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단속불구 인터넷 통한 은밀한 스와핑’ 여전생계형 매춘 급증 상황서 최근엔 매매혼까지 등장부부간 성모럴 한번 무너지면 회복 힘들어부부간에 지켜져야 할 성적·도덕적 윤리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 IMF이후 최악의 경제 상황 속에서 생계형 매춘에 나서는 주부가 있는가 하면 빚더미에 앉은 미혼여성들은 결혼정보업체에 등록을 하면서 ‘돈 많은 남자에게 무조건 시집가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변태적인 성욕을 가진 부부들이 그간 인터넷에서는 잠시 주춤했던 ‘스와핑’을 제안하면서 은밀한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애정과 사랑으로 서로의 관계를 유지해야 할 부부가 어느덧 서로의 가치를 돈으로 계산하고 변태성욕을 함께 즐기는 타락한 관계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검은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서로 사랑하라’는 결혼축사는 이제 박물관에서나 찾을 수 있을 듯하다. 2003년 현재, 땅에 떨어진 부부윤리를 취재했다.

우회적인 제안으로 만남 유도

다시 번지는 스와핑 = 한때 인터넷을 매개로 한 ‘스와핑’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적이 있었다. 생면부지의 부부가 서로 아내와 남편을 바꿔가며 섹스를 즐긴다는 이 낯설면서도 변태적인 문화는 당시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기도 했었다. 검찰과 경찰은 대대적인 단속을 했고 그 이후 스와핑은 인터넷에서 자취를 감춘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일부 사이트의 게시판에서 또다시 스와핑을 암시하는 제안들이 게시되고 있다. 현재 스와핑의 형태는 2~3년 전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예전에는 유료 회원가입을 통해서 스와핑을 ‘알선’하고 사이트 운영자가 이들을 ‘관리’ 했었다.

또 이들은 회원간의 비밀 유지를 위해서 ▲회원들간의 정보를 일절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 ▲반드시 부부 합의하에 한다 ▲고급 문화를 지향한다는 등 나름대로의 규칙까지 정해가며 만남을 갖곤 했다. 하지만 당국의 단속이 거세지면서 이들 스와핑 사이트는 ‘전멸’하고 말았다. 당시 대표적인 사이트였던 ‘K’사이트는 현재 일반적인 음란사이트로 링크되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스와핑을 즐겼던 부부들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었고 그들의 성향이 쉽사리 변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다. 잠시 ‘잠복’하고 있었을 뿐 최근 또다시 인터넷을 통한 스와핑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섹스포털’을 표방하며 유료회원제로 운영되는 ‘T’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이렇게 스와핑을 암시하는 글들이 자주 게재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단속을 의식해서인지 노골적으로 ‘스와핑’이라는 단어는 자제한 채 ‘부부끼리 만남’, ‘노출미팅’ 등의 우회적인 표현을 해가며 상대를 물색하고 있다.

다음은 그 중 일부. “가벼운 부부 미팅. 서로에게 활력이 될 수 있는 부부 만남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약간의 노출 있는 차림이라면 가벼운 대화를 위한 만남이라도 신선한 경험이 될 듯한데요. 생각이 같은 부부가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여기는 수원입니다. 이메일 V××@yahoo. co.kr”“부부끼리 여행가요.…부부가 함께 1박2일 여행하실 분 연락주세요. 답 글 주시면 바로 연락드릴게요. 저희는 172/75/47. 156/45/45”이 게시글에서 ‘172/75/47’이라는 문구는 키 172cm에 몸무게 75kg, 나이는 47세라는 의미.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만남처럼 보이지만 사실 ‘진의’는 스와핑이 아니겠냐는 것이 네티즌들의 의견이다. 또한 스와핑의 경우 부부간의 합의와 서로간의 신뢰가 무척이나 중요시되면서 초기에는 이렇게 만남을 통해서 신뢰를 쌓아가면서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본격적인 스와핑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실제 이 사이트에서는 운영자가 판단해 노골적인 스와핑 제안이라고 생각되면 자체적으로 글을 삭제하고 있기 때문에 다수의 부부들이 이렇게 우회적인 글을 통해 상대를 물색한다는 것이다. 게시판에는 이렇게 운영자에 의해서 지워진 글들이 상당수 남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취재진은 실제 이 사이트를 통해서 부부끼리 만남을 가졌던 이모씨와 김모씨 부부를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호기심에 처음 이메일을 교환하며 1차적인 만남까지 가졌다는 것. 본격적인 스와핑을 하지는 않았지만 첫 만남부터 스와핑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나왔다는 것이 이들의 증언. 이씨는 처음에 ‘부부끼리 만남을 갖자. 처음에는 가벼운 만남을 시작한 후에 점차 시간이 흐르면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게시판의 글을 보고 이메일로 연락을 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상대는 ‘경기도 모 지역에 살고 있으며 아내는 카페를 경영하고 있다. 주말에 시간이 되니 한번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는 것. 당시 상대 남성은 요리사로서 평일에는 무척 바쁜 사람이었다고. 서로에 대한 소개와 함께 수 차례의 안부를 묻는 이메일이 오간 후 이들 부부는 드디어 서울의 한 술집에서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색함 때문에 간단한 신상 명세 정도의 이야기만 오갔지만 술을 마신 후 취기가 오른 후에는 ‘스와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본격적인 질문과 대답이 오갔다고 한다. 상대 남성은 ‘사실은 해보고 싶은데 딱히 상대를 구하기 힘들어서 인터넷에 글을 올려봤다’고 토로했다는 것. 상대 여성 역시 마른 몸매에 상당히 섹시한 몸매를 가졌다고 한다. 이씨는 “아마도 몇 번 더 만났으면 자연스럽게 스와핑을 하게 됐을 것”이라며 “게시판에 있는 상당수의 부부모임이 스와핑에 관련된 제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생계형 주부매춘

