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행을 신중히 검토중인 10만원권 화폐모델을 놓고 여성계는 10만원권 발행이 결정되면 화폐모델은 여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나름대로의 화폐모델을 찾고 있다. 그러나 여성계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대립이 형성되고 있다. 율곡 이이 선생의 학술을 연구하는 모임인 율곡학회는 화폐모델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신사임당을 꼽고 있다. 이종덕 실장은 “신사임당은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유학을 공부했을 만큼 시대를 앞서 나간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상”이라고 말했다.‘사임당 21’ 김미자 회장은 “사임당 탄생 500주년을 맞는 올해 각종 캠페인을 벌여 여론조성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한국은행 부근에서 신사임당을 10만원권 화폐의 모델로 사용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지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진보적 여성단체들은 신사임당은 가부장적 여성상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들은 대신 유관순, 허난설헌, 김만덕 등을 거론하고 있다. 이오경숙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신사임당이 훌륭한 어머니상을 구현했지만 사회적 공헌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며 “유관순 열사가 대표 여성상으로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박영숙 여성문화예술기획 공동대표는“신사임당은 권력자 집안에서 부유하게 자라나 주체적인 삶을 살기보다는 소극적으로만 살아왔다”며“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한 인물이 화폐모델이 될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10만원 모델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