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끼리 하는 폰섹스

 

흔히 폰섹스라고 하면 일단 ‘변태적 행위’ 중의 하나로 분류된다. 성관계란 육체와 육체가 만나 이뤄지는 것이고, 또한 그것만이 정상적인 성관계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육체적인 관계도 없이 오로지 ‘목소리’만 가지고 하는 성관계라는 것은 일단 변태적인 성행위로 분류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연인 사이에서는 이러한 폰섹스를 즐기는 커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오로지 폰섹스를 하지는 않지만, 서로 만날 시간이 부족할 때는 ‘대용’으로 이러한 폰섹스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장거리 연애를 하는 경우 폰섹스가 상당히 유용하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폰섹스란 여전히 변태적인 성행위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폰섹스를 쉽게 할 수 이는 연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으로 많은 경험을 하고 마인드도 개방되어 있는 연인들의 경우는 폰섹스를 서슴없이 한다고 한다.

각각 서울과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 씨-최 양 커플. 이제 연애를 한지 2년 정도가 되었지만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에 아직도 첫사랑의 두근거림이 남아 있다고 한다.
한 달에 자주 보면 2번 정도. 이것도 서로 만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을 때의 이야기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한 달에 한번 보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
그렇게 애틋하게 사랑을 하다 보니 ‘사랑 전선’에는 이상이 없지만, 문제는 육체적인 부분. 그렇다고 외도를 하고 싶지는 않기에 둘은 만날 때마다 거의 모텔에서 살다시피 한다.
그러나 서로 만나지 못할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욕구를 참아야 한다. 그러다 둘이 폰섹스를 시작한 것은 우연찮게 시작된 대화 때문이었다. 김 씨는 큰 의미 없이 ‘이렇게 핸드폰으로만 만날 수 있는데, 우리 섹스도 핸드폰으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던졌다는 것.
그런데 의외로 최 양 역시 선뜻 동의하면서 ‘그럼 어쩔 수 없이 전화로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평소 섹스에 대한 민감하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최 양은 이미 폰섹스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연인간의 폰섹스는 만나지 못하는 커플의 욕구를 해소하는 아주 유용한 수단이 되었다고 한다. 둘은 ‘폰섹스를 하는 커플’이 되었다. 김 씨와 최 양의 경우는 ‘어쩔 수 없는 필요에 의해’ 폰섹스를 하게 됐지만, 어떤 커플들은 기존의 관례적인 섹스가 지겨워서 폰섹스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가끔씩 둘 만의 ‘은밀한 통화’를 한다는 또 다른 커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장거리 연애를 하다 보니…

“둘이 처음으로 폰섹스를 하게 된 것은 함께 야한 동영상을 보면서 부터이다. 우리들은 가끔씩 새로운 섹스를 위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곤 하는데, 어느 날은 폰섹스를 하는 장면이 담긴 야동을 함께 봤다.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것 같기도 했다. 또 눈을 감고 상대의 목소리만 생각하면서 자위를 한다는 것이 상당히 자극적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도 한번 해볼까’라고 의기투합(?)을 하게 됐고 그렇게 해서 폰섹스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좀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한두 번 하다 보니 굉장히 자연스러워졌고, 그러다 보니 폰섹스가 주는 자극에서 헤어나기 힘들 정도가 됐다. 그렇다고 실제 섹스를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도 가끔씩은 폰섹스를 통해서 지겨워진 섹스에서 탈출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연인끼리 하는 폰섹스는 그나마 지나치게 변태적이지 않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어차피 서로가 서로를 알기 때문에 과도한 변태성은 없다는 것. 하지만 정말로 연인이 아닌 관계, 흔히 폰팅을 통해 폰섹스를 하는 남성들의 경우 일반 여성들은 상상하기 힘든 정도의 변태적인 대화를 통해서 성적인 자극을 충족시킨다고 한다. 취재진은 폰섹스에 중독이 됐다고 스스로 말하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그는 3년 전부터 폰섹스를 하기 시작했으며 우연한 기회에 폰팅 회사에 전화를 건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폰섹스를 시작한 그는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스스로의 폰팅 노하우에도 놀라게 됐고, 이제는 거의 육체적인 섹스에 못지않게 폰섹스에서도 강렬한 성적 만족을 얻는다고 한다. 그가 폰섹스에 중독된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무엇이 그토록 강렬한 성적인 만족을 주고 있는 것일까.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폰팅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섹스 행위를 가능케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대화를 통해서가 전부이겠지만, 사실은 오래된 연인 사이에서는 이러한 대화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것을 요구하지 못하고, 민망해 하고 그러다 보니 일반적인 성관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폰섹스에서는 그 어떤 요구도 할 수 있고, 상대는 거의 100% 예스를 해준다. 이렇게 되면 그것이 곧 상상 속에서 일어나고 마치 현실에서 하고 있는 듯 짜릿한 쾌감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바로 이러한 것이 폰섹스가 가지고 있는 마법과 같은 중독성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못생긴 여자의 경우 얼굴을 보면 성감이 떨어지지만 폰섹스는 그럴 일이 없다. 그런 점에서 늘 새로운 여성과 새로운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새로운 연인과 새로운 섹스

뿐만 아니라 폰섹스는 섹스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주고 나아가 여성을 만날 때 감수해야할 여러 가지 위험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여성을 만나기 위해서는 채팅을 하고 만나야 하는데, 만약 그럴 때 ‘폭탄’인 여성이 나오게 되면 여간 민망하지 않다는 것. 하지만 폰섹스를 하게 되면 그럴 위험은 전혀 없게 되고, 심지어 외모는 사실 아무런 상관도 없어진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못생길 여자일수록 목소리가 더욱 좋다’는 속설까지 있다고 하니 폰섹스를 하는 남성들에게는 오히려 못생긴 여자가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그것으로 인한 데미지는 전혀 없기 때문에 여러 모로 폰섹스는 장점이 많다고 말한다.
반면 폰섹스의 단점은 정상적인 섹스 관계서 폰섹스때 하던 대화를 혼자 나누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정상적인 섹스 관계를 하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폰섹스가 워낙 강렬한 자극을 주다보니 정상적인 섹스를 할 때에도 외부로부터의 자극이 생겨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폰섹스는 그 강렬한 자극만큼이나 사람들에게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중독적인 폰섹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실 이는 한동안 폰섹스를 끊거나 아주 심한 경우에는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야 할 정도라고 말한다. 한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중독 증상은 이미 심리적으로 그것에 완전히 의존한 상태라고 봐야 한다. 이 의존성은 시간이 오래 흐를수록 더욱 강해지게 마련이다. 이러한 의존성을 끊기 위해서는 그것을 대체할 만한 건강한 대체물이 있는 경우나, 아니면 스스로 완전히 그것을 멀리해 일종의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 밖에는 없다. 하지만 폰섹스의 경우에는 그것을 대체할 만한 건강한 대체물이 별로 없고, 워낙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가 이를 멀리하기도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폰섹스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의존성과 중독성이 더욱 강해지기 전에 먼저 스스로 끊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늘도 남성들을 유혹하는 폰팅 서비스는 더욱 발전하고 있다. 또한 시도 때도 없는 스팸메일이 폰섹스를 하도록 더욱 유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이러한 폰섹스에 중독된 남성들은 더욱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