최근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제는 자신의 목숨만을 끊는 것이 아니라 아예 ‘동반자살’을 하는 극단적인 행태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들 중의 일부는 경제적인 탈출구의 하나로 ‘생계형 매춘’을 선택하고 있다. 최근 김모(35·남)씨는 인터넷 채팅을 하면서 잠시 눈시울(?)을 적셨다. 어차피 섹스 상대를 구하려고 방을 개설했지만 상대의 제안이 너무나 애절했던 것. 한 여성은 ‘같이 잘 테니 60만원을 달라’고 제안했다. 사실 60만원은 ‘화대’로서는 지나치게 비싼 경우. 이유를 물어봤더니 그녀는 이제껏 한번도 만남을 해보지 않은 아주 평범한 주부였던 것. ‘남편은 노가다를 하고 있다. 생활비가 부족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라며 애절한 호소(?)를 했다.

김씨는 ‘그래도 60만원이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말에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며 ‘친구에게 물어 봤더니 이렇게 하면 된다고 했다’며 순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 김씨는 ‘아무래도 너무 비싸다’고 거절했지만 그녀는 ‘정말로 60만원이 필요해서 그렇다. 그러면 오늘 30만원 주고 내일 한번 더 하고 30만원을 주면 안되겠냐’라는 최후의 제안까지 해왔다고 한다. 김씨는 그녀를 만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딱한 사정을 통해서 최근 극빈층들의 경제적 환경을 잠시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이런 여성들은 카드 결제일이 임박한 월초나 월말에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채팅도사’들의 말이다. 이곳 저곳에서 돈을 구하다 결국 구하지 못한 채 최후의 수단으로 생계형 윤락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생계형 매춘은 거의 없어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었다.

그 대신 노래방 도우미나 폰팅 아르바이트 등 섹스도 즐기고 돈도 버는 ‘욕망형 매춘녀’들이 등장했던 것. 하지만 최근 다시 생계형 매춘이 등장하고 있어 빚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최근 신사동 전철역 인근에서 길거리 매춘을 했다는 주모(34·남)씨는 “예전에는 늘 있던 아줌마들만 있었는데, 요즘에는 부쩍 젊은 여성들이 많은 것 같다”며 “아마도 상당수 ‘물갈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가끔씩 길거리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한다는 것. 이런 식의 길거리 매춘은 저렴한 가격이지만 손님들을 물색하기가 좋고 금방 일을 끝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본 가격은 3-4만원으로 형성되어 있지만 직접적인 매춘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평범한 주부들이 매춘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고 성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의 매매혼까지

부부간의 윤리가 가장 극단적으로 변질된 것이 바로 매매혼이라고 할 수 있다. 돈으로 결혼 상대자를 산다는 것은 중세시대에나 있었던 일. 하지만 최근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성들이 매매혼까지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결혼정보회사 등에 등록한 일부 여성들은 ‘이상형’ 란에 ‘경제적인 어려움만 해결해준다면 다른 조건은 상관없다’라는 내용을 적어 커플매니저들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한다고. 한 달에 30~40여건에 이르는 이들 여성들은 모두 초혼을 하는 처녀들이지만 조건만 맞는다면 이혼남이나 자녀가 딸려도 상관없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최근에는 이렇게 매매혼적 성향을 띠는 여성들에 대해 결혼정보회사측에서 회원등록 보류 의사를 밝히자 일부 여성들은 ‘위장전술’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회원등록서류를 꾸밀 때는 평범한 여성인 것처럼 하고 정작 소개팅을 할 때 적극적인 탐색전과 대시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여성들은 대부분 명품, 성형수술 등으로 많은 빚을 진 여성들이라서 그냥 겉으로만 보기에는 ‘범상치 않은 외모’를 가진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남성들은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옷차림에 쉽게 상대 여성과의 결혼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여성들은 자신들의 속내는 숨긴 채 오로지 남성들의 경제력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지며 과연 자신의 빚을 갚아줄 수 있는 여유가 있는가를 가장 먼저 살핀다는 것이다. 또 일부는 개인적인 빚보다는 파산해 가는 집안의 회사나 아버님의 회사를 인수해 경영을 하거나, 혹은 투자를 할 수 있는 결혼상대자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마치 ‘효녀심청’과도 같은 자세로 결혼에 임한다는 것.

하지만 이 역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단지 경제적인 이유 때문만으로 결혼을 한다는 점에서는 매매혼과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부부간의 성적, 도덕적 타락은 쉽게 개선될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이들의 경제적인 조건이 획기적으로 나아질리도 만무하거니와 한번 쉽게 돈을 버는 것에 익숙해진 여성들이 타성에 젖은 채 또다시 성적 서비스를 무기로 생활비를 벌려고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아가 변태적 섹스 취향 역시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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