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의 영업 형태가 점점 변종화 되고 있다. 노래방이 단란주점 수준의 여성 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미 옛날 이야기. 최근에는 ‘호스트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명 ‘호노래방’이 생겨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여성이 남성을 접대하는 것과는 달리 남성이 여성을 접대하는 것. 현재로서는 주로 나가요 아가씨들이 주요 단골고객이지만 주부들도 조금씩 찾고 있다는 것. 우리의 생활 속으로 들어와 버린 신종 변태업소를 고발한다.

‘‘남자 접대부 필요하세요?’
서울 강북 모 지역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35)씨는 최근 친구들과 노래방에 갔다가 깜짝 놀랄 일을 경험했다. 그녀는 오랜만에 동창모임에서 약간의 술을 마신 뒤 얼마 전에 오픈한 동네의 한 노래방에 갔었다. 하지만 일반 노래방과는 좀 다르게 인테리어도 ‘으리으리’하고 방도 꽤 넓었다. 한창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갑자기 주인이 들어오더니 ‘도우미가 필요하냐’고 묻더라는 것. 노래방에서 남자를 위해서 여자 도우미를 들여보내준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자신들은 여성이라 ‘무슨 도우미냐?’고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주인의 말은 ‘건장한 청년들인 남자 도우미들이 있는데, 한번 서비스를 받아 보지 않겠냐’는 것. 비용은 시간당 3만원. 귀가 솔깃하기는 했지만 김씨는 선뜻 도우미를 부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런 서비스가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호스트바 이야기는 알고 있지만 이렇게 노래방에서도 남자 접대부가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사실 낯선 젊은 남성을 소개시켜준다는 것에 마음이 끌리긴 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남성들이 접대부로 나오는 ‘호스트바 노래방’, 일명 ‘호노래방’이 성업 중에 있다. 현재 서울 강북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강남지역까지 서서히 번져가고 있다고 한다. 특히 강남 지역은 룸살롱 나가요 아가씨들이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그녀들을 타깃으로 하는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이들 업소의 영업은 크게 3부로 나눠진다. 대략 9시 정도까지는 일반 남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노래방. 일반 노래방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9시가 넘어가면 되도록이면 남자 손님들은 받지 않고 서서히 여자 손님들 위주로 각 방들이 채워진다.

이 시간쯤이면 여성들이 술을 마시고 어느 정도 취해서 노래방을 찾는 비율이 높아지고 그만큼 남성 접대부를 많이 찾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진짜 피크타임은 새벽 2시가 넘어서부터. 이때부터 룸살롱 나가요 아가씨들의 영업이 끝나는 시간이기 때문에 ‘그녀들만의 파티’가 시작된다고 한다. 나가요 아가씨들이 호노래방을 많이 찾는 이유는 ‘서비스는 호스트바, 가격은 노래방’ 수준이기 때문. 정통 호스트바를 갈 경우 적어도 200만~300만원이 깨지지만 호노래방의 경우 2~3명 정도가 가더라도 40만~50만원 수준이면 충분하기 때문. 양주와 안주, 노래방 사용료와 도우미 팁가지 모두 합쳐 이 정도 가격이니 나가요 아가씨들에게는 ‘껌값’에 불과하다.

폭탄주 돌린 후 ‘초이스’
또한 요즘과 같은 불경기에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는 나가요 아가씨들 역시 ‘저렴하게’ 즐기는 추세다. 하지만 그 노는 수위는 가히 압권이라는 것. 술이 많이 취한 경우 남자들을 ‘노예’처럼 부리는가 하면 각종 엽기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호노래방에서 한가지 특이한 점은 처음부터 남자 접대부가 들어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일단 노래방의 매니저라는 사람이 함께 폭탄주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인사차 돌린다고. 이렇게 약간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본격적인 남성 접대부가 들어오게 된다. 방식은 룸살롱과 비슷하다. 일명 ‘초이스’ 시간이라는 것이 있어 여성들이 원하는 남성을 선택하게끔 한다는 것. 노래방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곳은 무려 5회까지 초이스의 기회를 주고 있다.

일단 ‘본 게임’에 들어가게 되면 남자 접대부들은 술을 따르는 것은 물론이고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좌중을 압도한다. 물론 스킨십도 적절하게 섞기 때문에 여성들로 하여금 ‘짜릿한’ 기분을 맛보게끔 한다.물론 이때부터 여성들은 마치 자신이 ‘공주’가 된 듯한 느낌을 갖기 시작한다. 서울 모지역의 A호노래방에 가봤다는 최모씨는 “솔직히 가정주부가 집에만 있으면 가정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 어디가서 이런 공주 대접을 한번 받아보겠냐”고 말했다. 점차 변태화되어 가고 있는 이같은 신종 업소에 대한 관계 당국의 철저한 단속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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