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성윤리 붕괴의 원인과 배경

부동산 졸부 등의 향락 추구 여파 … 기업 접대문화도 한 몫‘한국은 섹스 공화국(?)’. 성도덕의 타락 및 향락문화의 만연이 우리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최근 ‘스와핑(부부 교환 성관계)’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성 윤리가 완전히 붕괴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 윤리의 붕괴는 향락 및 퇴폐산업의 번창, 인터넷 등을 통한 잦은 성문화의 접촉, 사회윤리의 문란 등이 원인” 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성도덕의 타락은 가정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스와핑’, ‘매매춘’, ‘원조교제’, ‘전화방·노래방 등의 불법 행위’, ‘인터넷을 통한 불륜’….이처럼 사회 전체적으로 성도덕 타락 및 향락·퇴폐문화가 만연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된 일. 그리고 최근 들어 사회 도처에서 ‘가정 붕괴’, ‘사회윤리 파괴’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성도덕 타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사회윤리의 붕괴를 꼽고 있다.

사회 구성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지면서 향락 및 퇴폐산업이 호황을 누리게 됐다는 것이다. 실례로‘부동산, 증권 투기’등으로 인해 불로소득자들이 늘면서, 이들이 나이트 클럽이나 룸살롱 등에서 지나친 과소비와 사치풍조를 일삼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 서민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위화감마저 조성하고 있다.회사원 최모(34)씨는 “증권 투자로 큰돈을 번 회사동료가 룸살롱에서 거나하게 한 턱을 내고, ‘2차’비용까지 부담하더라”며 “당시 기분은 좋았지만, 나중에 내 처지를 생각하니 너무 씁쓸했다”고 말했다. 또 기업문화의 하나로 정착돼 있는 ‘접대문화’도 성도덕 타락을 부추기고 있다. 기업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으레, 상대 업체 사람을 향락업소에서‘접대’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대기업과 학원 등에 컴퓨터 자재를 납품하고 있는 강모(32)씨는 “대기업에 자재를 납품하는 업자가 담당자들에게 ‘잘 봐달라’고 접대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룸살롱 1차, 아가씨 2차, 그리고 돈 봉투까지, 풀 코스로 접대하다보면 수백만원이 든다”고 전했다. 이처럼 불로소득자 증가 및 접대문화 등이 만연해지면서 향락·퇴폐업소가 번창하고, 이로 인해 문란한 성도덕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빠르게 유통되는 음란물도 성도덕 타락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음란물들은 퇴폐적이고 변태적인 성행위 장면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음란물들이 사람들에게 극도의 성적 충동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는 곧 성도덕 타락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아직 가치판단이 서 있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음란물들이 급속히 유포되면서, ‘원조교제’ 등 청소년 성범죄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이와 같은 음란물은 현대 정보통신시대에 익명성을 기초로 한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이 생기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전혀 받지 않고 성 타락을 부추기는 음란물이 은밀하면서도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전달되고 있는 셈이다.인터넷으로 인해 ‘성매매’가 이뤄지는 방법도 새로운 유형(?)으로 바뀌고 있다. 20∼30년 전만해도 사창가·유흥주점·룸살롱·사교클럽 등 은밀한 지역에서만 매매춘이 성행했지만, 인터넷의 발달 등으로 매매춘은 시간·공간에 제한을 받지 않고 사회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인터넷과 PC통신 등의 미팅, 채팅방을 통해 스와핑, 주부·여대생 매춘, 여고생들의 원조교제 등 성도덕이 극도로 문란해지고 있다. 최근 적발된 스와핑 사건도 인터넷을 통해 회원들을 모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 수입(?)된 원조교제도 우리 사회에 급속하게 뿌리를 내린지 오래. ‘원조교제’역시,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생활정보지나 성인잡지 광고판을 가득 메우고 있는 ‘연애 이벤트사’ 및 ‘전화방, 노래방’ ‘자동 폰팅 시스템’, 인터넷 등을 통해 극성을 부리고 있는 주부·회사원·여대생의 신종 매춘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부, 취업이 안되는 여대생에다 용돈이 궁한 회사원 등 지위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여성들이 매춘에 나섬으로써 성윤리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이런 성윤리의 붕괴는 곧바로 ‘가정 붕괴’, ‘사회 가치관의 파괴’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사회 구성원들의 ‘성 도덕 해이’가 간통 및 불륜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정의 붕괴는 곧 사회질서의 파괴로 이어져, 그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것이다.

인터뷰-한국여성개발원 박수미 연구위원

최근의 성윤리가 파괴되는 것에 대해 한국여성개발원 사회문화연구소 박수미 연구위원은 “사회 전체의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스와핑’ 등 성도덕 타락이 극에 달했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 나라의 경우, 급격한 사회구조 변화를 겪었다. 이에 가정과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정립되기 전에, 봉건적 가족제도에서 근대적 가족의 개념으로 너무 빠르게 변화했던 것. 이에 따른 후유증으로 인해 성도덕이 무너진 것으로 본다.

-성도덕 타락으로 가정이 붕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사랑과 성, 결혼이라는 부분이 일치돼, ‘가정’이 성립된다. 그런데 최근 배우자의 불륜 등으로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새로운 남녀 및 가족관계의 정립이 필요하다. 가족관계의 올바른 정립은 성도덕 타락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성 윤리를 바로잡기 위한 대책은.
▲‘성매매 방지법’등 제도적 장치도 중요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그 동한 감춰졌던 ‘성’에 대해 사회적 문제로 인식, 이제는 투명하게 토론하고 이에 따른 후속조치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또 성도덕이 무너지는 것은 사회·경제적·문화적 요인이 결합되어 나타난 것이므로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사회전체의 분위기 속에 성윤리 파괴에 대한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터뷰-한국 성과학연구소 조성완(비뇨기과)
“잘못된 성문화 접촉이 원인”-성 윤리 타락의 원인은.
▲인터넷 등을 통해 성문화 접촉이 쉽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과거에 비해 인터넷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잘못된 성문화를 접하게 되고, 이것이 성윤리의 붕괴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가정이 붕괴되고 있는데.
▲과거 불륜 등 가정의 성윤리의 타락의 주범(?)은 남성이었지만, 최근 여성들도 이에 가세하는 추세. 또 경제적인 원인으로 인해 여성들이 성매매 등에 나서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과거보다 가정 붕괴 원인이 많아진 것이다.

-성도덕 타락에 대한 대책은.
▲사회 전체적으로 성윤리에 대한 가치관 정립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성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 사회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기준에 의해 사회구성원들에게‘성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절차를 통한다면 성문제와 관련한 사회병리 현상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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