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정희 대통령 정영사-KDI-영남대 출신 ‘각광’

▲ 박근혜 당선인이 지난 7일 인수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박근혜 정부가 인수위 구성을 마치면서 ‘박근혜 사람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 당선자의 인선에 대해 ‘밀봉인사’로 비판받고 있지만 인사 스타일이 어느정도 ‘원칙’과 ‘인연’이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수위가 위치한 삼청동 주변에선 ‘박근혜 인선 3대 키워드’가 회자되고 있다. 지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상세히 기록한 ‘일기형 수첩’,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연’, 그리고 ‘학계 그룹’이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인사의 3대 키워드로본 인재 그룹을 살펴봤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일조한 인사들의 최대 관심사는 인사다. 최근 인수위 구성을 마치면서 인선 기준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면서 대선 공신그룹 사이에서 ‘어디 출신이어야 한다’, ‘어디로 줄을 데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박근혜 당선자가 정계 입문한 이후 10년 넘게 축적한 ‘일기형 인재 수첩’이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깜깜이 인사’, ‘밀봉인사’의 배경이 바로 박 당선인 개인이 10년동안 축적한 인사 파일에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이 명단에는 최소 500여 명이 넘는 인사 파일이 존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일기형 수첩에는 박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친분을 맺은 인사들의 언행·술버릇·습관· X파일 등이 꼼꼼하게 적혀 있고 그 대상도 정치인·기업인·각료·교수 등 총망라돼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박정희-박근혜 ‘인연’ 최고 성골그룹
대표적인 정관계 인사로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류성걸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안종범 고용복지 분과위원 등이다. 이들은 박 당선인과 해외출장을 함께 가거나 ‘지근거리’에 있으면서 실력과 로얄티·인간성을 인정받은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중용됐다는 관측이다. 또한 대표적인 친박 그룹인 이정현 비서실 정무팀장과 박근혜 보좌진 등 당선인 비서실 근무자들이 포함된다. 청와대 입성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그룹들이다.

영남대 인맥 역시 박근혜 당선인과 함께 한 인연이 깊다. 박 당선인이 1979년 11월 청와대를 떠나 1997년 말 정계 입문할 때까지 1980년부터 8년간 영남대 재단인 영남학원 이사로 재직했으며 잠시 이사장직을 맡기도 했다. 대표적인 핵심 측근이 최외출 영남대 교수·김관용 경북도지사·김광림 주호영 의원이 이 대학 출신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박 당선인 아버지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런저런 인연으로 맺어진 그룹이다. 정영사·정수장학회 출신 상청회·한국개발연구원(KDI)이 대표적이다. 정영사(正英舍)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자와 육영수 여사의 ‘영’자를 조합한 것으로 박 전 대통령 시절 설림된 서울대 엘리트 기숙사의 명칭이다. 대표적인 인사가 장순흥 인수위 교육과학분과 인수위원으로 박전 대통령과 각별했던 장우주 한미경영원 이사장의 아들이 있다. 서승환 경제2분과 인수위원도 박 전 대통령이 일으켰던 5·16쿠데타에 관여된 고 서종철 전 국방장관의 아들이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자와 육영수 여사 ‘수’를 딴 정수장학회가 있다. 1958년 김지태씨가 부일장학회로 장학금을 지급해오다 5·16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5·16 장학회로 다시 바뀌었다 1982년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했다. 이 장학생들이 졸업해 만든 것이 바로 ‘상청회’다.

상청회 회원은 4만명에 육박하고 교수 회원만도 400여 명에 육박한다. 대표적인 인사가 김기춘·현경대 전 의원에 박선영 전 의원과 김진홍 두레교회 목사, 신승남 전 검찰총장, 주선회 전 헌법재판관,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 등이 있다. 한때 박 당선인도 1994년부터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있다가 2005년 물러났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권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여기에 KDI 출신 역시 주목받고 있다. 박정희 정권 시절 만들어진 국책기관으로 당선인 비서실장을 하고 있는 유일호 의원이 눈에 띈다. 또 유승민 이종훈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 역시 KDI 출신이다. 현재 300여 명이 넘는 연구원을 보유하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KDI는 박근혜 정권하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이해 경제 정책 관련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오석 원장이 이끌고 있다.

‘상청회’ ‘포럼 동서남북’ 주목
세 번째 키워드는 교수 중심의 학계 그룹이다. 대표적인 그룹이 위스콘신대 출신과 서강대 인맥이 있다. 인수위 행정실장에 임종훈 당협위원장을 임명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또한 비서실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최경환 의원, 선대위 정책 총괄을 한 안종범 의원과 메시지 전달을 맡은 강석훈 의원도 같은 학교 출신이다.

서강대 인맥은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소장을 필두로 서병수 당 사무총장·김호연 전 의원·조동원 당 전 홍보기획본부장·조인근 전 메시지 팀장·장경상 전 전략기획팀장 등이 박근혜 정부 출범에 직간접적으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김태흠 전하진 의원도 대표적인 서강대 인맥이다.

특히 김 소장이 이끌고 있는 국가미래연구원 소속 중 7명이나 인수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인수위 9개 분과의 인수위원 22명중 고용복지분과 간사 최성재 서울대 명예교수·국정기획조정 분과위원인 옥동석 인천대 교수·외교국방통일 분과위원 윤병세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경제1 분과위원이 홍기택 중앙대 교수·경제2 분과위원인 서승환 연세대 교수·고용복지 분과위원인 안종범 의원 그리고 역시 고용복지분위원 안상훈 서울대 교수가 연구원 출신이다.

동서남북 이 회장 ‘박 당선인’과 막역
한편 박근혜 당선인 보좌관이 관련된 ‘포럼 동서남북’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고인이 된 이춘상 보좌관이 참여한 이 포럼에는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 활동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포럼 동서남북은 70~80년대 학생운동을 통해 민주화운동에 몸담았던 민주화운동 유공자들이 주축이 되어 지난 2007년 5월초에 창립되었고, 초대회장은 최회원(前서울대총학생회장)이며, 회원은 현재 1500명으로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중 이대용 전 포럼동서남북 회장·최회원 전 포럼동서남북 회장은 박근혜 국민대통합위 선대위에서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특히 이 전 회장은 박 당선인과 수시로 통화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어 향후 박근혜 정부에서 막후 역할을 담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marioca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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