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사진·프로필 등 올라있는 포털사이트 미팅카페 큰 인기 시네팅·버스팅·보험팅 등 이색적 오프라인 미팅도 최근 등장

‘골라서 하는 미팅이 더 재미 있다.’남녀간의 색다른 만남을 추구하는 신세대 대학생들의 미팅 풍속도가 급속히 변하고 있다. 학력고사팅, 사다리팅 등 전통적인 미팅도 간간이 있지만, 매해 새로운 미팅들이 등장해 전국의 대학가로 전파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인터넷이 젊은 대학생들의 미팅 풍속도를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간단한 프로필과 함께 공개하며 원하는 이성을 찾는 등 보다 적극적인 구애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 오프라인 만남에서도 영화도 보고 님도 찾는 ‘시네팅’등 이른바 실속형 미팅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신세대 젊은이들의 미팅 풍속도를 엿보았다.“나이 25살, K대 3학년. 이름은 김○○. 나의 이상형은 적어도 00학번이상. 귀여운 스타일에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여자친구면 OK. 수도권 소재대학이면 더욱 좋음. 외모 많이 따지진 않지만, 평범이상인 여. 궁금한 것 있으면 메일로, 장난은 사절.” 인터넷 D 포털사이트의 한 미팅카페에 이성과의 만남을 원하는 대학생이 적은 글.최근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미팅카페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자신의 이상형을 게재하며 만남을 원하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인터넷 채팅으로 ‘폭탄’ 사전제거미팅 카페에는 번개미팅 신청에서 진지한 만남을 원하는 교제 신청까지 하루에 10여통 이상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 통한 만남은 메신저 등을 통해 사전 탐색을 진행한 뒤 오프라인에서 만남이 이루어진다. 그만큼 폭탄을 만날 확률이 적어지는 셈이라 인기를 얻고 있다.“수도권 소재 K 전문대에 다니고 있다”는 20살 김미선 양은 “중간고사도 끝나고 해서 요즘 대학가는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미팅이 인기”라며 “예전에는 주변에서 알고 지내는 친구들이 소개해서 나가는 미팅이 많았지만 요즘엔 인터넷을 통해 직접 찾는다”고 말했다. 김양은 또 “인터넷을 통해 미팅을 하게 될 때 대략적인 소개를 덧붙이지만, 상대가 더 많은 정보를 원할 때는 사진까지 첨부하기도 한다”며 “서로에 대한 정보를 알고 나가기에 폭탄제거반을 둘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회원정보를 검색해 나이와 학교 등을 알아본 뒤 미팅 예비 후보군을 편성, 이들을 집중 공략하는 방법도 동원되고 있다. 얼굴과 능력이 되는 이른바 킹카, 퀸카들은 자신의 사진과 자세한 프로필을 공개하고 연락을 기다린다.

서울 모 여대 2학년에 재학중인 강모(21)양은 “내 사진을 공개해두고 원하는 스타일의 남성상을 게시판에 게재했는데 하루만에 10여통 이상씩 미팅의뢰가 들어왔다”며 “제일 킹카로 보이는 상대와 미팅을 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인터넷을 통한 미팅은 젊은 직장인들의 미팅 문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 직장인 사이트는 출퇴근 시간 같은 방향의 남녀끼리 만남을 갖자는 이색적인 미팅을 선보여 인기를 얻고 진행되고 있다. 시네팅 등 실속형 미팅 인기디지털 시대라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에서의 미팅도 시대에 발맞춰 조금씩 변형돼 오프라인에서의 미팅은 실속을 챙기는 미팅들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팅은 취향이 비슷한 남녀가 공짜 영화 시사회도 보고 미팅도 하는‘시네팅’. 공짜 영화도 보고 운 좋은 땐 멋진 이성도 만날 수 있어 실속형 미팅인 시네팅은 시사회와 미팅 주선 업체들이 주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네미팅은 일단 상대의 얼굴을 모른 채 짝이 정해져 궁금증을 자극해 색다른 미팅을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시네미팅은 또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공짜 영화 관람이란 소득은 건질 수 있어 시간,돈 등 잃을 것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지난달 시네미팅에 참가했다는 대학생 박모군(21)은 “시네팅은 내 파트너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켜 좋다”며“실망스런 경우도 자주 일어나지만, 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어 그럴 땐 영화만 즐기면 된다”고 말했다. 경제한파로 취업난이 다시 가중되면서 캠퍼스에는 다시 IMF형 미팅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버스팅. 특히 통학버스를 이용해 학교에 등하교하는 대학가에서 버스팅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버스팅은 평소 맘에 드는 이성이 타는 시간을 체크해 두었다 상대가 타는 시간에 맞춰 함께 탄 뒤 옆자리에 자연스럽게 앉는 것.단번에 칼을 빼 연락처까지 알아내는 속전속결파가 있는 가하면, 매일 계속되는 작업을 통해 상대가 자신을 알아볼 때까지 기다렸다 어느정도 시간이 되면 우연을 가장해 접근하는 지극정성파도 있다. 버스팅은 일단 성공만 하면, 그야말로 금실좋은 커플로 이어진다. 등교에서부터 하교까지 늘 함께 붙어있게 돼 지루하기만 했던 통학버스가 달콤한 사랑의 장소로 바뀌게 된 것.공들여 이벤트를 마련하지 않고서도 첫눈에 반한 상대를 향해 돌진할 수 있어 좋다.

도전했다 실패해도 돈 버리고 시간을 버리는 일반 미팅에 비해 손해 볼 것 없다는 게 장점.또 일부 실속파 미팅족들은 시내 중심가에 설치된 이동통신사의 ‘회원 전용공간’등지를 찾아 무료 인터넷과 뮤직비디오를 보고 음료 등을 즐기면서 미팅을 하기도 한다. 결혼정보업체나 각종 이벤트 회사에서 실시하는 맞춤형 미팅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2:2, 4:4 등 소수 몇 명을 선별해 하는 미팅 보다 대규모로 진행되고 이벤트가 곁들여진 미팅을 선호하는 것. “모 결혼정보업체의 이벤트 미팅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다”는 대학생 이모(24)씨는 “실패할 확률은 높지만, 소수의 몇 명 중에서 맘에 드는 이성을 선택하는 것 보다 많은 사람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상대를 선택하고 싶어 자주 이벤트 미팅에 참여한다”고 말했다.대학가의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결혼정보업체들은 대학생들의 미팅 주선과 만남을 알선하는 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일대일 매치미팅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일단 궁합이 맞아야 사람을 만난다는 ‘사주팅’, 마음에 드는 상대에겐 ‘GO’,폭탄에게는 ‘STOP’을 외치는 고스톱팅, 미팅을 주선한 사람이 보험처럼 수고비를 받으며 미팅에서 결실까지 책임져주는 ‘보험팅’등 다양한 재미가 곁들여진 수십종의 미팅이 대학가에 넘쳐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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