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와 트랜스젠더… 상처 안은 세사람이 들려주는 행복찾기

[일요서울 | 이지혜 기자] 올 여름 한국 무대를 춤추게 할 뮤지컬의 여왕 <프리실라>가 오는 9월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28곡의 모든 넘버가 마돈나, 신디로퍼, 티나터너, 도나썸머 등 전 세계가 열광한 히트팝으로 구성된다.

500여 벌의 화려한 의상과 스케일의 <프리실라>는 호주 초연에서 대히트를 기록한 작품이다. 칸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원작에서 시작됐으며 탄탄한 드라마는 그대로 가져오되 생생한 음악과 화려한 볼거리를 더한 ‘뮤지컬’로 재탄생됐다.

뮤지컬 산업의 핫키워드인 ‘무비컬’과 ‘주크박스 뮤지컬’의 가장 성공적인 결합으로 주목 받은 뮤지컬 <프리실라>는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며 웨스트엔드, 브로드웨이, 이탈리아, 스웨덴 등 전 세계에서 연이어 흥행에 성공을 거뒀다.

시드니 클럽 쇼에 출연중인 틱은 앞으로 몇 년 안 남은 클럽 가수로서의 미래와 인생에 슬럼프를 느끼고 있다. 이 때 수 년 째 별거중인 아내 마리온에게서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2,876km 떨어진 앨리스 스프링스의 자신이 일하고 있는 호텔 리조트의 쇼에 출연해 달라는 것과 태어나서 한 번도 보지 못 한 8살 아들 벤지가 아버지를 보고 싶어 한다는 것. 공연을 위해서는 새로운 멤버를 모집해야 하고, 새로운 레퍼토리를 개발해야 할 뿐만 아니라 조금은 특별한 자신의 모습을 아들에게 밝혀야 한다는 난관에 봉착하는 틱.

결국 왕년의 스타로 얼마 전 젊은 남편을 잃은 버나뎃과 좌충우돌 트러블 메이커이지만 몸매와 실력만큼은 No.1인 아담과 함께 ‘프리실라’ 버스를 타고 아들을 만나기 위해 떠난다. 들리는 곳 마다 사건을 일으키는 3명은 버스를 수리하기 위해 합류한 버나뎃의 광팬 밥까지 합류해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앨리스 스프링스로 향한다.

뮤지컬 <프리실라>의 주인공 틱, 버나뎃, 아담은 조금은 특별한 존재로 사회에서 소외된 약자이다. 버나뎃은 자신의 취향과 어울리지 않는 남자스러운 ‘본명’과 인생을 함께할 파트너의 부재, 틱은 자신의 존재를 거부할 것 같은 아들, 아담은 자신을 버린 부모로 인한 저마다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노래 취향부터 인생을 바라보는 자세까지 서로 너무도 달라 매번 부딪히지만, 켜켜이 쌓이는 시간을 통해 자신과는 다른 ‘타자’를 이해하게 되며 서로를 보듬어 주게 된다. 특히 서로 다른 길이의 인생을 살아온 3명의 캐릭터는 우리 모두의 ‘현재’를 담고 있어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아담은 자신의 꿈과 행복을 위해서라면 어떤 시련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순간을 지낸 틱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있다.

이 모든 것을 거쳐 왔던 버나뎃은 ‘거창한’ 행복이 아닌 가족, 친구들과의 ‘행복’의 소중함을 알고 있고 이를 꿈꾼다. 아담에게서 20대, 틱에게서는 30,40대, 그리고 버나뎃에게서는 그 이상의 세대들이 자신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것. 각각 저마다의 ‘행복’, ‘자아’를 찾아가는 이들과 함께 있는 동안 어느새 지친 일상에서 위로 받게 하는 <프리실라>는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버킷 리스트 뮤지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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