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겼다.”지난 4월 21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절도혐의로 A백화점 보안요원 C씨(남·26) 등 3명을 구속하고 L군(남·18)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 8명은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A백화점 보안요원으로 근무하던 중 백화점 물류창고에 있는 유명 브랜드 의류를 지난 2003년 4월부터 2년간 상습적으로 훔쳐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훔친 옷들은 총 1억 3천만원 정도에 달한다고 한다.백화점 측은 물류창고에 CCTV 등 특별한 보안장치를 설치하지 않고 보안요원들에게 맡겼다가 오히려 믿었던 직원들에게 피해를 본 것이다. 피의자 8명은 각자 단독범행으로 고가의 의류들을 훔쳐왔다. A백화점은 13명의 보안요원이 한 조가 돼 물류창고 등에서 근무를 한다고 한다.

피의자 8명은 같은 근무 조로서 야간 근무를 하면서도 서로가 창고에서 의류를 훔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이들은 훔친 옷들을 다른 백화점에서 바꾸다 경찰에 덜미가 잡히게 됐다. 같은 브랜드의 상품이라고 해도 각 백화점 마다 각각의 백화점을 구분하는 코드가 있었던 것. 이렇게 다른 백화점의 상품을 구분하는 코드가 있었던 것을 몰랐던 피의자들은 서울시내 백화점을 돌며 자신에게 필요한 옷들로 교환했다.A백화점에서 파는 옷을 B백화점 등에서 교환하는 일이 잦아지자 이를 의심했던 B백화점은 옷을 교환해가는 사람들이 A백화점 보안요원임을 알아내고 경찰에 신고했다. A백화점에서 물건이 다량으로 없어진 것을 수사 중이던 경찰은 피해장소와 다른 백화점에서 A백화점의 여성용 청바지를 남성용 점퍼 등으로 교환해간 사실을 확인,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검거한 것이다.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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