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인 회사원 L양은 직장 상사의 ‘아웃팅’협박으로 인하여 3년동안 탈없이 다니던 직장을 두달 전 결국 그만뒀다. 4년 동안 사귄 동성애인과의 사생활이 적힌 수첩을 우연히 본 이후로 직장상사 K씨가 L씨를 지속적으로 협박하며 성관계를 요구해왔다.

- K씨가 어떤 식으로 말했나.▲내가 레즈비언임을 회사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직장에서 쫓겨날 뿐 아니라 앞으로 사회생활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가족에게도 외면당할 거라고 겁을 주었다.

- K씨에게 얼마동안 어떤 협박을 당했나.▲10개월 정도 협박을 당했다. 매번 성관계를 원했다. 그가 부를 때마다 나가야 했다.

- 거부할 수는 없었나. 신고하지 않은 이유는.▲겁이 났다. 레즈비언임을 알리겠다는 말에 어쩔 수 없었다. 또한 조사과정에서 내 성향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신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직까지 동성애를 이해하는 일반인들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 실제로 아웃팅에 의한 범죄가 어느 정도 발생한다고 생각하는가.▲상당할 것으로 생각한다. 내 경우 고등학교 시절에도 믿었던 반친구에게 아웃팅을 당한 후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다. 협박이나 강간은 없었지만 분명 범죄라고 본다.

- 아웃팅에 대한 생각은.▲아주 잔인한 범죄이다. 약점을 잡아 한 사람을 매장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가. 결국 직장도 잃었다. 죽을 만큼 고통스러운 경험이었지만 애인과 헤어질 수 없다.

-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학원을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내년 초에 외국으로 떠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레즈비언은 설 자리가 없다.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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