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관광특구?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일부 국내 ‘관광특구’에서 은밀한 성매매가 일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성매매 여성에 대한 감금이나 폭행행위도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달 초 대전의 한 안마시술소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여성들을 감금하고 약물까지 주입하면서 성매매를 강요한 일당을 체포했다. 당시 그들은 여성들이 말을 듣지 않을 경우에는 방에 가둬 놓거나 2~3일씩 굶기는 등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소식을 들은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그런 일이 있냐’며 개탄을 금치 못했다. 이러한 감금과 폭행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수의 관광특구에서는 이러한 성매매가 발생하고 있어 ‘성매매 관광특구’라는 오명까지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관광특구의 유흥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불법 성매매의 단면을 취재했다.

성매매는 국내 어느 곳이나 성행하는 것이지만 특히나 관광특구에서는 좀 더 많은 성매매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광특구는 말 그대로 정부에서 지정한 관광지역이기 때문에 국내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것은 물론이고, 이렇게 사람들이 있는 곳에는 성매매가 성행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에 가는 남성들 자체가 이미 ‘일탈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성매매에 응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한 40대 관광객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자.

“여행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우리 같은 남자들에게는 낯선 여자를 만나서 섹스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지방에 가서 문화도 다르고 어투도 다른 여자들을 만나면 낯설면서도 흥분되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관광지에 가서 여자를 많이 찾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일반 여성들을 만나 원나잇 스탠드를 하게 되면 더 할 수 없이 좋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차선책으로 성매매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왠만한 관광지에는 대부분 성매매 업소들이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에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반적인 중년 남성 관광객들이 가지고 있는 욕구를 성매매 업자들이 놓칠 리는 없다. 따라서 그들은 관광특구 내로 들어가 곳곳에 포진하고 있으며 남성들이 유혹해 성매매에 지갑을 열게 만든다. 특히나 남성들은 관광지에서 웃돈도 감수한다는 점에서 성매매 업자들에게 있어 관광특구 내에서의 성매매는 아주 ‘짭짤한 장사’가 아닐 수 없다. 한 성매매 업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관광지에서는 성매매를 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마음도 풀어지고 지갑에도 돈이 들어있다보니 마음이 동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외국에 나가서 섹스 관광을 하는 것도 사실은 마찬가지 아닌가. 국내에서도 비슷하다. 낯선 관광지에 가게 되면 괜히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도 들게 되고 그러다 보면 평소에 하지 않던 성매매에도 은근히 마음이 쏠리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적지 않은 국내 관광특구에서 성매매 사업이 잘되는 것도 모두 다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관광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제정된 ‘관광특구’라는 행정적인 제도가 ‘성매매’에 활용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관광특구’라는 이름으로 굳이 지정하는 것 자체가 이미 성매매의 활성화는 유도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부작용이 무서워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특구에서 성매매 수요가 몰리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성매매 여성은 오히려 관광특구가 있기에 자신들도 먹고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일을 해봤지만 관광특구에서 일하는 것이 수입이 훨씬 좋다. 손님들이 팁도 잘 주고 손님 자체도 많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성수기에는 더 많은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이때 한철 장사만 잘해도 몇 개월은 편안하게 먹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이런 일을 하는 여성의 입장에서도 관광특구는 분명히 좋은 조건임이 틀림없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관광특구에서만 일을 할 생각이다. 특히 다른 집창촌들이 거의 다 무너진 상태에서는 관광특구만한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매매 여성들도 관광특구 선호

실제 그녀의 말처럼 몇 년전 단행된 ‘성매매와의 전쟁’ 이후 집창촌의 경기는 바닥을 친 상태다. 아가씨들도 많이 떠나간 상태이기 때문에 손님들도 많지 않고 설사 호기심에 한번 찾아온 손님이라고 하더라도 금세 실망하도 떠나기가 일쑤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부분에서도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관광특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집창촌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밀도는 떨어지겠지만 섹스를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여자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광특구=집창촌’이라는 것도 과장된 말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또 일부 상인들 역시 성매매 여성들이 있어야 남성 관광객들이 더 몰린다는 점에서는 그녀들의 존재를 아주 백안시 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어차피 여자가 있는 곳에 남자가 몰리고, 그렇게 몰린 남성들이 밥도 사먹고 술도 사먹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지역 상인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물론 도덕적으로, 법적으로 따지자면야 성매매는 당연히 없어져야하는 것이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꼭 피해를 주는 것만은 아니다. 솔직히 성매매를 하고 싶은 남성들의 마음은 다 인지상정 아닌가. 우리 같은 상인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남성들이 있어야 장사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매상은 지금보다 더 떨어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대해서 제일 많은 반대를 하는 사람들은 지역의 여성들이다. 그녀들은 관광특구라는 이름으로 지역의 문화 환경이 오염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 강하다. 특히 자녀를 둔 여성들은 이러한 관광특구의 문화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관광도 좋고 지역 발전도 좋지만 그것을 빌미로 우리 지역에서 성매매가 일어나는 것은 두고 볼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지역에 대한 이미지도 안 좋아지고 아이들의 교육 환경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주부들이 뭔가를 좀 들고 일어섰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형편이 잘 안되는 것도 사실이다. 경찰이나 정부 당국에서 뭔가 대책을 세워서 관광특구에서의 성매매 문제를 좀 해결해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경찰이나 정부당국에서 무엇보다 해결해야할 것은 이와 같은 성매매도 있지만 특히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성매매’에 대해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성매매야 자발적인 것이라 단속이 쉽지 않고, 또 인권의 문제는 없다고 봐야하지만 이번 대전에서 일어난 사건의 경우에는 있을 수 없는 성매매라는 인식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성매매를 하는 남성들에게 있어서도 비슷하다.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도 성매매를 하긴 하지만 여자를 감금하고 폭행하는 것은 진짜 아닌 것 같다. 요즘 같은 시대에 왠 강압적인 성폭행이란 말인가. 그런 업주들은 당장 잡아들여서 중형을 때려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찰들은 이런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쓰면서 성매매 단속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관광특구의 성매매, 혹은 강압적인 성매매는 어쩌면 우리 사회의 왜곡된 여행문화와 연관이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낯선 곳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거기에 성매매라는 것이 결합되는 것은 결코 올바른 행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ilyo@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