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자살신드롬‘이라는 충격적인 얘기까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살충동이 정신질환의 일종인 우울증과 큰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학계와 각종 설문조사 등을 통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자살’과 ‘우울증’의 연관성이 그렇게 크다면 우울증 치료에 대한 중요성이 절실하지 않은가.
▲그렇다.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는 우울증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치료를 받으면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몰고 가는 현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과거에는 우울증 치료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항우울제 효능이 한층 발달하면서 보통 2~3주면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매우 간단해졌다.

-그렇다면 우울증으로 자살충동을 느끼는 당사자들이나 주변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참 난감한 것이 우울증은 타인이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들은 혼자 조용히 있는 것을 좋아하며 누구에게 자신의 얘기를 하는 것도 싫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도 잘 모르고 직장동료들도 알기 어렵다. 그런 상황이라면 본인 스스로 정신과 치료에 대해 적극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주변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살펴본 후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면 지체하지 말고 치료를 권유해야 한다.

-자살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상담이 늘고 있는 편인가.
▲사실 근래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정신과 상담자들 중에는 우울증과 자살충동을 호소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요즘들어 달라진 점이라면 워낙 절박한 상황들이 많기 때문에 본인이 자청해서 신경정신과를 찾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최근 곳곳에서 자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특히 정몽헌 회장의 자살을 계기로 사회 전반에서 ‘자살 신드롬‘ 위험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나 자살 충동을 느끼기 쉬운 이들에게 요즘처럼 동조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매우 위험하다. 충동적인 자살을 일으킬 소지가 농후하다. 매스컴을 통해 접하는 자살 보도들이 그들에게는 자극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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