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의 이슈가 쏟아지고 있지만 여야 국회의원들이 가장 신경쓰고 있는 것은 두 가지로 모아진다. 새누리당은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7.14 전당대회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미니총선’이라고 불리는 7.30 재보선이다.

장관 인사 청문회나 김형식 시의원의 ‘살인교사 혐의’ 그리고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의 검은 뭉칫돈 사건은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3개월간 온 국민이 분노한  ‘세월호 참사,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는 포털에서도 구석진 곳으로 밀려나고 있고 세월호 국조특위가 성과없이 마무리될 공산이 높은 가운데 정치인 가슴에 달고 있는 노란 리본이 액서사리로 전락했다.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겠다’는 국회의원들이지만 여당은 전당대회에 야당은 재보궐 선거에 올인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여당 정치인들은 7.14 전당대회에 선출될 차기 당 대표가 2016년 4월 개최되는 20대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여당 입장에선 7.30 재보궐 선거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인사들의 ‘세불리기’장일뿐 현직 국회의원들의 이해관계와는 무관하다.

하지만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아니 정확하게 내가 줄을 선 사람이 당 대표에 올라야만 차기 공천장을 받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타 정치적 이슈는 눈에 찰 리가 없다.

이런 기현상은 여당 전체에 암처럼 퍼져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비례대표 의원들, 그리고 전직 국회의원, 원외 당협위원장 모두 같은 처지다. 이렇듯 잿밥에 관심이 높다보니 집권 여당이 박근혜 정권과 함께 신경써야할 경제, 복지, 안전 등 민생 현안은 뒷전이다.

전대에 ‘올인’하는 또 다른 이유는 친박 비박으로 전당대회가 흐르다보니 집권 후반기 ‘한자리’를 기대하는 인사들로선 이참에 청와대에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어야 할 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야 ‘중립’이라고 말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정도로 순진한 새누리당이 아니다.

20대 공천장과 혹시 모를 ‘장관 자리’ 사이에서 여당 정치인들은 숨쉴틈 없이 머리와 눈을 굴리며 짱도 보고 주판알도 튕기고  정신이 없다. 여당으로서 면모는 찾아볼 수 없고 ‘안정빵’위주의 정책과 발언으로 일관하면서 차기 당대표와 청와대 눈치나 보는 수밖에.

여당이 제정신을 못차리고 있으면 야당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대안 세력으로 부상해야 하는데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많으니 참 복도 많은 여당이다. 야당이 여당보다 나은 점은 딱 하나 무려 3년 후에 있을 대선에 나설 대권 주자가 넘쳐난다는 점이다. 과거 신한국당 9룡을 무색할 정도로 인물이 많아 지면에 나열하기조차 부담스럽다.

잠룡군이 많다보니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7.30 재보선이 정파간, 주자간 이해관계와 얽혀 얼룩질 수밖에 없다. 어디는 누구 사람이니 전략공천하고 어디는 누구 사람이니 공천 배제하고 ‘전략공천’이 자기사람 심기, 차기 대권.당권 주자를 죽이고 살리는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 당연히 ‘잡음’이 나고 민심이 ‘정권 심판론’에서 ‘야당 심판론’으로 바뀌어도 무감각할 수밖에.

경쟁자가 죽어야 사는 사람부터 경쟁자가 빚져야 기회가 있는 사람 게다가 20대 공천권이 달려있는 차기 당권에 도전할 사람들의 욕망과 권력 의지가 겹쳐지면서 야당을 ‘권력의 화신’으로 만들었다.

오죽하면 야당내에서 ‘당 같지도 않은 당’ ‘당자도 못붙이는 당’이라고 냉소를 보낼 정도다. 불쌍한 것은 ‘가진 것’ 없는 서민이다. 올해 말 일본식 장기 불황이 온다고 경제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유동성 확보하라’고 충고하지만 정작 미리 대처해야할 정치권은 ‘눈먼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격’으로 일희일비하고 있다.

10년 넘게 정치부 기자질을 하며 온각 구박과 욕을 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자부심을 갖고 있던 정치부 기자라는 직이 ‘참 한심스럽다’는 자괴감을 떨쳐 버릴 수 없는 요즘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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