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쉽게 돈 번다” 소문에 여대생·전업주부들 줄지어 노크 전문가들 “소문과 달리 월소득 백만원 이상 극소수일뿐” 충고최근 누드모델을 자원하는 여성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극심한 경제난과 취업난 속에서 ‘누드모델이 비교적 쉽게 돈을 번다’는 소문을 접한 여성들이 너도나도 관련 협회를 찾고 있는 것. 현재 협회에서는 하루에도 수십여통의 문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특별한 기술과 지식이 없어도 단지 ‘몸만 있으면’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더욱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여대생, 미취업자, 전업주부 등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일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까지 이 대열에 가세해 ‘몸만 가지고 쉽게 돈을 벌자’는 잘못된 생각이 퍼져나가고 있다.

‘카드빚이나 무능력한 남편 때문에’

누드모델은 일단 여타 직업 보다는 입문하기가 쉽다.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장시간 지식을 쌓아야만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몸 하나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아무나 처음부터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포즈나 눈빛, 이미지 연출법 등의 기본적인 소양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협회가 아니면 일거리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누드모델이 되기 위해 협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 서민들의 경제생활이 어려워지면서 누드모델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누드모델은 일반 예술분야는 물론이고 영화 대역이나 사진 모델 등 그 활용분야가 넓고 비교적 시간당 수입이 짭짤하기 때문. 특히 사회적인 인식이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것이 누드모델의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누드모델’이라고 하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봤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당당한 전문직업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로 누드모델 경력 7년차인 김모씨는 자녀가 있는 기혼자임에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씨는 “협회는 물론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누드모델이 될 수 없냐는 문의를 많이 받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이 누드모델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지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카드빚이나 무능력한 남편들 때문에 여성이 직접 돈을 벌려고 하다보니 그 중에서도 가장 쉬운 게 누드모델이라는 생각 때문에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한다. 가장 많은 부류는 여대생과 전업주부들. 특히 여대생들은 젊을 뿐 아니라 소위 ‘신체조건’이 좋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활발하게 누드모델로 진입하고 있다. 주부들은 생계형 아르바이트인 경우가 많다. 보통 전업주부들은 생활설계사나 다단계 판매원으로 많이 진출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이제는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라 ‘보험이나 다단계로 돈 벌기는 틀렸다’는 생각이 확산되면서 아예 일을 시작하기조차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옷만 벗으면 된다’는 생각에 너도나도 지원

가끔씩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도 관련 협회를 찾아온다. 이들의 특징은 소위 그 외모에서부터 ‘논다’는 티가 팍팍 난다는 것. ‘누드모델로 성공하고 싶다’며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누드모델은 만 18세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을 돌려보내는 것 만해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누드모델협회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20대의 젊은 남성들로서 오랜 운동으로 나름대로 탄탄한 몸매를 가진 경우가 많다고. 특히 미취업자가 늘어나면서 취업이 되기 전까지 아르바이트 삼아 하려는 경우도 많다. 누드모델을 지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는 공통적인 생각은 ‘예술 분야는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따라서 일거리가 꾸준히 있을 것이고 그만큼 자신의 수입도 늘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하지만 누드모델들은 ‘꼭 그런 것도 아니며 사실 누드모델로 큰 돈을 벌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고 충고한다.

현재 약 700~800여명이 누드모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이 중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며 최소 한달에 100만원 이상의 돈을 버는 사람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나마 이제 막 누드모델을 시작한 사람들의 경우 한달에 1-2건 정도의 일이 들어올까 말까한 상황이다. 또 누드모델은 철저하게 ‘적자생존’의 원리에 따른다. 예술가들의 영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포즈나 이미지를 발산해주지 않으면 다음부터는 절대 해당 누드모델과 함께 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일단 ‘코드’가 맞을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아마추어 수준의 누드모델이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면 오히려 누드모델의 질이 떨어진다는 게 관계자들의 걱정이다. 이들이 ‘옷만 벗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기 노력을 게을리 하게 되고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전체적으로 실력의 저하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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