관련 책에서든 가장 먼저 등장하는 사항이있다. 여유자금이라는 단어에서 방점은 자금이 아니라 여유에 찍혀있다. 즉 자금의 규모가 어떻든 무조건 여유가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여유는 시장과 투자자 간의 간극을 넓혀주는 효과가 있다. 어떠한 심적 여유도 없는 상태에서는 올바른 판단이나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운데 그것은 그 상황과 그 상황에 대처해야만 하는 사람 사이의 간극이 그만큼 좁기 때문이다. 경마장의 트랙을 질주하는 경주마들에게 차안대(눈가리개)를 씌우는 것은 시선의 분산을 막아 보다 좋은 기록을 달성하기 위함이다. 마치 결승점을 향해 질주하는 경주마처럼 한 치의 여유도 없이 쫓기듯 투자를 한다면 단기간의 성과는 있어도 오랫동안 시장에서 견뎌낼 수는 없다. 여유로움은 가장 큰 무기이다.

둘째, 욕심을 덜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욕심을 덜어내야 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덕목이다. 주식시장 자체가 모든 시장참여자들의 욕망이 정면으로 맞부딪치는 격렬한 곳이고 이곳에 참여하는 것은 무엇보다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스스로 욕심을 제어해야만 한다는 것은 일견 모순처럼 보인다. 상황이 복잡해 보일 경우 처음 떠나온 곳으로 되돌아가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왜 주식투자를 하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대개 ‘돈을 벌기 위해서’일 것이지만 이것은 바른 대답이 아니다. 바른 대답은 ‘더 즐겁게 살기 위해’ 혹은 ‘더 멋지게 살기 위해’가 올바른 대답이다. 돈을 번다는 것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 즐겁게 살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주식투자가 엄청난 스트레스와 고통의 원인이라면 이것은 무언가 굉장히 잘못된 것인데, 그 지점에 바로 ‘지나친 욕심’이 자리 잡고 있다. 상승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얻으려는 욕심, 하락장에서 선뜻 내던지지 못하는 욕심은 결국 파국을 재촉할 뿐이다. 욕심을 덜어낼 때에 비로소 주식투자는 더 많은 성과를 담보한다.

세 번째, 잦은 종목 갈아 타기를 피하라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는 어쩔 수 없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스스로 원해서 참여하고 있을 뿐이다. 훌훌 털고 잠시 시장을 벗어난다고 해서 누군가 벌금을 부과하거나 직업을 잃게 되지도 않는다. 이것은 사실 대단한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전투는 자신이 가진 이점을 극대화하고 상대가 가진 단점을 극대화시킬 때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스스로의 이점을 망각하고 잦은 종목 갈아타기로 일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것은 절대 피해야할 행동이다. 잦은 종목 갈아 타기는 앞서 말한 여유를 잃어버리게 하고 욕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 결과는 스스로의 단점이 극소화하기는커녕 오히려 극대화되는 것이고 결론은 역시 파국이다.

이러한 원칙을 앞세우고 이제 가장 중요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생각해보자. 투자자에게 있어 포트폴리오는 그가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과 가치관이 녹아 든 총체적인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업종에 대한 비관적인 생각을 유지하면서 스스로 자동차종목을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경우는 없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작성표를 만들 때 예상매도가와 손절가, 매매이유 등을 별개의 항목으로 집어넣는 것은 바로 포트폴리오가 작전계획서임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토록 중요한 포트폴리오임에도 불구하고 대개의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작성을 소홀히 하고 또 어려워하며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것은 아무런 작전계획도 없이 전투에 나서는 것과 같이 자명한 결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포트폴리오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야 할까? 사실 이것은 각 개인이 처한 상황이나 입장, 투자금의 규모 등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일반적으로는 5개 미만의 종목으로 구성하되 대형우량주의 비중이 더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5개 이상을 넘어서게 되면 관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 신속한 대응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중소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는 변동성이 너무 심해 리스크 관리가 어려우므로 이 또한 주의해야만 한다. 이것도 어렵다면 대한민국 증권시장 자체에 투자하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ETF와 같은 상장지수펀드인데 ETF는 증시의 대표적인 우량주의 지수 자체로 구성된 파생상품으로 사실상 우리 증시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 포트폴리오 구성이 어렵다면 증권사 지점을 방문하여 상담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좋은 땅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부동산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듯 증권사를 통해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추천받는 것도 요긴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최고의 인재들이 최상의 정보로 무장하고 실로 유익한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제공하는데 이 정보를 비판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적극 활용하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프랑스의 유명한 미식평론가인 브리야 샤바랭는 그의 책 ‘미식예찬’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마찬가지 관점에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당신의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면 나는 당신이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말해주겠다” 투자자라면 자신 만의 방식으로 자신 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미루지 말고 꼭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업이다.

전진오 굿세이닷컴 대표 www.goods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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