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의 파업투쟁이 끝났지만 철도가 완전 정상화 되려면 아직 한 일주일 이상 더 있어야 되는 모양이다.
파업사태가 더 길어졌으면 모르긴 해도 설 명절 귀성 대란이 아주 심각해졌을 것이다. 설 귀성을 준비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가슴 졸이며 사태 추이를 지켜봤다. 코레일 당국이 대비책을 강구할 것이란 믿음이 불안감을 앞지르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불안해하거나 크게 불편해하는 내색을 하지 않은 것은 이번 기회에 배부른 노조의 돼먹지 않은 버르장머리를 정부가 확실히 좀 고쳐주기를 바라서였다. 또한 국민이 저들의 ‘봉’이 되거나 담보로 묶이지 않겠다는 결기였다.
어느 언론이 입수한 철도노조의 결산보고서를 보면 이들 노조는 2012년 회계년도에 특별회계 ‘쟁의기금’ 명목으로 82억5000만 원을 쌓았다. 조합원 2만1000여 명으로부터 기본급의 2%씩 거둬 조합비 138억 원을 마련해서 이중 60%를 파업 투쟁비로 챙겨둔 것이다. 이 방법으로 매년 쟁의기금을 적립해 해고 노조원 임금보전이나 시위 도구, 변호사 선임료 등 투쟁비로 쓴다는 것이다. 또 서울 대림동 건물을 35억 원에 매입해서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 노조에 임대해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레일의 경영실태는 연평균 5700억 원씩 적자를 보고 있다. 이런 회사가 2012년 한해 각종 명분으로 585명을 특별 승진시켰다. 노사 단체협약은 근무성적이 ‘꽝’이라도 3급까지는 승진시킨다는 ‘자동승진’ 조항도 갖고 있다. 3급이면 역장으로 나갈 수 있는 간부사원이다. 이 같은 터에 경영진 말이 먹힐 리 없다. 노조 집행부가 하늘인 셈이다.
코레일 내부 규칙엔 사장 표창장 하나면 징계를 백지화하는 소위 ‘징계 지우개’ 조항이 있는데 2008년부터 2013년 10월까지 발부된 사장 표창장이 무려 2만2982건이나 된다. 거기다 징계를 받더라도 ‘본인과 노조 동의 없이는 비연고 지역이나 타 직종으로 전보 발령시킬 수 없다’는 단체협약 조항을 만들어 놓았다. 노조 눈 밖에 나면 전출도 힘들게 돼 있다. 노조원들이 불법인줄 알면서도 불이익이 두려워 파업에 동참할 수밖에 없도록 해놓았다.
일부 대기업 귀족 노조가 울고 갈 코레일 노조천국 실상이 이번 파업을 계기로 속속 드러났다. 어느 정도 짐작은 했던 일이나 저임금 근로자들의 공분이 하늘을 찌를 만한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파업을 지지한다는 2030세대의 과반적 사고가 두렵기 짝이 없다. 노조원들에겐 ‘철밥통’을 지키자는 구실을 매달고 사실상의 정치투쟁, 이념투쟁의 장을 넓히려는 파업이 동력을 잃고 백기를 들기까지는 오직 국민의 힘이었다.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 백해무익한 비방, 중상을 끝내고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할 때라고 강변했다. 그 가운데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앞뒤 안 맞는 맹공을 퍼부었다. 불과 몇 달 전에는 3년 안에 청와대에 인공기를 꽂겠다고 호연했던 김정은이다. 한 보름 전에는 전쟁은 전쟁을 일으킨다고 말하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를 흔들고 남남(南南)갈등의 판을 키우려는 북한의 심리전이 연초부터 불을 뿜을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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