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을 절단해 충성을 다짐하는 의식까지 거행했던 조직폭력배들이 대거 검거됐다. 조직폭력사범 전담 서울지역 합동수사부(공동본부장 서울지검 강력부장, 서울경찰청 수사부장)는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서 활동하며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경기 부천 지역 최대 조직 폭력배 54명을 적발했다. 합수부는 지난 26일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 단속을 벌여 부천식구파 두목 김모(41)씨 등 31명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합수부는 또 이모(27)씨 등 조직원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고, 부두목 안모(34)씨와 행동대원격인 김모(24)씨 등 20명을 수배했다.

조사결과 김씨 등은 지난 2001년 5월 울산의 A사 노사분규 현장에 동원돼 일당 10만원씩을 받기로 하고 구사대원으로 활동, 대치 중이던 노조원들에게 쇠파이프를 휘둘러 상해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또 2000년 평택의 B사 노사분규에 경비업체 직원으로 가장, 현장에 동원돼 노조원들에게 상해를 가하고, 지난해 5월과 11월에는 인천과 시흥의 신축아파트 섀시공사 이권에 개입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조직 이탈자에 대해서는 협박과 함께 살해를 시도했고 조직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단지(斷指)의식까지 거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행동대장격인 이모(구속기소)씨는 1997년 부천의 모 단란주점에서 손가락을 절단해 나태해진 정신을 바로잡자며 조직원 전모씨 등 7명의 왼손 새끼손가락을 절단케 했다는 게 합수부의 설명이다. 한편 이들은 부천지역 중·고등학생 폭력서클과 연계돼 있었고 불량 학생들이 고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조직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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