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조아라 기자] “안녕하세요. 최고의 이야기입니다”

들어서는 순간 기운찬 에너지가 느껴지는 이곳은 인터넷상에서 ‘혼자먹기의 끝판왕’으로 유명한 1인식 화로구이 집이다. 혼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이곳, 이야기하나(사장 서종현·070-4190-8091·서울 역삼동)는 식사와 반주를 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소박한 장소가 되길 바라며 지난해 문을 열었다.
 
문을 연지 갓 1년이지만 벌써부터 단골손님들이 적잖다. 광고연출 일을 했던 서 사장의 젊은 감각과 연출력, 아이디어가 한데 어우러진 결과다. 평균 60여명, 주말에는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이곳은 기존 고깃집 이미지를 단박에 날려버린다. 가게 정중앙에 자리한 바(bar)형식의 테이블에는 초밥집에서나 볼법한 회전레일이 있다. 레일 위에는 접시에 가지런히 담긴 의 한우들이 마치 ‘날 먹어줘’하는 듯 유혹의 몸짓을 하며 움직인다. 
 
“사람들이 의외로 고기에 대해 잘못된 상식들을 가지고 있어요. 한우는1,1⁺⁺  고기가 정말 좋은 고기인데도 사람들은 1등급이 제일 좋은 줄 알고 있더라고요.”  
 
자리에 앉으면 직원들은 하나하나 고기에 대해 설명한다. 서 사장은 손님들이 고기에 대해 제대로 알게 하고 싶어서 이런 안내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손님들이 한우의 여러 부위를 제대로 즐기면서 먹을 수 있게 하고 싶었거든요.”
 
때문에 이곳은 다른 고깃집과 달리 소의 13개가지 부위를 모두 맛볼 수 있다. 한우는 모두 경기 이천, 경북 안동, 충북 음성에서 엄선됐다.
 
여기에 1인용 화로까지 등장하면 혼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준비는 끝. 일본에서 수입한 화로는 화력 강화를 위해 서 사장이 직접 개조했다. 질 좋은 참숯으로 달궈진 철판위에서 잘 익은 한우는 씹을 때마다 살아있는 육즙이 느껴진다. 말 그대로 혀끝이 사르르 녹는 맛이다. 여기에 명이나물과 백김치, 쥐똥고추를 함께 먹으면 아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만약 고기만으로는 배가 덜 찬 것 같다면 사골국물로 끓인 라면을 추천한다. 이 집에서 가장 잘 나가는 메뉴이기도 한 이 라면은 자취경력 12년 차 서 사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기왕 맵고 칼칼한 라면을 먹을 거라면 ‘맛있게’ 얼큰한 라면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다. 이렇게 개발된 사골라면은 국물 맛이 깔끔하게 매워 느끼한 속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이 라면을 맛본 이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외친다. “국물이 진짜 끝내줘요” 
 
차분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도 이 집만의 특징. 이곳은 밥집과 술집의 면을 모두 갖췄다. 그래서인지 유달리 소개팅 성공률이 높다는 후문이다. 직원들의 재치 있는 입담은 어색한 분위기를 띄우는데 한 몫 한다. 직원들이 손님들과 자주 소통하다보니 아예 말동무나 연애상담을 하러 찾아오는 단골도 생겼다. 출장으로 서울에 오면 이곳을 꼭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왕왕 있다. 
 
“나홀로족을 위한 1인 식당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 가게를 다른 지역에서도 운영해 보고 싶다는 문의가 늘고 있어요. 그런 관심이 얼떨떨하면서도 감사하죠. 앞으로 이야기 하나가 이야기 둘, 셋, 넷이 되도록 더 열심히 해야죠.”
 
맛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이야기하나에서 각자의 이야기꽃을 피워보는 건 어떨까.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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