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외 고정된 섹스파트너 있다” 15% …5년새 5% 늘어 인터넷 통해 알게된 여성 만난 사람(14%)중 71%는 “성관계” ‘섹스없이 함께 살아가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한국성문화의 풍속도를 진단해 볼 수 있는 한국판 킨제이보고서가 최근 발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성과학연구소와 명동이윤수비뇨기과병원이 최근 2002년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1개월에 걸쳐 20세부터 69세까지 한국 성인남성 2,000명을 대상으로 ‘한국 남성 성의식 및 성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섹스없이 살아가는 부부가 3%나 되었고, 그 비율은 30대층에서 가장 높았다. 또 남성 10명 중 8명이 혼외정사 경험을 갖고 있었고 고정적인 섹스파트너를 갖고 있는 남성도 15%에 달했다. 급변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성풍속도를 한국판 킨제이보고서를 통해 진단했다.

성적 불만을 느끼는 남성들, 불륜 싹 키워
설문에 응한 남성들 중 결혼 84%, 독신 11%, 동거 2%, 재혼 1%, 이혼 및 별거중은 각각 1% 이내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결혼(동거)생활 만족도는 ‘매우 만족하다’ 27%, ‘대체로 만족하다’ 44%, ‘보통이다’ 13%, ‘불만이다’ 2.4%로 조사돼 대체적으로 결혼생활은 만족했다. 그러나 특이한 점은 결혼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인 남성 2.4%의 나이별 분포를 보면 20대 0%, 30대 1.9%, 40대 3.6%, 50대 5.3%, 60대 4%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결혼생활에 불만족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결혼기간과 결혼생활 만족도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조사결과 기간별 분석결과 결혼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결혼생활의 만족도는 차츰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불만지수’와 결혼기간에는 특별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오히려 결혼 1∼3년 차에서 ‘매우 불만’을 표시한 경우가 1%로 나타나 성격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신혼 초가 위기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의 결혼(동거)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성격차이 62%, 불만스러운 성관계 40%, 자녀나 다른 가족문제 9%, 경제적인 이유 4%, 기타 2% 등의 순으로 답했다. 과거에는 결혼생활의 주요 장애요소로 경제적 이유나 고부간 갈등을 꼽았지만, 요즘은 성생활이나 애정지수가 결혼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가정에서 성적 불만을 느끼는 남성들은 불륜의 싹을 키우는 경우가 많았다. 조사결과 가정생활에 불만이 높다고 답변한 남성 중 24.4%가 애인이 있다고 답했고, ‘배우자 외에 주기적으로 만나거나 성관계를 가지고 있는 고정된 섹스 파트너(여자친구, 애인 등)가 있느냐’는 질문에 24.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반면 ‘파트너를 오르가슴에 도달시키기 위한 노력 정도를 묻는 질문에 스스로 25점(100점 기준)이하라고 대답해 불만스러운 결혼생활에는 남성 스스로에게도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결혼남성 3%, ‘최근 3개월간 성행위 가진 적 없어’
여성은 폐경기 이후에도 성행위가 가능하지만, 남성들은 언제까지 가능할까? ‘성행위를 하고 싶은 욕망(성욕)이 얼마나 자주 생깁니까?’라는 질문에 매일 1회 이상 11%, 주3∼4회 35%, 주2회 27%, 주1회 16%, 2주1회 4%, 월1회 2%, 월1회 미만 2%로 나타났다. 이 중 결혼한 남성 3%가 최근 3개월간 성행위가 전혀 없었다고 응답했다. 조사결과 이들이 최근 3개월 동안 파트너와 성관계를 맺지 못하게 된 이유는 ‘주변 상황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 38%로 가장 많았고, ‘섹스를 하는 게 귀찮거나 섹스를 좋아하지 않아서’ 36%, ‘배우자의 실직 및 스트레스 때문’15%, ‘상대에 대해 성적 매력을 느낄 수 없어’11%, ‘상대에게 애정을 느끼지 않기 때문’9%, ‘상대와의 섹스로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 5% 순이었다.

연구소측은 실제 ‘섹스하는 게 귀찮거나…’ 36%와 ‘성적매력 못 느낌’ 11%, ‘애정부족’ 9%, ‘섹스 불만족’5% 등 섹스리스 부부 가운데 무려 70% 이상이 성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부인이나 섹스 파트너에 대한 성 지식은 아직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파트너의 성감대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1%가 ‘알고 있다’고 대답한 반면 ‘모르고 있다’는 응답자도 24%나 됐다. 설문조사 분석 결과 ‘여성의 성감대를 모른다’는 남성에 비해 ‘성감대를 알고 있다’는 남성의 결혼생활 만족도가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파트너에 대한 성 지식은 결혼생활 만족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상대에 대한 성지식이 높을수록 오르가슴 자주 도달케 해
그렇다면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성지식 정도와 성생활 성실도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자신의 파트너를 오르가슴(극치감)에 도달하게 해주는 빈도수는?’라는 질문에 ‘거의 매번 도달하게 한다’ 16%, ‘대체로 도달하게 한다’ 42%, ‘가끔 도달하게 한다’ 27%, ‘상대가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한다’ 3%, ‘잘 모르겠다’ 8% 순이었다. 또 ‘파트너의 오르가슴을 위해 행하는 자신의 노력에 점수를 준다면?’이란 질문에는 ‘거의 100점’ 5%, ‘90점 정도’ 28%, ‘75점 정도’ 39%, ‘50점 정도’ 19%, ‘25점 이하’ 3%로 응답했다. 연구소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성 지식 수준과 비교해 봤을 때 ‘성감대를 알고 있다’는 남성이 자신의 파트너를 오르가슴에 도달하도록 노력할 뿐만 아니라 자주 도달하게 해준 반면 ‘성감대를 모른다’는 남성은 파트너를 오르가슴에 도달하게 노력도 별로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르가슴에 도달하게 해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상대의 성감대를 안다는 것은 성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기본적인 요소인 셈.

성인남성 15%, ‘배우자 외 고정 섹스파트너 있다’
‘파트너(배우자) 이외의 여성과 섹스를 해본 경험이 있는지’란 질문에 78%가 ‘그런 적 있다’고 답해 대부분의 성인남성들은 혼외정사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없다’고 답한 경우는 18%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연구소측은 “지난 1997년에 조사했던 1차 한국 남성 성실태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당시 72.9%에서 5년 사이 약 5%가량 늘어난 수치”라고 밝혔다. 또 ‘배우자 외에 주기적으로 만나거나 성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고정된 섹스 파트너(여자친구, 애인 등)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있다’는 응답자가 15%나 돼 한국 남성 20명 중 3명 꼴로 ‘바람’을 피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런 외도바람에 불을 붙이고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 인터넷 포르노의 확산으로 사람들은 좀더 자극적인 성경험을 추구하게 된 것. 실제 이번 조사결과 응답자의 72%가 ‘성인전용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봤다’고 답했으며, 연령별로는 20대 88.2%, 30대 79.1%, 40대 62.0%, 50대 39.7%, 60대 8% 등으로 20∼30대 층들은 거의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거의 매일 접속한다는 응답자는 4%, 유료사이트에 돈을 내고 가입했다는 사람도 16%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14%는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여성과 직접 오프라인을 통해서 만나 본 경험(번개)을 갖고 있었다. 연령별로는 20대 37.6% , 30대 13.8%, 40대 8.1% , 50대 4.6%였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번개’로 만난 여성과 성관계까지 가진 경우가 7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인터넷을 통해 문란한 성문화가 조장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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