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5시경 만취한 상태로 자기 택시에 탄 여자승객을 한적한 저수지로 끌고가 성폭행과 변태행각을 저지른 택시기사가 검거됐다. ‘집도 절도 없는’피의자는 출소한 지 불과 일주일밖에 안된 전과 9범의 S씨. S씨는 평소 택시영업 중 알게 된 여성들을 만났다. S씨가 만난 여성은 무려 20여명에 이른다. 특히 이번 사건은 성폭행뿐 아니라 엽기적인 변태행각까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새벽에 만취한 상태로 택시에 탄 여자승객을 인근 저수지로 끌고가 마구 폭행하고 변태적으로 성폭행한 택시기사가 검거되었다. 지난 12일 오전 5시경 J실업 소속 S(47·택시기사)씨는 서울 포이동에서 만취한 상태로 자기 택시에 탄 여성승객 K(36·여·주점마담)씨가 잠이 들자 목적지가 아닌 인근 저수지로 차를 몰았다. K씨가 잠에서 깨자 S씨는 마구 구타를 가하며 성폭행했다. K씨의 신고로 3일만에 검거된 S씨로부터 입수된 것은 뜻밖에도 여성들의 이름과 연령, 휴대전화 번호가 적인 개인수첩 3권이었다.

출소 열흘만에 다시 구속
사건을 담당한 서울 수서 경찰서 강력1반 임만영 형사는 “S씨는 절도와 폭력 등으로 이미 전과 9범”이라며 “S씨는 처와 자식이 있었으나 잦은 사고와 수감으로 원만한 가정을 꾸리지 못한 채 가정생활은 파탄났고, 경제적으로도 신용불량자인 상태로 현재까지 영업용 택시로 숙식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S씨는 7월말 자기 택시를 몰고가다 경찰의 법규위반 스티커를 발부받았으나 그 자리에서 찢어버려 구속됐다. S씨는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이 선고돼 지난 5일 출소했다.피의자는 정규 교대 영업방식에 따르지 않고 24시간 택시를 운행했다. 이 때문에 영업수익을 그날그날 입금시키지 않고 불규칙적으로 입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40여분간 폭행 후 성폭행
S씨는 만취상태로 잠들어 있던 K씨를 인적이 드문 판교진입로 길가의 배수로로 끌고 갔다. 동네가 아닌 것을 알게 된 K씨를 ‘죽이겠다’며 협박, 40여분간 마구 폭행을 가한 후 전라상태에서 성폭행하였다. 구룡터널을 지나 판교로 진입하는 길에 위치한 배수로는 심야에 고속으로 주행하는 차량들만 있을 뿐 인적이 드문 곳이다. S씨에게 저항하던 K씨는 코와 입술 등 얼굴과 온몸에 심한 타박상 및 찰과상을 입었다. 그러나 피의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폭행과 성폭행으로 만신창이가 된 K씨에게 변태행위를 자행, K씨는 끝내 실신하고 말았다. 정신을 차린 K씨의 신고로 수사를 진행한 경찰이 회사에 입금하러 온 S씨를 3일만에 검거했다.

택시기사 수첩의 비밀
검거된 S씨가 갖고 있던 수첩 3권에 경찰의 관심이 모아졌다. S씨의 수첩에는 20여명이 넘는 여성들의 신상이 적혀있어 이들 외에도 피해여성들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나이에 비해 준수한 외모를 가진 S씨는 조리있는 말주변으로 자연스럽게 여성 승객에게 접근, 비교적 손쉽게 신상 정보와 연락처를 얻어낼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첩에 적힌 여성들은 고등학교 1학년에서부터 주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했으며 수사결과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여성이 S씨를 개인적으로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들 여성들은 S씨와 만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으나 폭행 및 금품갈취, 협박과 같은 피해 사실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수첩에 기록된 고등학생은 S씨를 만나 시내구경을 한 뒤 인근 숲으로 따라갔다가 낌새가 이상해서 도망쳐 나왔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뤄 피해여성이 더 있을 것으로 경찰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S씨는 수첩에 ‘부평역에서 만난 30대 아줌마’, ‘고삐리’, ‘20대’, ‘대딩’과 같은 식으로 여성들의 간략한 신상을 적어놓았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서울 수서경찰서 강력1반 임만영 형사는 “우선 밤길에 여성 혼자 택시를 이용할 때 조심해야 한다”며 “사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 및 지나친 관심은 일단 경계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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