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대학로의 새로운 흥행 돌풍을 일으킨 연극 <유도 소년>에 이어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10주년 퍼레이드 그 네 번째 작품,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가 오는 10월19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는 <나와 할아버지>,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를 집필하고 연출한 민준호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노래방’이라는 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네 명의 이야기를 네 가지 색깔로 담아냈다. 이번 작품은 소통의 부재라는 타이틀 아래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재혼 허락을 받기 위해 오랫동안 떨어져 지난 서먹한 아들 희준을 찾아 서울로 상경한 아버지는 남들의 시선을 받지 않고 아들과 단 둘이서만 얘기하기 위해 노래방을 찾았다. 하지만 희준은 노래방에서 밥까지 시켜먹는 아버지가 창피하다. 아버지와 헤어지고 종로 한복판에서 여자친구인 보경을 만난 희준은 보경과 다투게 되고,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떠나는 보경에게 화가 나 가방을 집어 던진다. 그런 과도함이 늘 불만인 보경은 희준에게 소리를 지르고, 희준은 구경하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보경을 억지로 노래방에 끌고 간다.

결국 희준과 헤어진 보경은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에서 이별 파티를 벌인다. 혹을 떼어낸 것처럼 신나는 마음으로 찾은 노래방이지만 친구들이 무심히 고른 노래 한 곡에 예상치 못한 생각이 스며든다.

한편 희준의 아버지는 애인 정연과 함께 마지막 데이트 코스로 노래방을 선택한다. 그러나 자연스레 노래보다 대화에 빠진 둘은 노래 한 곡 없이도,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상대방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운명을 느끼게 된다.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는 서로에게 가장 가까우면서 한편으로는 너무 멀리 있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 공간을 ‘노래방’으로 설정해 관객들이 노래방 주인과 함께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또한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는 실제 노래방처럼 꾸며진 무대 뒤쪽으로 놀이터를 무대로 사용해 눈길을 끈다. 모두가 어릴 적에 뛰어 놀았던 놀이터는 나이가 들어서 인물들이 속에 쌓여있는 무언가를 풀고 오는 공간으로 활용되며, 놀이터에서 시소와 그네를 타는 동안 인물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거리감’이 더 커지게 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물리적, 심리적인 관계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번 공연에는 믿고 보는 ‘간다’ 배우들뿐 아니라 대학로에서 활동 중인 게스트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그간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을 선 보일 예정이다. 극 중 작품의 해설자로 관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노래방 주인’ 역은 홍우진, 오의식이 맡아 우리네 삶에 대한 이야기를 툭툭 내뱉을 예정이다. 재혼을 앞두고 오랫동안 보지 못한 아들에게 허락을 구하려는 아버지 역은 김용준과 진선규 그리고 김민재가 맡아 무뚝뚝한 아버지를 연기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이별을 고하는 여자친구를 붙잡으려 애쓰는 아들 희준 역은 김호진과 김대현 그리고 윤나무가 맡아 기존에 연기했던 캐릭터들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번 공연의 티켓 가격은 전석 3만5000원이고, 예매는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가능하다.


‘나’와 ‘그’의 얽히고설킨 관계


뮤지컬 ‘쓰릴 미’

소극장 뮤지컬의 신화 뮤지컬 <쓰릴 미>가 공연의 중심 대학로에서 10월 26일까지 재공연 된다. <쓰릴 미>는 2007년 국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매 공연 기록 행진을 해왔다. 올해로 8주년을 맞이한 <쓰릴 미>는 유니플렉스 개관 1주년을 기념하여 대학로로 무대를 옮겨 관객들에게 보다 밀접하게 다가간다.

이번 <쓰릴 미>는 박지혜 연출을 중심으로 한 국내 크리에이티브 팀의 조화로 최상의 공연을 선보이려 한다. 2014년 <쓰릴 미>는 박지혜 연출의 입봉 작품이며, 그녀는 2008년부터 조연출로 국내외 연출자들과 함께 <쓰릴 미>를 만들어 왔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 어떤 연출자보다 <쓰릴 미>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해석으로 완성도 높은 <쓰릴 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감옥의 가석방 심의위원회에서 수감자 ‘나’의 일곱 번째 가석방 심의가 진행 중이다. ‘나’를 심문하는 목소리들은 37년 전, ‘나’와 ‘그’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묻는다. 교외 숲 속에 버려진 어린 아이의 시체, 그리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된 안경에 대해 얘기하며, ‘나’는 ‘그’와 함께 12세 어린이를 유괴해서 처참하게 살해하기까지 상황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어린 나이에 법대를 졸업할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지닌 나와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나와 그가 피로 맺은 계약의 내용은 무엇이며, 그들은 12세 소년을 왜 죽여야 했는가? 가슴을 적시고 이성을 마비시키는 전대미문의 사건, 그 사건의 진실을 찾아 간다.

뮤지컬 <쓰릴 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던 전대미문의 유괴 살인사건은 ‘비상한 두뇌의 소년’, ‘동성애’, ‘유괴’, ‘살인’ 등의 충격적인 소재들로 여러 창작자들에게 모티브가 되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창작자들의 상상력과 합쳐져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화, 뮤지컬 등 여러 장르로 탄생했다.

뮤지컬 <쓰릴 미> 속에서 탄생한 그들의 이야기는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약한 ‘그’와 약해 보이지만 사실은 강렬한 집착을 가진 ‘나’의 소유의 대결이 그려져 있다. 그들은 서로를 소유하기 위해 하는 행동 속에서 오는 스릴을 즐기다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결국은 소유도, 스릴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끝난다.

이지적이고 섹시한 매력이 넘치는 ‘나’와 ‘그’ 사이에 존재했던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관객들은 점차 무대에 빠져들며, 객석을 압도하는 극의 에너지에 사로잡혀 긴장을 놓칠 수 없게 된다. 두 배우와 음악의 선율에 오롯이 집중하던 관객들이 마음 놓고 박수를 칠 수 있는 타이밍은 단 한번, 모든 극이 끝나고 암전 후, 다시 조명이 켜지고 배우들이 앞으로 나와 인사할 때이다. 관객들은 90분의 러닝 타임 동안 좀 더 강한 스릴을 위해 치명적인 범죄에 점점 빠져드는 두 남자를 손에 땀을 쥐며 바라보고 있다가, 마지막 순간에 해방된다. 

특히 단 1대의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음악적 감성은 이 <쓰릴 미>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두 남자의 복합적인 심리를 표현하고, 두 사람의 관계에서 나오는 애증과 사랑, 두려움 등의 감정들이 드라마틱한 피아노 선율로 증폭되는 것이다. 격정적이다가 태연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다가 안타까움을 끌어올리는 피아노는 <쓰릴 미>의 세 번째 배우로 불릴 만 하다.

이번 공연의 티켓 가격은 전석 6만 원이고, 예매는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가능하다.

<정리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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