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쭝꿔여자!, 쭝꿔여자”, “로시아 여자, 로시아 여자!”중국 상하이의 한 특급호텔 부근. 밤 11시가 다 된 시간이지만 잘 나가는 중국경제를 대변하듯 도시는 뜨겁다, 불야성 그 자체다. 화려한 네온사인은 20년 이래 최대의 전력난이 닥칠 수 있다는 중국중앙정부의 경고가 느껴지질 않는다. 그곳에서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며 쭈볏쭈볏 다가선 한 여자가 코팅된 사진을 내보이며 던진 일본어와 한국어이다. “You,fuck me?”미끈하게 잘 빠진 오토바이위에 살짝 얹힌 매끈한 엉덩이와 풍만한 가슴을 자랑하듯 다소곳한 어투로 접근하는 이 여자, 짙은 화장과 눈웃음은 그녀가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인근 또 다른 한 호텔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친 기자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던진 영어 한마디였다. 사회주의국가 중국에서의 매춘은 물론 위법이다. 위법일 뿐만 아니라 대단히 위험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매춘행위가 발생하는 호텔주변, 가라오케, 디스코 텍이나 이발소 등의 우범지역, 혹은 우범 우려지역에는 ‘사회 악’근절을 위한 사복차림의 공안(경찰)이 도사리고 있어 언제 어디서 덜미가 잡힐지 모른다. 일단 적발되면, 그것도 ‘운없이’뇌물이 통하지 않는 공안에게 적발되면 한화 150만원 이상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여권 비자등에 빨간 색 도장이 찍히며 색마로서의‘신분’이 쉽게 노출될 뿐 아니라 그 자신이 속한 사회단체나 직장 , 가족 들에게 이것이 통고되는 등의 불명예도 감수해야 한다. 한 마디로 ‘잘못 놀렸다가는’거의 패가망신 수준이다. 그렇지만 중국 내에서 매춘은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시 말해 중국의 사회 실태를 보면 아무리 엄하게 잘 정비된 매춘관련법이라도 어디까지나 먼 곳에 있는 법전상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외국인 고객은 끊이질 않는다. 오히려 더욱 짜릿하고 스릴넘치는 쾌감을 추구하려는 탓인지 입에서 입을 타고 더 늘어나는 것 같다.” 중국에 거주하며 외국인(주로 일본인)과 중국 하반신문화를 연결시켜주는 중매역할을 자임하는 한 일본인의 냉랭한 반응이다. 중국의 매춘산업은 급성장하는 중국경제와 더불어 어느 산업못지 않게 급부상중이라고 한다. 1970년대 초 미국의 키신저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 “중국에도 매춘부가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저 우언라이 당시 중국 총리는 “물론이죠. 대만에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만약 키신저가 현재 중국을 방문, 동일한 질문을 한다면(?) 아마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듣게 될 것이라 한다. “중국 경제가 눈부시게 성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난 15년 동안 매춘 사건이 44배나 늘었다”고. “사실 그것도 너무 과도하게 드러내서 발각된 것이지 웬만큼 했으면 문제없었을 것이다.”얼마 전에 있었던 일본인들에 의한 중국에서의 ‘집단매춘사건’에 대한 그 일본인의 분석이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문제가 일어난 그곳은 일본의 대형 여행사가 ‘매뉴얼’을 가지고 전문적으로 주선해왔을 정도로 유명한 곳” 이라고 귀띔한다. 그 만큼 일본인들에게 중국 매춘관광은 성업중이라고 한다. 한편 어렵사리 연락이 된 한 한국인에 의하면 한국인들이 주로 찾는 중국 매춘에는 대략 다음과 같은 유형이 있다고 한다. 주로 단체관광으로 와 머물게 되는 호텔이나 그 주변에는 대개 디스코 텍, 가라오케(중국에서는 KTV라고도 함) 등이 있는데 바로 이런 곳에 하반신문화로의 현관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먼저 디스코 텍. 4성급 이상의 호텔에는 대개 샤오찌에(小姐,아가씨)가 대기하고 있는데 이들의 타깃은 외국인이나 부유한 중국인들이란다. 이들의 복무(服務,서비스)원칙은 짧은 시간만 함께 하는 것이며 대부분의 경우 외박은 하지 않으려 한다고 한다. 그 서비스 대가는 결코 한국에 비해 싼 편은 아니란다.

가라오케는 한국과 비슷한 방식이다. 옆에서 아가씨가 함께 노래도 불러주고 놀기도 하는 방식이라 한다. 따라서 함께 놀다가 눈이 통하게 되면 개인교섭으로 들어가 의견이 통하면 몸도 통하게 되는 시스템이라는데 그 비용은 천차만별. 호텔의 급수및 가라오케 자체의 시설이나 위치 등에 좌우된다고 한다. 그 외에 마사지 호텔이나 이발관, 사우나 등이 있는데 마사지해주는 샤오찌에가 ‘출장서비스’를 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비용은 교섭나름.“그런 여자들은 절대 생각하질 마세요. 병걸리기 쉽고 돈도 크게 뺏깁니다!”기자가 호텔부근에서 만난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들이 AIDS의 주범이며 서비스 제공료 또한 터무니없게 요구하기 일쑤란다.

아울러 느슨한 셔츠위의 단추 한두개를 끼우지 않은채 바라보거나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이 살짝 보이게 한 채 묘한 시선을 주는 혹은 머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유혹의 눈길을 주는 여자들도 마찬가지로 요주의 대상이라고 친절히 덧붙여준다. 이러한 오늘날의 매춘종사자들과 이전의 창녀들은 그 배경및 출신성분이 다르다고 한다. 이전에는 생활고에 의해 최후수단으로 몸을 파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 실제로 상하이시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이들 윤락여성중 63%가 일정한 직업과 고정수입이 있는 직장인이었고, 25%만이 무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정한 직업이 있으면서도 더 많은 돈벌이와 쾌락이라는 일거양득을 노리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매월 한화로 대략 1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는 중국의 대졸 초임이 약 30만원에서 45만원 정도임을 감안할 때 실로 적지 않은 유혹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이와 같은 매춘은 앞으로도 그 열기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왜냐하면 중국 정부가 야심적으로 추진 중인 ‘서부 대개발’이나 ‘장강 개발’ 등 중국은 향후 상당기간 매년 8%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며 이러한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매춘업을 필요로 하는 수요도 급증, 이에 따른 ‘특수’로 인해 매춘업 또한 더욱 다양한 형태로 고성장을 구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