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조아라 기자] ‘족발’이라고 하면 어딘가 무거운 분위기의 가게들이 떠오른다. 들어서면 중년남성들이 소주 한 잔에 삶의 무게를 털어낼 것 같은 느낌이 아니라 밝은 분위기의 미쓰족발(대표 정찬희·02-336-2111)이 기분 좋은 변화를 이끌고 있다.

“‘미쓰족발’은 여러 가지 뜻이 담긴 이름이에요. 신화(MYTH)라는 뜻, 젊은 여성(MISS)이라는 뜻, 아름다움(美)이란 뜻, 맛있다(味)는 뜻을 갖고 있어요. 앞으로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맛있고 건강한 족발로 족발계의 신화가 되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어요.”
 
젊음의 거리 홍대에 위치한 이곳은 하루 평균 250여 명이 방문할 만큼 인기가 높다. 그 중에서도 여성손님이 70~80%. 내부 인테리어도 팝아트로 작업한 마스코트 미스 돼지를 걸어 카페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을 연지 갓 1년이 됐지만 월 매출이 1억 3000여만 원이 훌쩍 넘는다. 모두 정 사장의 젊은 패기와 아이디어가 낳은 성과다.
 
맛도 일품이다. 윤기 넘치는 족발은 등장만으로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눈으로만 봐도 족발에 스며든 육수의 촉촉함이 느껴진다. 육수는 한약재를 넣어 달인 것으로 무려 35년이나 됐다.  족발 자체에 양념이 잘 베여있어 간도 적절하다. 상추 대신 신선한 야채로 만든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채소의 사각사각한 식감과 족발이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겨자드레싱으로 맛을 낸 샐러드는 상추쌈을 잘 싸먹지 않는 젊은 여성층을 위한 배려에서 시작됐다. 
 
“부모님께서 27년 전부터 족발집을 운영하셨어요. 저는 이 노하우를 10년 넘게 전수받았고요. 그만큼 맛 하나만큼은 최고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이 맛을 더 많은 세대와 나누고 싶었어요. 그래서 족발에 젊은 감각을 더해 족발을 즐기지 않는 젊은 여성들의 관심을 끌어 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기존 가게들과 달리 이곳엔 상추, 고추, 된장, 마늘이 없다. 대신 칠리·고추냉채·새우소스가 제공된다. 이 소스는 젊은 층 입맛을 겨냥해 정 대표가 직접 개발했다. 만약 마늘이 아쉽다면 생마늘의 알싸하고 달콤함을 살린 마늘 소스를 추천한다. 족발에 마늘소스를 곁들이는 건 몇 해 전 유행했던 마늘치킨에서 착안했다. 정 대표는 맵지 않은 마늘을 찾기 위해 발품 팔며 온 시장을 누볐다. 각고의 노력 끝에 그는 맵지 않고 맛 좋은 마늘 종자를 발견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마늘소스 족발은 현재 이 집에서 가장 잘 나가는 메뉴 중 하나다.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벌써 올해에만 냉채족발과 매운 족발을 개발했다. 반응이 좋은 오리지널 족발도 양념에 변화를 줬다. 정 대표의 맛에 대한 열정 때문인지 다른 지역에서도 운영해보고 싶다는 문의가 적잖다. 다음 달에는 대구에 첫 분점이 문을 연다.
 
“홍대거리엔 양식, 일식, 인도식 등 외국 음식점이 많아요. 그 중에서 족발이라는 우리식 토종 먹거리를 찾는 분들이 많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껴요. ‘미쓰족발’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죠.”
 
평범함을 거부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새로운 족발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미쓰족발을 추천해본다.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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