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차림은 기본, 전라에 가까운 옷차림으로 묘한 자세 취한 사진 일색한달에 일정횟수 출입하면 아가씨와 ‘윤락 여행’ 허용해 주는 업소도일부 룸살롱과 단란주점들의 ‘섹스 마케팅’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최악의 경제 상황을 맞아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후의 방법인 ‘섹스’를 들고 나오고 있는 것. 룸살롱에 일정 횟수 이상 오면 ‘아가씨와 여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제안해 사실상의 ‘윤락여행’을 권하는가 하면, 인터넷에 전라에 가까운 룸살롱 아가씨의 모습을 올려놓아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한마디로 ‘막나간다’고까지 표현할 수 있는 일부 업체들의 마케팅 기법을 취재했다. 최근 모 유흥업소 정보 종합 사이트는 ‘단란주점 갤러리’란 이름으로 수십장의 사진을 올려 놓았다. 이 사진은 모두 룸살롱에서 아가씨들이 옷을 벗고 노는 장면을 촬영한 것. 앉아 있는 상태에서 치마를 들추고 팬티가 보이는 사진은 그나마 ‘양호한’ 수준이다.

팬티와 브래지어만 한 채 술을 마시거나 춤을 추는 장면, 심지어 포르노에 가까운 자세를 취하는 사진들도 있다. 또 화장실에 있는 아가씨를 찍은 엽기적인 사진도 함께 올라와 있다. 사진 속에는 국내 브랜드인 H사의 맥주병이 놓여있고 노래방 기기에서도 한국어 자막이 나오고 있어 국내에서 촬영된 것이 틀림없다. 또한 해당 사이트측에서도 단란주점의 이름까지 거명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본 상당수의 남성들이 ‘이렇게 막노는 아가씨들과 놀고 싶다’며 해당 업소에 문의를 하기도 했다고. 이렇게 ‘보여주기’를 통해 손님을 모으려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적절한 ‘베팅’으로 손님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손님들이 일정 횟수 이상 룸살롱을 이용하면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하겠다는 것. 예를 들어 한 달에 5회, 혹은 10회 이상 고정적으로 출입을 하면 원하는 업소 아가씨와 놀이동산에 가거나 지방으로 여행을 갈 수 있도록 해준다. 겉으로는 VIP고객에 대한 우대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윤락여행에 가깝다는 것이 남성들의 이야기다.

또한 룸살롱 이용자의 상당수가 기혼남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륜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면하기도 힘들다. 최근 모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이벤트를 하면서 당첨자에게 고급 룸살롱 이용권을 준다고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유료 영화관람 사이트인 M사에서는 자사의 유료 콘텐츠를 이용한 만 19세 이상 남성 중 추첨을 통해 팁과 제세공과금을 비롯해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업체에서는 공식적으로 ‘2차 비용은 대주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지만 룸살롱의 속성상 손님이 원하면 언제든지 2차를 갈 수 있기 때문에 매춘을 알선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 사이트는 이벤트 공지를 알린 후 매출이 평균보다 30%이상 뛰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또한 에로배우가 사인한 에로영화 DVD와 독특한 모양과 색상의 콘돔 세트를 주는 등 기타 경품들도 온통 성인용품 일색이다.

또 다른 유흥업소 포털 사이트에서는 ‘란제리 페스티벌’을 개최해 남성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룸살롱에서 남녀가 모여 속옷만 입고 페스티벌을 벌이는 것. 해당 업소에 의하면 이곳에 참여하는 여성들은 대개 나레이터 모델, 레이싱걸, 대학생 등이며 특히 ‘넘치는 끼와 개성을 가진 사람들만을 엄선하여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며 남성들의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처음에는 옷을 입고 파티가 시작되지만 후반에서는 속옷만을 걸친 채 가면을 쓰고 각종 콘테스트, 장기자랑, 이벤트를 하게된다. 또 행사 중에는 고급 양주를 무한정 제공하며 골프채나 골프용품 등의 사은품도 준다고. 파티 참가비용은 VIP티켓은 33만원, 일반 티켓은 22만원. 참가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이유는 다수의 사람들이 동시에 파티를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총 5개의 룸에서 진행되는 이날 행사에는 이미 상당수의 남성들이 참석의사를 밝히고 있다.

업소들의 이같은 불황타개책에 대해서 일부의 남성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또 일부는 ‘향락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증권사에 근무하는 K씨(34)는 “솔직히 룸살롱에 가보지 않은 성인들이 얼마나 되나. 모두들 알고 있으면서 버젓이 모른 척하는 건 오히려 우리 사회의 성문화를 어두운 곳으로 몰아간다”고 말했다. ‘기왕 모두 아는 것에 대해서 뭐 그리 호들갑이냐’는 이야기. 이에 대해 ‘아무리 그렇더라도 교육적으로 좋지 않고 공개적으로 부추길 필요는 없다’며 반박하는 사람들도 많다. 서울의 모 초등학교에 재직중인 강모(37)씨는 “최근에 초등학생들이 신문 보도를 보고 ‘룸살롱이 뭐냐’고 물어봐 당황한 적이 있다”며 “아무리 불황이라고 하지만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급향락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다. 룸살롱에 한번 가게 되면 최소 200~300만원이 든다는 점에서 서민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업체들이 본격적인 섹스 마케팅을 들고 나온 이상 향후 이와 비슷한 이벤트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