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동대문 경찰서는 주부 유모(37·여)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신청 사유는 인질강도.경찰에 따르면 두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인 유씨는 극심한 생활고에 찌들리자 이러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2001년 경기도에 장만한 30평짜리 빌라를 시동생 빚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잃게된 후 되려 1,500만원 가량의 빚까지 떠안게 되자 심각한 생활고를 겪어온 것으로 밝혀졌다.전전긍긍하던 유씨는 2003년 말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김모씨와 범행을 모의하게 된다.

그리고 작년 1월 채팅 사이트에 ‘간 큰 남자 구한다’는 방을 개설한 이들은 또 다른 공범 두명을 합류시켜 구체적인 범행계획을 세웠다.이들은 사전에 세워둔 치밀한 계획하에 같은해 3월 택배직원을 가장해 서울 흑석동의 가정집에 침입, 일가족 6명을 인질로 잡고 7,000여만원을 인출해 달아났다.유씨는 범행 후 나눠가진 현금 2,000여만원으로 빚을 갚고 다시 평범한 주부로 돌아오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범행당시 이미 임신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유씨는 ‘아이를 가진 엄마로서 차마 해서는 안될 일을 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했다.

또 범행 사실이 발각될 것이 두려워 하루하루 마음을 졸여야했다.“감당하기 어려운 빚에 쪼들리자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유씨.뒤늦게 눈물을 흘리며 후회했지만 현재 그를 기다리는 것은 차가운 법의 심판뿐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질강도 사건이었기에 전과자나 전문 흉악범의 소행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검거하고 보니 너무도 평범한 가정주부였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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