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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조아라 기자] 친일파 민영은 후손의 '땅찾기 소송' 항소심 선고를 일주일여 앞두고 민영은의 외손자가 소송에 반대하며 법원 앞에서 1인 피켓시위에 나섰다.

민영은의 외손자 권호정(51)씨는 17일 청주지법 앞에서 "법원이 현명한 판결로 공공 이익을 무시하고 개인 이익만을 생각하는 다른 후손에게 깨우침을 줬으며 한다"며 피켓시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권씨는 이날 정오부터 '청주시를 상대로 한 토지반환 소송은 조상을 욕되게 하는 짓입니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법원 앞에서 재판부와 시민에게 소송 반대의 뜻을 알렸다.
 
그는 "할아버지의 막내딸인 제 어머니(민정숙)는 토지반환 소송에 극구 반대하고 있고, 우리 형제 또한 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헐벗고 굶주릴 때 그래도 할아버지(민영은) 재산으로 따뜻하게 살지 않았느냐"고 반문한 뒤 "소송을 중단해 더는 패륜을 저지르지 말라"며 일부 후손의 토지소송에 대해 비판했다.
 
애초 권씨는 단식으로 소송 반대의 뜻을 강하게 알리려 했으나 지병을 걱정하는 가족의 만류를 받아들여 피켓 시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친일파 민영은 후손들의 토지소송에 대한 청주시민대책위'는 이날 오전 청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송 반대 의지를 분명히 한 권씨 등 후손의 탄원서와 함께 시민 서명부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 단체는 "1차 1만9020명의 반대 시민 서명부에 이어 시민 3816명의 반대 뜻을 2차로 법원에 전달했다"며 "민영은 후손들의 토지소송은 지역공동체를 위협하는 행동"이라며 밝혔다.
 
한편 청주지법은 지난해 11월 21일 1심 선고공판에서 후손 5명의 손을 들어줬다. 이들은 청주시 상당구 영동 42번지 등 12필지(1894.8㎡)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도로를 철거하고 소유권을 이전하라는 민사소송을 청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바 있다.
 
청주시의 항소에 따라 법원은 그동안 세 차례 항소심 재판을 열었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22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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