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하러 주택가로 가는 남성들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최근 들어 주택가 성매매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수년 전 ‘성매매와의 전쟁’을 통해 집창촌이 대거 자취를 감춘 뒤 그 풍선효과로 다양한 형태의 성매매가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왜 하필 ‘주택가’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은 대부분 술을 한잔 걸친 뒤 성매매를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유흥가가 성매매 집결지로는 안성맞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가에서 성매매가 성행하는 것은 모두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주택가 성매매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성매매 풍속도를 취재했다.

주택가는 가장 인기 있는 성매매 장소다. 최근 검거된 성매매 일당은 빌라 한 개를 통째로 임대해 지난 4개월 동안 무려 2900여 차례의 성매매를 알선했다. 하루로 따지면 24명,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한 시간에 한 명씩 성매매를 한 셈이다. 특히 대부분의 손님들이 인터넷을 통해 왔다는 점에서 이제 성매매와 인터넷은 결코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주택가가 성매매 인기 장소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업주들의 입장에서 주택가는 단속의 눈길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흥가의 경우에는 특별한 일이 없어도 경찰관들이 수시로 단속을 한다. 아무래도 폭행사건이 자주 발생하기도 하고 성매매 업소들도 구석구석 숨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가의 경우 이러한 감시의 눈길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또 다른 장점은 바로 인근 지역의 남성들이 퇴근길에 들러 성매매를 하기가 편하다는 것이다. 우선 ‘퇴근길 성매매’에 대해서 남성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한 40대 직장인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내가 있으면 성매매를 별로 하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매번 같은 여자와 섹스를 하는 것도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남자들은 가끔씩 다른 여자 생각을 하게 되고 성매매도 한다. 문제는 술도 안 먹은 맨 정신에 스스로 유흥가로 찾아가 성매매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만약 집 근처의 인근 주택가에 성매매 업소가 있다면 훨씬 접근하기가 편한 것이 사실이다. 퇴근길에 잠깐 선술집에 들러 술 한 잔 하고 가듯이 잠깐 성매매를 하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다.”

또한 성매매 업소에 들어갈 때 마치 누군가가 자신의 뒤통수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들도 업소로 들어갈 때는 주변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성매매 업소가 주택단지에 있게 되면 그런 부분에서 약간의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솔직히 성매매 업소에 들어갈 때나 나올 때의 그 짧은 시간에 불쾌한 감정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주시하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은 성매매를 할 때 최대의 문제점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성매매를 안 할 수는 없으니 그저 감수 할 뿐이다. 하지만 주택가의 성매매라면 확실히 그런 느낌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주택가 성매매는 업주는 물론이거니와 이를 이용하는 손님들에게도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는 직접 성를 파는 아가씨들에게도 장점이 된다고 한다. 유흥가를 정기적으로 거니는 것은 인근 상인들이 ‘야릇한 눈빛’으로 쳐다볼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주택가라면 아무리 많이 주변을 거닌다고 해도 그저 새로 이사 온 동네 주민으로 알지 곧바로 성매매 여성이라고 의심하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주택가 성매매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최적의 성매매 장소가 아닐 수 없다는 이야기다.

여성 스스로 애인 대하듯이…

그렇다면 주택가 성매매의 장점은 지리적인 것이 다 일까? 실제 성매매를 해본 남성들은 ‘주택가에서만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마치 자신의 애인의 집에서 성매매를 하는 것과 같은 편안함이라고 한다.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무래도 특정한 업소에서 성매매를 하는 것은 불편한 점이 있다. 급조된 어색한 인테리어는 물론이거니와 특별히 위생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에서의 성매매는 더 많은 편안함이 있다. 특히 여성들 스스로도 마치 애인을 대하듯이 성매매 남성을 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좀 더 편안하게 섹스에 몰입할 수 있다고 할까? 불편한 마음 없이 할 수 있으니 기존의 업소에 가는 것보다는 많은 장점이 있다고 할 것이다.”

특히 시간적인 면에서도 업주들은 다소 배려를 하기도 한다. 일반 성매매 업소의 경우 손님들이 최대한 빨리 끝내고 가기를 원하지만, 이곳에서는 시간에 대한 재촉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남성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도로 충분히 여성의 몸을 즐길 수가 있게 되고 이것이 또 한편으로 성매매 남성들에게 편안함을 준다는 이야기다. 실제 여성들 역시 ‘애인모드’를 많이 강조하기도 하고, 이는 업주들이 애초에 주택가 성매매를 할 때부터 ‘기획’을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취재진은 지금도 성매매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한 취재원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업소와 달리 시간 재촉도 없어

“성매매 업주들도 차별화된 서비스에 누구보다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어차피 성욕의 배출이라는 점에서는 차별화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성매매 전후의 여러 가지 서비스가 결국에는 손님들의 만족도를 좌우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주택가 성매매 최대의 차별화는 바로 편안한 애인모드가 아닐 수 없다. 처음 봐도 오래봐 온 것처럼, 마치 애인에게서 성적인 만족을 얻는 것처럼 편안하게 남자들을 대하는 것이다. 그러면 남성도 여성들을 성적으로 만족시켰다는 자부심을 얻게 되고 이것이 재방문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성매매 여성들에게 무조건 강조되는 것이 바로 친절함과 애인모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주택가 성매매는 최대의 약점을 한 가지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이웃집에 의해서 한번 감시의 대상이 되면, 결코 그 감시를 피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앞집이나 옆집에서 성매매를 포착하고 감시하려고 마음먹으면 사진을 찍는 것은 물론이고 동영상 촬영까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직접적인 성매매 증거까지는 잡을 수 없을지 몰라도 상당수의 정황증거를 잡기란 식은 죽 먹기다. 그런 점에서 주택가 성매매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 최대의 약점을 가지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성매매를 단속해야 하는 기관의 경우 이러한 약점을 최대한 활용하면 주택가 성매매를 뿌리 뽑을 수 있다. 일상적인 감시까지는 아니지만 지나치게 낯선 사람들이 자주 들락거리는 집의 경우에는 성매매를 충분히 의심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일상적인 감시망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현저하게 주택가 성매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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