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주미대사로 전격 발탁되면서 언론사 사주들의 해외외교력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언론사 대표는 각국의 유력인사들과의 접촉이 비교적 자유로워 친분을 쌓는데 용이해 민간외교사절로 주목받고 있는 것. 각국의 대우도 VIP급이고 공항 및 항공사의 서비스도 장차관급 못지않은 대우를 받는다. 민간외교사절로 불리는 언론사 사주들의 해외방문 혜택을 짚어봤다. 홍석현 회장의 경우 2002년 세계신문협회 회장에 선출돼 올해 연임하며 세계 언론계에서 폭넓은 활동을 해왔다. 홍 회장은 이를 배경삼아 해외 주요인사들과 활발한 교류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탠퍼드대 한국 총동문회장(1997년~12월2000년 12월)을 지냈으며,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스탠퍼드대에 재직했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와도 가까운 사이다. 이같은 대미 인맥이 청와대가 홍 회장을 주미대사로 임명하는 데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는 관측이다. 홍 회장의 인맥형성에는 언론사의 사주라는 혜택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각 국의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이나 접촉이 용이해 그 만큼 폭넓은 해외인사들과의 교분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해외순방에 나설 경우 그만큼 혜택도 주어진다. 언론사 사주들의 경우 해외방문은 공항에서부터 VIP 대우를 받는다. 특히 공항 VIP 전용 입출국장을 이용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 의전팀 관계자는 “VIP는 3부요인과 장관급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외에 국회의원과 언론사 회장들이 규정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귀빈통로는 3부요인만 이용할 수 있지만 출입국과정에서 법무부 수속을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VIP 전용 입출국장은 업무연락의 편의를 위해 전화, 팩스,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언론 사주들의 경우 그 만큼 특별한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항공사의 경우도 장차관급 이상, 대기업 회장, 외국고위인사들과 함께 VIP로 분류된다. 언론사 사주들의 경우 퍼스트 클래스를 이용하기에 그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언이다.

항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퍼스트 클래스의 경우 무료수하물 허용량이 일반석에 비해 많고 전담스튜어디스, 개인용위성전화 서비스 등 특급호텔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퍼스트 클래스의 가격은 일반석의 두 배 이상으로 서울에서 LA 왕복의 경우 500만원이다. 언론 사주들의 VIP 대우는 현지에서도 적용된다. 각 국의 주요 인사들이 이들과 만남을 갖고 자국의 정책에 대한 설명이나 정치적 견해를 나누는 일이 많다.

언론기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들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론사 경영자라는 프리미엄이 해외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언론사주들을 준 외교사절에 포함시킨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홍 회장이 주미 대사로 임명된 배경에는 그의 폭넓은 대미인맥이 있다”며 “아무래도 해외 언론사와의 교류는 물론 각국의 핵심인물들과도 접촉이 자유롭다보니 폭넓은 해외인맥을 쌓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 만큼 언론사 사주들은 민간외교사절의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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