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씩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1박2일의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아내를, 또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죠. 아내와는 나눌 수 없는 무언가를 그녀를 통해 보충 받는 것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그에게 애인은 그저 애인일 뿐이다. 애인 때문에 가정을, 또 아내를 등한시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꽤 오래 만나기는 했지만 이러다가도 필요할 땐 언제라도 그만 둘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과도하지 않은 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이제 막 40줄에 접어든 K씨에게 바람은 단순히 섹스 그 자체만을 위한 것이다.
시간과 돈을 투자해 정성스레 애인을 만드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아내 아닌 다른 여자와 만나서 인생을 논하겠습니까. 아니면 정치, 경제에 대해 토론을 하겠습니까. 순간의 욕구를 채워 줄 수 있는 것이면 충분합니다.”이런 식이다. 한 중년 직장인이 전하는 이 말은 성도덕 불감증에 걸린 우리 사회를 대변하고 있다.“넘지 못할 벽을 넘은 쾌감 같은 게 있어요. 다른 여자와의 관계는 그래서 매력적인 거죠.”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