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전부인인 배인순(55·본명 김인애)씨의 자전소설 ‘30년만에 부르는 커피한잔’에 담긴 여자 연예인 이니셜 리스트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 사이에서 E양으로 지목 받고 있는 탤런트 A가 입을 열었다. 그녀는 지난 19일 오후 <일요서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최 회장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인데, 내 이름이 오르내려 정말 당혹스럽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지금은 지켜보고 있지만 이 일이 더 확산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재벌가의 속이야기를 비롯해 최 전 회장의 외도와 여배우들과의 부적절한 관계 등을 폭로한 ‘30년만에 부르는 커피한잔’에는 E양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탤런트 E양과도 결혼 이야기까지 오갔던 모양이었다.

한창 인기 절정의 E양이 은퇴, 유학 운운하며 신문지면에 오르내릴 때였다. “나 E와 결혼하고 싶어. 그러니 당신 이제 그만 이혼해줘야겠어!” 놀랍지도 않았다. 언제 또 그 대상이 바뀔지 모르는 그였기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도 않았다.(중략) 그후 E양은 TV를 떠나 캐나다로 유학을 갔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A는 지난 90년대 중반에도 재벌그룹 회장과의 열애설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때문에 네티즌들은 소설 속에 묘사된 정황과 과거의 루머를 떠올리며 ‘E양은 탤런트 A’라는 공식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그녀는 “책 속의 E가 정말 나라면 난 이 자리에서 죽는다”며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은 30여분간 진행된 그녀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최 전 회장이 결혼하고 싶어한 E양과 관련, 당신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데 그 상황을 알고 있나.
▲주변에서 얘기를 전해줘서 알게 됐다. 인터넷에 들어가 봤더니 E양이 나라고 도배가 됐더라. 최 회장은 단 1분 1초도 본적이 없는 사람인데, 왜 이런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 정말 그게(책속의 E양이 자신인 것이) 사실이라면 난 이 자리에서 죽는다. 우리 부모님을 걸고 맹세해도 한 점 거리낌이 없다.

-배인순씨의 자전소설 ‘30년만에 부르는 커피한잔’은 읽어 봤나.
▲집 근처 서점에 갔더니 아직 안 나왔더라. 신문기사 등을 통해 탤런트 E양을 어떻게 표현했는지는 대략 알고 있다. 배인순씨가 쓴 E양이 정말 나인지 궁금하다. 책을 쓰면서 나를 염두에 두었다면 최소한 E양 부분은 완전히 소설일 것이며, 창작된 소설이 아니라면 나 말고 다른 사람이 E의 주인공 아니겠는가.

-배씨에게 직접 확인해 볼 의향이 있다는 얘긴가.
▲배인순씨뿐 아니라 최회장이라도 만나서 내 결백을 밝히고 싶은 심정이다.

-소설을 본 독자들이 E양을 당신이라고 생각하는 게 무리는 없다고 보는가.
▲E라는 이니셜도 그렇고 캐다나로 유학갔다는 정황을 보더라도 “○○○ 아니야?”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 나말고 캐다나 유학을 다녀온 여자탤런트 E가 또 있나? 있으면 나에게 좀 알려 달라. 정말 이런 누명으로 더 이상 시달리고 싶지 않다. 만일 내가 최회장과 식사라도 한번 했다면 혹은 어디 행사장에서라도 마주친 적이 있다면 오해의 소지라도 있지, 이름도 얼굴도 몰랐던 사람과의 루머가 참으로 불쾌하다.

-과거에도 이와 같은 소문이 있지 않았나.
▲한 10년 정도 전에 어떤 기자가 찾아와서 최회장에 대해 물은 적 있다. 그때는 정말 그의 이름도 몰랐고 그가 그룹의 회장이라는 사실도 몰랐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나중에 아나운서와 결혼한다고 방송에 나오는 것을 보고 그가 누구인지 알게 됐다.

-캐나다로 유학가기 전에 있었던 루머에 대해 말해 줄 수 있나.
▲뭐 유학이라고 하긴 그렇고 1년 정도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27살 때까지 나는 열심히 일했었고 캐나다로 갔던 것은 3~4년 정도 쉴 계획을 갖고 떠난 것이다. 하지만 다시 활동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일찍 귀국했다. 한참 활동을 하다 캐나다로 떠나니 별의별 얘기가 다 돌더라. 난 은퇴라는 말을 사용해 본 적도 없는데, 은퇴 어쩌고 하면서 온갖 루머가 만들어졌다. 모두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무시했다.

-이번 일은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일단은 지켜볼 것이다. 주변에 자문을 구해봐도 책을 쓴 사람이 특정인을 지목한 것도 아닌 지금 상황에서는 별도리가 없겠다고 하더라. 분명한 것은 나는 책 속에 나와 있는 일들을 겪은 적이 없다. 때문에 E양과 무관한 것은 확실다. 또, 배씨가 책 속 탤런트 E에 대해 누구를 모델로 했다고 말한 것도 아니고. 처음에는 화가 많이 났지만 ‘내가 아니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내 이름이 거론되고 일이 더 커진다면 법적조치를 비롯해 모든 방법을 강구해 잘못을 바로 잡을 것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