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의 ‘하드코어’를 아십니까? 최근 서울 강남 룸살롱에 ‘하드코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일반 룸살롱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 자세히 관찰해보니 예전 서울 북창동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우선 이 ‘하드코어’라는 룸살롱은 아가씨들이 룸으로 들어오면서부터 일반 룸살롱과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신고식(?)’이라는 예전 집창촌에서나 유행하던 옷 벗고 인사하기가 그것인데 일단 신고식이 끝나면 본격적인 놀이(?)가 시작된다. <일요서울>은 요즘 강남에서 뜨고 있는 ‘하드코어 룸살롱’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보기 위해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 봤다.강남의 한 번화가에서 만난 김병철(39)씨는 현재 ‘올빼미닷컴’이라는 신종 룸살롱을 소개시켜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번 ‘하드코어 룸살롱’에 대한 제보자로 기자와는 사진촬영 협조문제로 만났다. 그는 “요즘 술집 잘못 들어가시면 바가지 써요. 저희 사이트가 그런 것을 방지하고 업소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손님들과의 연계를 위해 만든 사이트죠.” 잠시 얘기를 나눈 후 그는 “가시죠”하며 바로 기자의 손을 끌어당긴다. 기자는 당황했다. “어어~ 저녁 9시도 안됐는데 벌써 갑니까?”하고 물어보니 “9시 이전에 가면 더블이벤트를 할 수 있어요”한다. ‘더블이벤트?’ 혼잣말로 중얼 거리며 아직 이른 시각이지만 그를 따라 들어갔다.

9시 전에는 더블이벤트?
‘어서 오십쇼’라는 우렁찬 목소리가 업소에 들어서던 기자를 깜짝 놀라게 만든다. 룸살롱 내부는 여느 룸살롱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냥 말 그대로 평범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조금 있으니 아가씨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대뜸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골라보란다. 아가씨들의 외모는 평범한 수준들. 그렇다고 몸매가 그리 아름다웠던 것도 아니었다. 일단 아가씨 한명을 지목했다. 그랬더니 한명을 더 고르란다. 이것이 몇몇 하드코어 룸살롱에서 하는 ‘더블이벤트’란다. 저녁 9시 이전에 가면 한 남자 당 여성 두 명이 앉는다. 이 여자들은 옆에 앉기 전에 노래방 기기의 마이크를 잡는다. 조금은 의아했지만 금방 이곳의 법칙을 알 수 있었다. 바로 이것이 하드코어 룸살롱만의 특별이벤트 즉 ‘신고식’이었던 것이다. 그녀들은 요즘 유행하고 있는 최신가요를 부르며 옷을 하나씩 벗고 마지막엔 옷을 모두 벗어 던진다. 또 옷을 벗으며 이상야릇한 표정과 춤을 춰 앉아있는 손님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 강남에서 유행하고 있는 하드코어 룸살롱이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박경모(30·회사원)씨는 “맨 처음에 는 진짜 기대를 하지 않고 갔었어요. 예전에 북창동에서 있었던 안 좋은 일이 생각이 나서요. 하지만 강남에 있는 하드코어 룸은 진짜 괜찮네요”라고 말한다. 그는 또 “하드코어 룸살롱의 매력은 당연히 가격이죠. 거기다가 일반 룸에서는 하기 힘든 스킨십은 아주 기본이구요.

10분전 마지막 전투(?)
마지막의 ‘전투(?)’는 진짜 짜릿합니다”라며 마치 하드코어 룸살롱의 홍보맨을 자처하는 듯 얘기한다. ‘전투’가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아가씨들이 끝나기 10분전(하드코어 룸살롱의 시간은 1시간30분이 기준이다)에 서비스 차원에서 입으로 해주거든요. 이곳은 2차가 절대로 안되기 때문에 여기서 끝내야 해요”라며 사믓 들뜬 듯 말한다. 이렇듯 이곳에서도 불법과 변칙적인 영업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업주들은 장사가 안 된다며 엄살을 떤다. 강남 M룸살롱의 김모 전무는 “요즘 경기도 안 좋은데 누가 룸살롱 와서 술 마시겠어요. 최근 섹시바(bar)다 노래방도우미다 해서 비싼 곳은 오지도 않으려고 해요. 그러니 예전의 ‘북창동식’ 룸살롱을 해야 돈이 되죠. 무엇보다도 손님들의 회전률이 빨라야 해요. 그래야 아가씨들도 좋고 우리도 좋죠.” ‘하루매상이 얼마 정도 되느냐’는 질문엔 노코멘트라고 딱 잘라 말한다. 이곳 하드코어 룸살롱의 경우 3명을 기준으로 할 때 50~60만원(아가씨 팁 포함) 양주 두병, 안주와 맥주·음료가 무제한 제공된다. 하지만 시간 제약이 있다. 1시간 30분이 기준인 것이다. 더 놀고 싶으면 다시 처음과 같이 돈을 내면 된다. 강남의 하드코어 룸살롱 안에서 일어나는 각종 변태적이고 퇴폐적인 술 문화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단속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신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단속을 해서 퇴폐문화를 뿌리 뽑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