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맛, 착한 가격, 착한 서비스

[일요서울|조아라 기자] 점심엔 저렴하고 속 든든하게 먹는 김치찌개. 퇴근 후엔 반반무를 외치며 먹는 치킨. 직장인들에게 이보다 더 친숙한 음식이 또 있을까?  
 
사무실이 밀집한 서울 중구 쌍림동에 착한 맛, 착한 가격, 착한 서비스로 직장인들을 단박에 사로잡은 곳이 등장했다. 바로 그리그리(대표 강도한·02-2268-3031)다. ‘그리그리로 가라’는 기억하기 쉬운 이름 뒤엔 아프리카어로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뜻도 담겨 있다. 
 
이 집의 주요메뉴는 김치찌개와 치킨이다. 1,2층으로 가게를 운영해 회사원들의 점심과 저녁을 책임지고 있다. 
 
점심시간. 밥집을 찾아 방황하는 회사원들에게 이 집의 ‘통통 김치찌개’는 가던 걸음도 멈추게 하는 얼큰한 맛을 자랑한다. 
 
‘통통 김치찌개’는 통돼지 통김치를 줄여 붙인 이름이다. 이름처럼 얼큰한 찌개국물 속에는 두툼한 돼지고기와 포기김치가 통째로 들어있다. 보기만 해도 입속에 침이 고이는 비주얼이다. 혹시나 ‘남은 음식을 찌개로 만들어온 것 아냐?’하는 의심은 등장과 함께 사라진다. 통으로 나온 식재료를 슥슥 잘라먹는 재미까지 더하니 그야말로 일석삼조. 가격도 1인분에 5500원! 요즘 물가를 감안하면 말 그대로 착한 가격이다. 
 
“집에서 어머니가 음식을 할 땐 뭐든 아끼지 않고 푸짐하게 만들어 주시잖아요. 먹었을 때 부족함 없고 속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다른 집과 비교해 양도 푸짐하다. 맛도 예사롭지 않다. 칼칼하면서도 맵지 않은 착한 맛에 밥 한 공기는 기본. 두 공기는 선택이다. 혹시 찌그러진 양은냄비에 밥을 말아먹고 싶은 충동이 든다면 본능을 따라도 좋다. 
 
맛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이곳은 점심에만 찾는 사람만 100여 명이 넘는다. 문을 연지 7개월 차이지만 강 대표의 진심이 통한 결과다.

낮에는 김치찌개를 팔던 이곳이 저녁엔 치킨 집으로 변신한다. 프라이어 방식으로 만든 치킨은 닭의 수분이 그대로 살아있어 육질이 부드럽고 단백하다. 이 방식은 닭을 기름에 넣고 튀기는 것이 아니라 스프레이로 기름을 뿌려가며 익히는 게 특징이다.  
 
“처음엔 치킨 홍보를 전혀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보니 수분을 기름으로 오해해 항의가 굉장히 많았어요. 하지만 직접 맛을 본 손님들이 다른 곳과 비교해 색다른 맛이라면서 좋은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사무실 주변에 위치한 만큼 퇴근 후 가벼운 마음으로 들리는 직장인들이 많다. 이곳은 그들의 마음까지 세심히 살피는 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바로 2층을 각각의 방으로 만든 것. 조용하고 사적인 공간이 필요한 회사원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다. 독특한 맛과 서비스 때문에 저녁 손님도 평균 100여 명이 넘는다.
 
“가게 위치가 사무실 근처잖아요. 그래서 손님들이 퇴근 후에도 회사 사람들과 마주칠 경우가 왕왕 있다고 말하는 걸 들었어요. 그게 좋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싶은 분들은 조금 불편해 하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맘 편히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면 어떨까 생각했죠. 싸고 맛있는데 편하기까지 한다면 금상첨화 아니겠어요?” 
 
낮과 밤의 반전이 있는 그리그리에서 반전 있는 맛을 즐겨보길 추천해본다.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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