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절 안 되는 해외 성매매

한국인들의 해외 성매매 문제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벌써 십수년째의 일이다.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근절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해외 기구들이 한국의 해외 성매매를 질타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한국 남성들은 여전히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섬 지역에서 아동 성매수 관광의 주요 수요자”라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은 한두 번째가 아니고 벌써 여섯 번째다. 상황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러한 국제적인 망신에 따라 최근 정부는 16개 관련 부처가 참여한 가운데 성매매 방지대책에 대한 회의를 열기도 했다. 과연 한국인들의 고질적인 해외 성매매는 근절될 수 있을 것인가.


사실 한국인들의 해외 성매매 문제는 한해 두해가 된 문제가 아니다. 무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장기적으로 이어져온 문제이기도 하다. 한국이 세계로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일은 계속해서 일어났다. 경제적인 위상이 올라갈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높은 환율 차이가 해외 성매매에 대한 구매력으로 작용했고 남성들은 이를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수없이 언론에 의해 지적되었고 이에 대한 인식도 확산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고쳐지지 않고, 오히려 더 활성화된다는 점이다. 해외 성매매를 몰랐던 사람들까지 해외에서 성매매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국가 위상 올라갈수록 성매매도 많아져

한국인들이 주로 성매매를 하는 지역은 필리핀, 태국, 중국 등이다. 이들 국가가 제일 만만해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지의 여성들도 한국 남성이라고 하면 기꺼이 성매매를 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두 가지 면이 맞아 떨어져 성매매가 끊이질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글로벌 위상이 강해질수록, 한국 남성을 원하는 현지 여성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 남성들은 더욱 많은 유혹을 느끼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한국 남성들의 성매매가 합리화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현지의 상황도 이러한 성매매의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해외에서의 성매매는 잘 단속이 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아동 성매매’의 경우라면 엄격한 단속이 이뤄질 수 있겠지만, 성인 성매매의 경우에는 크게 처벌이 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태국의 경우에도 성매매는 불법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단속을 하지 않는다. 설사 성매매범으로 잡혔다고 하더라도 재판을 받고 벌금을 내면 그만이다. 엄격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필리핀 밤거리에서는 오늘도 수많은 한국인 남성과 현지 여성들이 하룻밤을 즐기고 있다. 특별히 상대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거나, 폭력조직이 개입하지 않는한 이러한 일이 외부에 드러나기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더욱 심하다. 현지에 있는 한국의 룸살롱 격이 KTV에서는 매일 밤 돈만 지불하면 얼마든지 안전하게 성매매를 할 수 있다. 현지 KTV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성매매를 하다가 잡혔다는 소식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중국에서의 성매매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동남아 일대에서 그간 수차례 성매매를 해봤다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왔다. 동남아 출장이 많은 그는 현지에 갈 때마다 낮에 일이 끝나면 밤에는 ‘럭셔리 코리아 맨’으로 변신한다. 심지어 한 침대에서 2~3명의 여자와 뒹구는 것도 다반사라고 한다. 성매매 가격이 저렴하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돈만 뿌리면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현지 실정만 알면 너무 쉬운 성매매

“사실 해본 사람들은 해외 성매매가 얼마나 쉽게 이루어지는지를 잘 알고 있다. 또 오히려 단속이 되는 것 자체를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대개 단속이 되거나 악질 조직폭력배들에 걸리는 사람들은 순진한 사람들이 많다. 아무 것도 모른 채 현지 사람들을 믿거나, 현지에서 오래 거주한 한국인들 믿고 있다가 당한다는 이야기다. 조금만 약삭 빠르거나 눈치가 있다면 얼마든지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것이 해외 성매매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아무리 한국 정부가 해외 성매매를 단속하려고 한다고 해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해외는 치외 법권이라는 점이 그렇다. 또한 한국에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이미 성매매를 했던 불법의 당사자가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상, 그 사실을 증명할 방법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심할 경우에는 오히려 성매매범이 경찰을 향해 ‘아무런 증거도 없이 혐의를 어떻게 둘 수 있느냐’며 항변을 해도 꼼짝없다는 이야기다. 현지에서 잡히지 않으면, 결코 한국 경찰도 손을 쓸 수 없는 것이 바로 해외 성매매라고 할 수 있다.
국내의 사법기관들과 관련 단체들이 아무리 해외 성매매에 대한 대책을 세운다고 해도 별로 실효성이 없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금도 적지 않은 유흥 사이트에서 해외 성매매에 대한 정보가 유통되고 있다. 그리고 초보자들은 아직도 이곳에서 정보를 얻고 있으며, 불법적으로 현지에서 한국인들을 상대로 해외 성매매를 알선하는 브로커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현지 언어가 잘 되지 않거나, 최소한의 영어도 잘 구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현지 브로커들은 ‘해외 성매매 시장에서 불황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취재진은 인터넷 카페에서 한 남성을 만나 쪽지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들은 ‘우리 같이 현지의 상황을 잘 아는 사람들을 만나면 안전한 성매매를 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또 과거보다 한국 경제가 좋지 않다고 해도 해외여행 건수는 여전히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 일부를 차지하는 해외 성매매의 건수 역시 전혀 줄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섹스산업’은 영원한 황금산업이라는 이야기다. 그들이 이렇게 자신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 성매매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의미이며, 당분간 이러한 기조는 변하기 힘들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아무리 ‘도덕성’을 운운하고 ‘단속’을 말해봤자 별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해외로 나가서 성매매를 할 사람은 언제든 하는 사람들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해외 성매매 문제는 단지 법과 도덕의 문제만은 아니다. 해외에서의 성매매가 쉽다고는 하지만, 자칫하면 큰 곤란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다름 아닌 현지 조직폭력배가 혹은 여성에게 협받을 당했을 때이다. 실제 한 한국인은 이런 협박에 못 이겨 억 단위의 돈을 주고서야 비로소 풀려난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나마 몸이 성하게 풀려나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최근 필리핀 등지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의 사기와 살해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이다. 물론 성매매와는 관련이 없지만, 현지에서는 이렇게 성매매와 관련된 일도 흔치 않게 일어난다고 한다. 심지어 여성들과 그룹 섹스를 하는 것을 현지 여성이 촬영을 하고 이를 협박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한다. 이럴 경우에는 꼼짝없이 여성들에게 돈을 뜯기곤 한다는 것. 하지만 이럴 경우 남성들은 어디 가서 하소연할 곳도 없다. 그런 일에 휘말린 자기 자신을 원망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 결국에 해외 성매매에서 파생되는 모든 문제와 부작용은 고스란히 자기 자신의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해외 성매매는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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