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붙어 뒤늦은 후회…“조용히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인정사정 볼 것 없다?” 시의원들이 격렬한 난투극을 벌여 세간의 도마위에 올랐다.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한나라당 소속 최병덕(48)의원과 신경철(52)의원. 두 의원은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돌린 뒤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는 등 의원으로서 상상하기 힘든 추태를 부려 세간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고있다.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사건은 지난 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은 인천대공원 벚꽃축제 개막식이 있던 날이었다. 공식행사를 무사히 마친 시의원들은 안상수 인천시장의 제의로 인근의 식당에서 뒤풀이 자리를 갖게 된다.

그러나 저녁식사에 곁들여진 술이 화근이었다. ‘폭탄주’가 여러 차례 돌고 어느정도 술자리가 무르익었을 때 결국 ‘사건’은 터지고 말았다. 나란히 앉아서 술을 마시던 한나라당 소속 신경철 의원과 최병덕 의원간에 말다툼이 일어난 것. ‘호칭’과 관련해 시비가 붙은 이들의 싸움은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불러일으켰다. 당사자들에 의하면 술자리에서 최 의원이 나이가 네 살 위인 신 의원에게 ‘이 양반아’라고 부르자, 신 의원이 “내가 당신보다 나이도 많은데 ‘양반’이라니”하면서 말싸움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몇 마디 언쟁으로 끝날 줄 알았던 이들의 다툼은 좀처럼 끝나지 않고 점차 강도가 심해졌다. 이들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고 둘 사이에는 험악한 욕설이 오가기 시작했다.보다못한 동료 의원들이 두 사람을 말리고 나섰지만 수습하기에는 때가 너무 늦었다. 이미 술이 들어간 상태에서 두 의원들의 감정은 격앙될 대로 격앙된 상태였던 것. 두 사람의 말다툼은 급기야 몸싸움으로 번졌다.

‘폭탄주’로 인해 술기운이 오른 이들은 ‘체면’불구하고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 앞뒤 안가리고 싸우는 과정에서 밥상이 뒤집어지고 술병이 깨지는 등 ‘험악한’ 장면이 벌어졌다. ‘점잖은’ 의원들의 어이없는 난투극으로 식당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사건이 커질 것을 우려한 동료 의원들이 간신히 이들을 말려 귀가시킴으로써 싸움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사건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분을 삭이지 못한 신 의원이 최 의원의 아파트로 찾아간 것. 또 한번 심한 말다툼을 벌이던 도중 신 의원이 최의원의 팔을 뾰족한 필기구로 찌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팔에 상처를 입은 최의원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는 불상사가 일어났다.뒤늦게 알려진 이번 사건으로 두 의원은 모두 세간의 시선을 의식하는 듯 자중하고 있는 분위기다. 두 사람 모두 술김에 저지른 ‘실수’라며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술자리의 단순 해프닝으로 봐달라’는 의원들의 애교섞인 ‘바람’은 망신살로 이어지고 있다.

최병덕 의원 인터뷰 “묻어주세요”

최병덕 의원은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난처한 질문에 대해서는 웃음으로 넘기던 그는 “평소에는 시의원들에게 관심도 갖지 않다가 이런 사건들이 있을 때만 연락을 해온다”며 언론에 대해 섭섭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 사건의 발단은.▲ 그냥 사소한 언쟁이 있었다.

- 호칭문제라던데.▲ 그냥…(얼버무리며) 이것저것… 순간적인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 당일 술은 얼마나 마셨나.▲ 반주로 몇 잔 했다.

- 폭탄주가 수차례 오갔다던데.▲ (웃음)…

- 취한 상태였나.▲ 조금 술이 오른 상태였지만 취한 것은 아니다.

- 신경철 의원과 관계는.▲ 신의원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 신의원과는 어떤 상태인가.▲ 신의원이 부인과 함께 병원에 찾아와 사과하길래 받아줬다.

신경철의원 부인 인터뷰 “술자리 해프닝일 뿐”

신경철 의원은 19일 하루종일 휴대폰이 꺼져 있어 통화가 불가능했다. 인천시의회측에서는 ‘회기중이 아닌 관계로 통화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대신 신 의원 부인과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신의원의 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질문에 무척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신의원님이 연락이 안되는데.▲ 오늘 어디 가셔서 안들어온다.

- 이번 사건에 대해 뭐라 하시던가.▲ ‘술자리’에서 일어난 단순한 실수라고 했다.

- 의원님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는 건가.▲ 그렇다.

- 최의원님과의 문제는 해결된 것인가.▲ 당연하다. 평소에도 최의원님과는 나쁜 사이가 아니다.

- 최의원 병문안도 갔다던데.▲ 그렇다. 원만히 해결한 상태다.

-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술김에 벌어진 해프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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