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공짜 식사비 등으로 34억원 지출 개장이후 VIP고객에 5억원의 고급선물 제공 ‘VIP에 대한 대접은 깍듯이…’.국정감사 결과, 강원랜드가 개장 이후 VIP 고객에 대해 무료로 차량 서비스와 각종 선물 등을 제공하며 수십억을 탕진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강원랜드측은 VIP고객들에게 ‘자연산 송이버섯, 가시오가피’등 건강보조식품과 수십만원대의 고급만년필 등을 매년 제공하고 있는 것. 여기에 임직원들의 잦은 해외출장으로 과다한 출장비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심재권 의원 등은 “정부재출자기관인 강원랜드가 방만한 경영에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측은 “선물 제공 등은 기업의 판촉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하고 있는 입장이다.

‘돈을 잃은 만큼 접대는 융성한 것일까’.최근 국감 자료 등에 의하면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 사업을 하고 있는 강원랜드가 VIP고객들에게 과다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강원랜드의 VIP는 회사측에서 극비리에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그 명단이 베일에 싸여 있다. VIP고객이 되기 위해서는 두달 동안 평균 1억5,000만원 정도를 잃어야 하고 한달 평균 6일 이상, 하루 평균 5시간 이상 도박을 해야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체 카지노 매출액에서 VIP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할 정도다. 실제로 강원랜드는 우수고객(VIP) 부문 매출의 급성장으로 지난 8월 매출이 전월비 29.7% 증가한 804억원을 기록했다.이런 점 때문에 강원랜드측이 VIP고객에 대해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 최근 강원랜드의 국감제출 자료에 따르면 회사측은 명절때마다 VIP고객들에게 다양한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 2001년 추석선물로 관광상품권(30만원 상당)을 100여명의 VIP고객에게 나눠준 것을 비롯, 지난해에는 50여명에게 자연송이(25만원)를 선물했고, 또 올해는 설날 선물로 VIP고객 1,200여명에게 관광상품권(10만원), 가시오가피(16만원)를 제공했다.이와 함께 사회적으로 선물 안받기 운동을 전개한 추석에도 선물의 단가를 대폭 인상해 35만원이나 하는 고급 만년필을 VIP고객 300명에게 선물했다. 이와 같이 개장 이후 강원랜드가 VIP고객에게 선물로 제공한 액수는 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올해 VIP룸을 운영하며 고객들에게 무료로 식사나 음료를 제공한 액수는 25억여원, 무료로 차량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든 비용도 9억여원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올해 VIP 고객들에게 보낸 선물 및 무료 서비스에 든 비용만 37억여원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VIP 선물제공 등에 대해 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이런 선물이나 식사 및 차량 서비스 제공은 ‘콤프’누적액을 사용하면 되는데, 회사측이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며 “공적 기업으로서 있을 수 없는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의 결과”라고 지적했다.‘콤프’는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로 항공사 마일리지 개념이다. 게임실적에 따라 누적된 콤프의 점수로 카지노 시설 무료이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강원랜드의 콤프 누적액이 7억4,000여만에 이르는 VIP고객이 있는가하면, 상위 50위의 VIP고객의 누적액도 166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런 막대한 누적액이 있음에도 불구, 모든 식음료 서비스와 차량서비스를 완전히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인 셈이다

.특히 이런 과도한 서비스에 이용된 금액은 ‘강원랜드의 원래 설립취지인 강원 지역발전에 쓰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심 의원은 “VIP고객의 서비스로 수십억원씩 쏟아붓는 강원랜드가 개장 이후 지역발전을 위해 불우학생지원 등 지역단체에 기부한 금액은 총 1억1,000만에 불과하다”며 “공익목적의 국책사업으로 시행된 내국인 카지노 사업이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강원랜드의 한 관계자는 “VIP 고객들에게 선물과 무료 식음료 제공은 일반기업의 판촉행위와 비슷한 개념”이라며 “카지노 호텔, 사우나 등 부대시설의 경우 고객들이 콤프 누적액을 이용, 서비스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매미’로 인하여 수해피해가 큰 정선, 태백, 삼척 등 강원남부지역 4개시·군 및 관계기관에 수재의연금 2억6,000만원을 전달하는 등 나름대로 지역발전 등에 공헌해왔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감에서는 강원랜드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도 도마위에 올랐다. 강원랜드의 임직원의 잦은 해외출장과 비용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지난해 국감에서도 이런 문제가 지적됐음에도 불구, 지난해 11월에는 대표이사 등이 미국으로 시찰 명목으로 해외출장을 가면서 1,170여만원을 사용했다는 것. 또 지난 6월에는 감사와 사외이사 등 4명이 해외시찰 명목으로 총 4,300만원을 들여 프랑스, 모나코, 독일 등에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이처럼 강원랜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모두 6차례 해외출장을 실시, 총 2억9,000여만원을 경비로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도덕적 해이로 인한, 강원랜드 임직원들의 구속 및 징계가 잇따르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01년 4명, 2003년 9명 등 총 13명이 구속됐고, 징계를 받은 직원도 45명에 달했다.심 의원은 “최근 강원랜드의 임원급에서 구속자 및 징계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며 “이는 강원랜드의 수뇌부의 고질적인 비리들이 근절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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