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정통 룸살롱과는 다른 ‘변칙업소’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분위기는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을 유지하면서 실제로는 보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도록 업종을 변경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이화여대 인근에 생긴 J노래방은 거의 룸살롱급 인테리어로 남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도 노래방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최대 40명까지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룸을 확보하고 있어 삼삼오오 모여 가는 노래방 수준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주류 역시 마찬가지. 2만2,000원에서 4만원까지 하는 ‘맥주코스’가 있는가 하면 12만원에서 20만원 수준의 ‘양주코스’도 있다.

물론 이 비용으로 2시간 동안 노래를 무료로 부를 수도 있다. 여기에 석수, 우유, 우롱차 등의 별도 음료까지 준비되어 있다. 2만5,000원에서 3만원 수준이면 노래방 도우미까지 불러주니 룸살롱이 따로 없는 셈. 다만 ‘2차’를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사람의 숫자에 상관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남성들의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최근 J노래방에 다녀온 직장인 최모씨는 “노래방 기기가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룸살롱과 거의 다를 바 없었다”며 “보통 룸살롱에는 2명만 가도 150만원에 육박하는 술값이 나오지만 이곳에서는 고작 30만원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또 일부 단란주점은 불황타개를 위해 아예 매춘만 전문적으로 주선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강남 일대에서 일부 단란주점은 다른 곳에서 1, 2차를 하고 난 남성들에게 접근, ‘섹스방’이 있다며 단란주점으로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단 단란주점에 들어가면 보통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는 과정은 모두 생략. 곧바로 ‘초이스’가 이뤄지고 2차를 나가는 시스템이다. 비용은 대략 13만원에서 15만원 수준. 업주들은 한결같이 ‘술이 팔리지 않으니 이렇게라도 해야하지 않겠냐’며 하소연하고 있다. ‘IMF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는 사상 유래 없는 장기적인 불황이 유흥업계의 지형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민>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