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다니며 전은행원 출신 애인 사귀고 있어올해 서른 일곱의 결혼 8년차 직장인 K씨.‘외도는 생활의 활력소’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만남을 시작한 지 벌써 3년 반. 평소 거래가 잦던 은행의 직원이었다. 두 살 터울의 아내, 일곱살 딸과 다섯 살 아들과 함께 꾸려가는 비교적 화목한 가정, 대기업 계열사에 근무하면서 3년 전 마련한 분당의 32평형 아파트. 별로 남다를 것 같지 않은 평범함이 묻어나는 그였다.한 달에 1~2번 정도. 그리 자주 만나는 편은 아니다. 술 한 잔 하면서 살아가는 얘기를 하다 보면 매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레 잠자리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아주 가끔씩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1박2일의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아내를, 또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죠. 아내와는 나눌 수 없는 무언가를 그녀를 통해 보충 받는 것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그에게 애인은 그저 애인일 뿐이다. 애인 때문에 가정을, 또 아내를 등한시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꽤 오래 만나기는 했지만 이러다가도 필요할 땐 언제라도 그만 둘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과도하지 않은 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이제 막 40줄에 접어든 K씨에게 바람은 단순히 섹스 그 자체만을 위한 것이다.

시간과 돈을 투자해 정성스레 애인을 만드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아내 아닌 다른 여자와 만나서 인생을 논하겠습니까. 아니면 정치, 경제에 대해 토론을 하겠습니까. 순간의 욕구를 채워 줄 수 있는 것이면 충분합니다.”이런 식이다. 한 중년 직장인이 전하는 이 말은 성도덕 불감증에 걸린 우리 사회를 대변하고 있다.“넘지 못할 벽을 넘은 쾌감 같은 게 있어요. 다른 여자와의 관계는 그래서 매력적인 거죠.”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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