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세월호'의 실질적인 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의 매제인 오갑렬(60) 전 체코 대사 부부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전날 오 전 대사 부부를 소환해 조사 도중 일부 혐의사실을 확인하고 당일 밤 긴급체포했다. 유 전 회장의 여동생 경희(56)씨의 남편인 오 전 대사는 2010년 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체코 대사를 역임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병언 회장 도피경위와 관련해 조사 필요성이 있어서 어젯밤 체포해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오 전 대사 부부가 지명수배 중인 유 전 회장이나 장남 유대균(44)씨의 도피에 관여한 정황을 잡고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 전 대사가 유 전 회장 부자 뿐만 아니라 유씨 일가 측근들의 도피에도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오 전 대사 부부를 상대로 유 전 회장이나 측근들의 도피를 도운 사실이 있는지, 유 전 회장 부자의 도주 경로와 소재지를 알고 있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다.

검찰 일각에서는 유 전 회장을 대신해 해외 망명을 타진한 인사가 오 전 대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 전 회장 측 익명의 한 인사는 지난달 한국 주재 외국대사관에 정치적 망명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단순 형사범이라는 이유로 거절됐다. 유 전 회장은 망명 사유로 '정치적·종교적 박해'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을 대신해 망명 가능성을 타진한 인물과 망명 신청 경위 등을 파악했지만 오 전 대사가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함구했다.

오 전 대사는 자신의 외교관 신분을 남용해 부적절한 처신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오 전 대사는 유 전 회장이 2011~2013년 프랑스, 체코 등 유럽 지역에서 사진전을 개최할 당시 대사 지위를 이용해 유 전 회장의 사진전 개최를 도운 의혹을 받았다. 당시 각국 외교관을 사진전에 초청하는 과정에서 오 전 대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지난 5월23일 오 전 대사를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했으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이밖에 오 전 대사의 아들 신영(31)씨가 유 전 회장의 계열사인 에그앤씨드 이사를 맡고 있는 점에 주목, 회삿돈 횡령·배임 등 경영비리에 연루돼있는지도 살펴볼 가능성이 없지 않다.

검찰은 오 전 대사 부부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대로 늦어도 21일까지 최종 신병처리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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