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나가는’ 이정현 수석 음모론 판친다

▲ 지난 1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서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이 허태열 대통령 실장에게 귀엣말을 하고 있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박심 얻어 자기 정치한다” 비판론 당내외 팽배
 동생 인사 문제 등 거론… 흠집내기 제보 속출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이정현 정무수석의 인사개입이 심각하다” 지난 15일 이 수석을 잘 알고 있다는 한 관계자가 [일요서울]로 전화를 걸어와 대뜸 이렇게 말했다. 특히 이 수석의 동생이 YTN 마케팅 국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얘기하더니 “도를 넘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수석 및 동생에 대한 인사개입·사생활까지 폭로하겠다고 엄포한 상황이다. 인사 참사로 인해 ‘이정현 책임론’과 함께 ‘사퇴론’이 불거졌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전폭적으로 신뢰하면서 이 수석이 ‘수석 중의 왕수석’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없다. ‘박심’을 얻었으니 정무수석으로서 부족해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는 게 당내 인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다 보니 이 수석을 둘러싼 각종 음모론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청와대 안팎과 정치권, 그리고 이정현 정무수석 지인들 사이에선 이 수석이 승승장구할 것이란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대통령 후광만 없었어도…

이 수석 및 가족들까지 잘 알고 있는 이 인사는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이 쉽게 놔주지 않을 것이다. 이 수석 주변에서는 이 수석이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모든 사람들이 이 수석을 함부로 거스를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친박 핵심그룹 내에서도 광주-동국대-당 사무처 출신에 초선으로서 비주류 성향이 강해서 김무성 전 의원 등 핵심 친박 그룹에서 ‘비서’정도로만 인식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왕수석’으로 통한다. 최근 인사파동 책임이 이 수석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가 박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직접적인 공격을 자제하는 기류가 형성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현재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왕수석 이정현’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각종 음모론도 서서히 제기되고 있다.

가장 먼저 새누리당에서는 이 수석이 ‘진짜 박심’을 대변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 ‘박심’이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청와대발 ‘원내대표 낙점설’이 끊이지 않았다. 당초 박근혜 대통령이 이주영 의원을 원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다가 갑자기 최경환 의원이 원내대표로 유력하다는 분위기가 급격히 형성됐다.

이러한 분위기를 형성한 주인공으로 이 수석을 지목하는 인사들이 많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고 있는 ‘이정현발’이지만 그것이 ‘진짜 박심이냐,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이냐’를 놓고 논쟁이 붙은 것.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친박 핵심 내에서도 이 수석은 비주류에 속한다. 최근 정무수석 등으로 승승장구하면서 일방적인 행보를 많이 취해왔다. 대화로 타협점을 찾기보다는 오더만 내렸다”며 “이 수석에게 힘이 실리면서 태도에 적잖은 논란이 있었다. 더구나 박심을 얻어 움직이고 있다는 인식이 있지만 정말 박심이 작용하고 있는 지에 의구심이 간다”고 설명했다.

실제 여권 일각에서는 이 수석이 박심을 통해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며 단단히 벼른다. 일단 인사파동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박심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수석이 친박 그룹을 중심으로 불만이 폭발할 것을 대비해, 최 의원을 지원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최경환 원내대표 낙점설’이 박 대통령의 지시라는 것은 확실치 않은 상황으로 단순히 이 수석의 개인 의견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정무수석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공격적 언사로 박 당선인의 모든 것을 옹호하는 돌격대 스타일이어서 정치권의 갈등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구나 초선의원으로선 여야 중진의원들에게는 그저 ‘초년생’으로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괴소문에 휩쌓인‘왕수석’

이 외에도 이 수석은 물론 이 수석 친인척 사생활 등에 대한 흠집내기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배석규 YTN 사장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 수석의 친동생을 마케팅국장으로 임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광고영업과 매출을 담당하는 업무의 성격상 이 국장의 가족관계가 광고주들에게 상당한 압박인 동시에 배 사장 본인의 사퇴압박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논란이 제기되면서 ‘이정현 수석은 물론 친동생 부적절한 처신’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YTN 내에서 이 수석 동생의 입지 및 금전·여자 관련 등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던 것.

문제는 이 수석 동생에 대한 '확인되지 않는 카더라식' 음모론이 이 수석에게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수석의 친동생의 부적절한 행동을 발목잡아 이 수석도 무너트리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의 골자다. 
실제 A씨는 [일요서울]과 전화 통화에서 이 수석이 인사에 깊이 관여하고 있고, 어떤 인사들을 심었는지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이 수석이 향후 비서실장으로 갈 것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말을 생산해 내기도 했다.

특히 기자는 A씨에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여러 차례 만남을 요청했지만 그는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만나자”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수석을 둘러싼 각종 음모론이 서서히 판을 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이 수석에게 힘이 실리다보니 그를 견제하기 위해 흠집내려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또 이 수석을 싫어하는 인사들이 배후에서 조종하는 것 아니냐는 괴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각종 음모론이 흘러나오는 것에 대한 이 수석의 입장을 들으려 수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회의 중이거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편, 이 수석의 충성심은 여러 인사가 인정하고 있다. 이 수석은 2004년부터 박 대통령의 공보 업무를 전담해온 명실상부한 박 대통령 ‘입’으로 통했다. 또한 당료 생활을 오래해 정무적인 판단이 빠르고 정확한 편이다. 박 대통령이 선호하는 조용하고 모범생 같은 참모 스타일과는 많이 다르지만 누구보다 로열티가 강하고 대통령의 철학을 가장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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