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고문측, “박지원과 협상 적임자는 서고문”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서청원 새누리당 상임고문의 10월 재보선 출마 여부가 정치권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여당의 경우 서 고문이 출마하게 되면 향후 10월 재보선 판도 및 당권 다툼에 핵심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야권 역시 서 고문의 전면등장은 재보선뿐만 아니라 향후 박근혜 대통령과 수시로 독대를 할 수 있는 원로급 정치인이 생긴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서 고문측은 출판기념회를 통한 지지세 결집에 나설 예정이고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던 청산회 조직도 재정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고문의 최측근 인사 역시 [일요서울]과 8월 29일 통화에서 “서 고문 생각은 지역에 상관없이 당이 요청하면 어떠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 “박 대통령 설득할 어른이 필요하다” 어른정치론

▲ 서청원 새누리당 고문 <뉴시스>
한나라당 대표와 친박연대 대표를 지낸 서청원 새누리당 고문(70)이 장고에 들어갔다.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출마 결심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방에 내려가 공식 일정을 접고 일절 외부와 접촉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서 고문 측근들은 ‘서청원 역할론’을 제기하면서 10월 재보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서 고문이 국회에 입성한다면 7선으로 당권 도전뿐만 아니라 대야 협상가에 하반기 국회의장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서 고문측으로선 더할 나위없는 기회다.

특히 서 고문은 지난 2008년 총선에서 공천 헌금 문제로 실형을 받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아픔을 갖고 있다. 하지만 측근들은 역으로 이런 전력이 재보선 출마를 통해 개인의 명예회복 기회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8월26일 전직 정책보좌관들을 중심으로 ‘정치인 서청원을 말한다’(가제)는 출판기념회를 기획한 것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상이다. 하지만 당시 강원도 용평에 머물러 있던 서 고문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며 반대해 현재는 무기한 연기됐다.

서고문측, “박 대통령도 나쁠게 없다”
서 고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는 최측근 인사는 지난 29일 본지와 통화에서 서 고문을 둘러싼 소문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털어놨다. 일단 서 고문의 10월 재보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 인사는 “아직 아무 말씀도 안하고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나오는 얘기”라며 “단지 서 고문을 좋아하는 몇 몇 의원들의 명예회복 차원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기대감을 표시한 것일 뿐”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서 고문의 역할론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 측근은 “서 고문은 평소 여야간 화합이 필요하고 어른 정치가 필요하다는 말을 자주했다”며 “여당을 보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급과 만나 여야간 꼬인 정국을 풀 수 있는 인사가 사실상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전권을 쥐고서 야당에 선물도 주고 박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인사가 바로 서 고문”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서 고문 역시 말을 하지 않고 있지만 지역에 상관없이 당이 기회를 주고 요청을 한다면 역할을 하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하지만 현재까지 결정된 지역은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현재 출마 예상 지역구로 서 고문의 고향이 천안이라는 점에서 충남 서산·태안(새누리당 성완종 의원)과 인천 서·강화을(새누리당 안덕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최근에는 새누리당 고희선 의원이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재보선 지역으로 분류된 경기도 화성 역시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서 고문이 이 지역 출마를 위해 홍문종 사무총장과 최근 만남을 가졌다는 소문에 대해선 일축했다. 이 인사는 “서 고문이 홍 총장과 만난 것은 사무총장 되고 나서 점심 한 끼 먹은 게 전부”라며 “최근에는 서로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서 고문이 진두지휘한 사조직 청산회가 ‘다시 움직인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그는 “서 고문이 전면에 나서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며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이상 역할은 끝났다”고 거리를 뒀다.

서 고문의 출마가 임박했다는 소문은 여당은 긴장감이 감도는 반면 야당은 반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무엇보다 여당의 경우 차기 당권 도전이 유력한 김무성 의원과 이재오 의원등 친이계 의원들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 의원의 경우 청와대 친박 핵심 그룹에서 당권 견제론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서 고문의 여의도 입성은 막강한 경쟁자의 출현일 수밖에 없다.

또한 김 의원이 친박계 의원들뿐만 아니라 친이계·비주류를 아우르는 넓은 지지기반을 갖고 있지만 서 고문 카드는 해볼만하다는 게 청와대 측근 그룹의 사고다. 또한 내년 하반기 국회의장을 노리는 인사들 역시 7선에 친박 원로인사의 등장은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전반기 국회의장이 충청도 몫으로 강창희 의원이 됐다는 점에서 서 고문측은 내심 충청도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를 더 선호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7인회에 서 고문까지 원로 정치 개막?
야당의 경우에는 고령의 친박 인사의 등장은 10월 재보선 판세에 나쁠게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선거관련 비리 전력은 야당입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서 고문 지역뿐만 아니라 여타 재보선 지역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전면에 나서기보다 뒤에서 박근혜 정권을 도와주는 일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부정적인 기류에도 불구하고 서 고문이 출마를 결심하고 공천을 신청할 경우 공천장을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원로급 인사들의 모임인 7인회 멤버를 중용하고 있는데다 지난 대선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청산회와 서 고문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래저래 서 고문의 10월 재보선 출마가 현실화 될 경우 여야 모두 적잖은 변화를 맞이할 공산이 높게 됐다.

mariocap@ilyoseoul.co.kr

노철래 청산회 회장, “서청원 김무성 막역한 선후배”
- “서 고문 출마시 청산회 재정비할 것”

새누리당 서청원 고문의 출마관련 김무성 의원과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은 전혀 아니라고 밝혔다.

노 의원은 8월30일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서 대표와 김 의원은 YS 사람으로서 같은 상도동계로 막역한 선후배 관계다”라며 “서 대표 역시 자리를 두고 후배와 다툴정도로 그릇이 작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서 대표 출마와 관련해 “본인은 출마와 관련해 망설이고 있지만 ‘서청원하면 돈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사람’으로 국민들에게 잘못된 인식돼 있어 재보선 출마해 헤게모니 싸움에 희생양인지 아닌지를 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출마를 종용하고 있다”며 “40년 정치인생에 정리를 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청산회 활동과 관련해서도 “만약 서 대표가 출마를 결심할 경우 서 대표 때문에 생긴 조직으로서 당연히 지원을 해야 하고, 할 것”이라며 “현재도 임원 중심으로 월1회 등산과 식사 모임을 꾸준히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 의원은 “청산회가 와해되거나 해체됐다는 것은 와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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