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물론 가장 큰 것은 경기불황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최근에는 과도한 접대문화를 자제하자는 기업문화와 접대비 상한선을 둔 정책도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 외에도 최근 등장하고 있는 ‘고품격 노래방’과 점차 룸살롱화 되어가는 나이트클럽이 또 하나의 변수로 자리하고 있다. 최근 개장하고 있는 나이트 클럽의 경우 대형화되는 추세. 예전처럼 홀(Hall)만 갖추고 있어서는 장사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적게는 10여개, 많게는 20~30여개까지의 룸을 갖추고 양주를 먹는 손님을 받는다는 것. 내부 시설도 룸살롱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넓은 공간에 큰 탁자, 그리고 내부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어 룸 내부에서만 보자면 여기가 나이트 클럽인지 룸살롱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 거기에 부킹을 통해서 남녀간의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닳고 닳은’ 전문 나가요걸이 아닌 풋풋한 ‘아마추어’ 여성들과 술을 먹을 수 있으니 오히려 더 나은지도 모른다는 것이 손님들의 반응. 가격 면에서도 얇아진 지갑으로 충분히 감당이 가능하다. 보통 룸살롱의 경우 2명 정도만 가도 최소 2백만원 정도가 나오지만 나이트 클럽에서는 거나하게 취한다해도 50만원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시설과 가격, 거기에 부킹을 통해 신선한 여성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이트 클럽은 룸살롱을 무색케 하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결국 이제 더 이상 비싼 룸살롱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노래방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노래방 도우미가 있고 술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으니 ‘룸살롱이 별거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결국 룸살롱은 몇몇 최고급 업소들만 남고 거의 사라지지 않겠냐는 것이 업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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