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전에는 더블이벤트?
‘어서 오십쇼’라는 우렁찬 목소리가 업소에 들어서던 기자를 깜짝 놀라게 만든다. 룸살롱 내부는 여느 룸살롱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냥 말 그대로 평범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조금 있으니 아가씨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대뜸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골라보란다. 아가씨들의 외모는 평범한 수준들. 그렇다고 몸매가 그리 아름다웠던 것도 아니었다. 일단 아가씨 한명을 지목했다. 그랬더니 한명을 더 고르란다. 이것이 몇몇 하드코어 룸살롱에서 하는 ‘더블이벤트’란다. 저녁 9시 이전에 가면 한 남자 당 여성 두 명이 앉는다. 이 여자들은 옆에 앉기 전에 노래방 기기의 마이크를 잡는다. 조금은 의아했지만 금방 이곳의 법칙을 알 수 있었다. 바로 이것이 하드코어 룸살롱만의 특별이벤트 즉 ‘신고식’이었던 것이다. 그녀들은 요즘 유행하고 있는 최신가요를 부르며 옷을 하나씩 벗고 마지막엔 옷을 모두 벗어 던진다. 또 옷을 벗으며 이상야릇한 표정과 춤을 춰 앉아있는 손님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 강남에서 유행하고 있는 하드코어 룸살롱이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박경모(30·회사원)씨는 “맨 처음에 는 진짜 기대를 하지 않고 갔었어요. 예전에 북창동에서 있었던 안 좋은 일이 생각이 나서요. 하지만 강남에 있는 하드코어 룸은 진짜 괜찮네요”라고 말한다. 그는 또 “하드코어 룸살롱의 매력은 당연히 가격이죠. 거기다가 일반 룸에서는 하기 힘든 스킨십은 아주 기본이구요.
10분전 마지막 전투(?)
마지막의 ‘전투(?)’는 진짜 짜릿합니다”라며 마치 하드코어 룸살롱의 홍보맨을 자처하는 듯 얘기한다. ‘전투’가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아가씨들이 끝나기 10분전(하드코어 룸살롱의 시간은 1시간30분이 기준이다)에 서비스 차원에서 입으로 해주거든요. 이곳은 2차가 절대로 안되기 때문에 여기서 끝내야 해요”라며 사믓 들뜬 듯 말한다. 이렇듯 이곳에서도 불법과 변칙적인 영업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업주들은 장사가 안 된다며 엄살을 떤다. 강남 M룸살롱의 김모 전무는 “요즘 경기도 안 좋은데 누가 룸살롱 와서 술 마시겠어요. 최근 섹시바(bar)다 노래방도우미다 해서 비싼 곳은 오지도 않으려고 해요. 그러니 예전의 ‘북창동식’ 룸살롱을 해야 돈이 되죠. 무엇보다도 손님들의 회전률이 빨라야 해요. 그래야 아가씨들도 좋고 우리도 좋죠.” ‘하루매상이 얼마 정도 되느냐’는 질문엔 노코멘트라고 딱 잘라 말한다. 이곳 하드코어 룸살롱의 경우 3명을 기준으로 할 때 50~60만원(아가씨 팁 포함) 양주 두병, 안주와 맥주·음료가 무제한 제공된다. 하지만 시간 제약이 있다. 1시간 30분이 기준인 것이다. 더 놀고 싶으면 다시 처음과 같이 돈을 내면 된다. 강남의 하드코어 룸살롱 안에서 일어나는 각종 변태적이고 퇴폐적인 술 문화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단속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신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단속을 해서 퇴폐문화를 뿌리 뽑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