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좋다” 소문에 직장인들 일과시간에도 문전성시 인근회사들 “업무에 지장 초래” 줄지어 금족령 발동회현동 일대 직장인들에게 ‘여관’경계령이 내려졌다. 최근 회원동 일대의 속칭 ‘여관바리’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이 일대 일부 회사들이 직원들을 상대로 ‘여관 출입’금지령을 내리고 있는 것. 회현동 일대 일부 회사들은 “직원들이 낮시간에 여관을 출입,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여관출입 금지령’을 내린 것. 그 사연들을 들여다봤다.서울특별시 중구 회현동 ‘여관골목’. 겉으로 보기에는 숙박업소가 즐비한 도시 골목쯤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일대 여관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숙박업소에서 매춘행위가 이뤄지는 속칭‘여관바리’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30여곳의 여관이 빼곡이 들어서 있는 회현동 일대가 그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 IMF때부터. IMF한파로 인해 룸살롱, 카페 등에서 일하던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이 일터를 잃게 됐고, 이들이 생계를 위해 모여들기 시작한 곳이 ‘회현동 여관골목’. 이렇게 시작된 ‘회현동 여관바리’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 소문을 통해 급속도로 전파됐고, 이로 인해 1∼2년 전부터 뭇남성들의 최고의 매춘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 일대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A장. 그리고 B모텔, C장, D장 등도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이들 여관은 윤락녀들을 10여명씩 고용하고 있어 업소 자체가 독립된 사창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중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는 A장의 경우, 이 일대 직장인 등이 자주 출입하며 평일 밤은 물론 낮에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다. 회현동 여관촌이 이처럼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은 다른 사창가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서비스 때문이다. 여관을 이용했던 직장인들에 따르면, 우선 여관에 들어서면 주인이나 웨이터가 “찾는 아가씨가 있느냐”, “처음이냐”고 물어본다는 것. 이어 화대비를 지불하고 방에서 기다리게 된다. 화대비는 몇 년 전에 비해 훌쩍 올랐다. 한 이용객은 ‘회현동이 몇 년 전만해도 가격이 저렴했는데 최근 유명세를 타더니 다른 사창가보다 훨씬 비싸졌다’고 하소연했다. 예전에는 5만원 선이었으나, 최근에는 8만원을 웃돌고 있다.객실 안에는 대형거울이 여러 개 설치돼 있다. 이 점은 다른 여관과의 분명한 차이점. 물론 대형 거울이 설치돼 있는 이유가 있다. 이용객들은 “이 거울을 통해 서비스 하는 윤락녀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더욱 흥분된다”고 전했다.

잠깐의 기다림 뒤에 들어온 윤락녀는 손님에게 다른 사창가에서 맛볼 수 없는 갖가지 유혹(?)을 펼친다. 이곳의 윤락녀들은 상대 남자의 온 몸, 특히 치부 등을 스스럼없이 애무해 주기로 유명하다. 이런 친절한 서비스를 잊지 못한 고객들이 다시 ‘여관촌’을 찾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깨끗한 시설도 인기비결에 한몫 한다.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친절(?)한 아가씨, 그리고 모텔 못지 않은 깨끗한 시설과 완벽한 샤워시설 등이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이 때문에 A장의 경우 직장인 손님들이 워낙 많아 별도의 대기실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 이 대기실에는 대형 TV와 음료수를 뽑을 수 있는 자판기, 의자 등을 갖추고 있다. 손님들이 기다리는 동안 지루함과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여관들은 점심시간 등 낮 시간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직장인들이 짬을 내서 즐길 수 있도록, 여관들이 낮 시간에도 영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를 위해 윤락녀들의 근무를 2부제로 실시하며, 항시 손님들을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통 윤락녀들은 ‘12시에 출근 오후 8시에 퇴근’하거나 ‘오후 8시 출근 다음날 오전 5∼6시 퇴근’하는 2개조로 나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장인 허모(31)씨는 “회사 동료들의 권유에 못 이겨 점심식사를 마치고 여러 번 회현동을 갔었다”며 “몇번 망설이기도 했지만 가격에 비해 서비스도 괜찮아, 지금은 가끔 이용하곤 한다”고 밝혔다.이와 같이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여관을 찾게되는 이유는 ‘여자와 즐긴 뒤 샤워를 하며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점심시간을 자주 이용, 여관을 찾는다는 송모(29)씨는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자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아가씨들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점심시간에 아가씨와 즐긴 뒤의 낮잠은 꿀맛 같다”고 밝혔다.

이처럼 직장인들의 낮 시간대 여관출입이 잦아지면서, 이 일대 회사들은 직원들의 ‘여관출입을 막기 위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회사들이 ‘여관매춘 경계령’을 내린 이유는 직원들이 회사 업무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이 일대 L회사의 관계자는 “회현동 여관골목을 출입했다 들어오는 남자직원들은 점심시간이후 늦게 회사에 들어오기 일쑤”라며 “오후 일과에서도 직원들이 졸고 있는 등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한 총각 직원이 몸이 아파 조퇴한다며 사무실을 나온 뒤 발길을 회현동 여관골목으로 향하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며 “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와 같이 회사업무에까지 지장이 있자, L회사는 직원들에게 점심시간 등 일과시간에 ‘회현동 여관촌’을 출입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일대 D회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D회사 관계자는 “점심시간에 여관을 찾는 직원들이 있다는 말이 돈다”며 “이같은 직원이 있을 경우, 회사 내규에 따라 불이익을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재미’를 보려는 직장인, 그리고 ‘업무에 지장이 있다’며 이를 막으려는 회사측간의 ‘실랑이’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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