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6일부터 5일 동안 목요포럼 멤버 33명이 중국을 방문해 고구려사 왜곡문제와 한류열풍을 비롯한 최근의 현안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고 돌아왔다. 이에 중국 우호협회에서 43명이 한국을 답방했고, 환영회를 겸한 만찬이 제 192차 목요포럼을 대체해서 열렸다. 이날 김현욱 이사장은 만찬 환영사를 통해 “한·중 수교를 맺은 지난 12년 동안 양국의 관계에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 특히 경제, 문화 등의 영역에서 큰 소득이 있었고 양국은 전면적 협력파트너 관계를 수립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으로 양국 관계가 다소 불편해진 점은 있으나 이번 중국 방문단의 한국답방을 계기로 한·중 두 나라의 관계 개선은 물론 민간교류사업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이어 왕운택(王運澤) 우호협회 부회장은 답사를 통해 “지난 달 한국측에서 먼저 방문해준 것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양국의 활발한 교류가 기대된다. 현재 양국정부와 국민들의 공동 노력으로 양국관계는 더욱 높고 한층 넓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양국의 우호관계는 성과를 얻을 것이라고 믿는다” 며 “김현욱 이사장이 거론한 고구려사 문제는 중국내에서 본류가 아닌 지류이며 앞으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면 대화와 토론으로 풀겠다” 고 밝혔다.이에 회원들은 “한국과 중국은 예부터 친선의 나라였으며, 최근의 한류와 중국열풍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앞으로도 양국의 관심과 애정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고 피력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양 단체는 견실한 민간 외교를 통해서 정부간 우호관계를 강화하자고 결의했다. 이를 위해 상호협력의 경로와 방식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확장해 상호 경제발전을 촉진하고 양국의 파트너십을 극대화, 자매결연 차원이 아닌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두 단체의 역량과 기능 강화를 주도할 방침이다.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는… 정부 대외 업무 지원하는 거대 반민반관 단체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이하 우호협회)는 각 시및 성 단위에도 지부가 설치돼 있는 거대한 국가조직이다. 민간이 운영하는 형식을 취하지만,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있어 반민반관 형태를 띤다. 우호협회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제일 중요한 업무는 정부의 국제적인 대외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이다. 정부의 이름을 내걸고 해결하기 힘든 대외적인 난제를 부드러운 민간차원 단체의 이름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기 전부터 큰 역할을 수행했다. 미국과 수교 이전에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것도 바로 우호협회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노태우 전대통령과 전두환 전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당시에도 이 단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으로 불거진 양국간의 냉기류를 가라앉히는데 우호협회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물이 흘러 큰 바다 이뤘다”한·중수교 12년 변화 실감

1992년 8월, 한·중 두 나라는 정식으로 수교를 맺었다. 수교 당시 중국의 리펑(李鵬)총리는 “물이 흐르면 곧 도랑이 될 것이다” 라는 말로 양국교류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는데 12년이 지난 지금, 한·중관계는 도랑을 넘어 대해(大海)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부는 물론 민간차원의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한 해 중국을 다녀가는 한국인이 300만 명에 달하고 중국에서 체류하는 한국인도 2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공식 등록된 유학생만도 3만 6,000여 명, 집계되지 않은 연수생과 중고생을 포함하면 5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1992년 수교 이후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현재 1만여 개가 넘고, 약 100만 명의 중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상태다. 한·중수교 이후 12년 동안 우리가 경제적 위상을 바탕으로 우위를 지켜왔다면 앞으로는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결코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입장으로 변화되고 있다. 오히려 경제성장에 고무된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키워가면서 슬슬 패권주의의 냄새를 풍기고 있는 것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고구려역사 왜곡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중국은 동북공정 프로젝트 등의 철저한 국가적 전략으로 그들의 목표를 관철시키는데 비해 우리의 연구와 대처는 대단히 열악하고 미흡하다.

추후 중국은 자국 시장이 한국에 중요하다는 것을 무기로 하여 협상의 주도권을 장악하려 할 것이며 언제라도 제2, 제3의 고구려사 왜곡과 같은 사건을 카드로 꺼내들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챙길 것은 챙기고 따질 것은 따지면서 보다 냉철하게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동북공정에서 나타났듯이 중국은 이미 한반도통일 이후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외교 전략을 갖고 한·중관계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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