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연출가와 실력 있는 국내외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한 뮤지컬 <더 데빌>이 오는 10월12일 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본 공연은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한 3인극의 창작 락 뮤지컬이다. 뉴욕의 증권가를 배경으로 유혹과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강렬한 락 음악으로 펼친다. 22곡의 넘버를 선보이는 <더 데빌>은 배우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음악과, 음악의 매력을 최고조로 보여줄 배우들의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뜨거운 무대를 만들어 낼 예정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뉴욕 월 스트리 증권가. 전도유망한 주식 브로커 존 파우스트는 사랑하는 여인 그레첸과 미래를 약속한 사이다. 그러나, 주가가 대폭락하는 블랙 먼데이로 존은 모든 것을 잃고 추락한다. 절망에 빠져있던 존은 그의 모든 것을 이뤄줄 X와 만나게 된다. X는 파격적인 대우를 보장하는 스카웃을 제안하고 존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계약을 맺는다.

X와 함께 M&A 전문가로 승승장구하며 성공에 눈 뜬 존은 불법적인 일까지 손대며 점점 악의 세계에 더 깊이 발을 들인다. 변해가는 존의 모습에 그레첸은 알 수 없는 공포감과 외로움에 빠져든다. 어느 날, X가 파우스트의 모습으로 그레첸 앞에 나타나고 그레첸은 임신하게 된다. 그레첸의 임신에 실망한 존은 그레첸과 헤어지고, 그레첸은 정신분열을 일으킨다.

뒤늦게야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 것이 망가졌다는 것을 알게 된 존 파우스트. 그러나 X와 맺은 피의 계약으로 존은 저항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데... 악마와 거래를 한 존 파우스트. 그 대가와 선택은?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한 <더 데빌>은 모든 것을 잃은 후 유혹에 빠져 돌이킬 없는 선택을 한 존 파우스트와, 그를 점점 타락으로 몰아가는 X, 그리고 X로부터 존을 지키고자 하는 존의 여자친구 그레첸 매력적인 세 캐릭터가 한 치의 양보 없는 긴장감으로 조우한다. “배우의 매력과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내고 싶다”는 이지나 연출은 배우들의 캐릭터 해석을 더해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했으며, 의상 또한 각 배우의 개성을 살려 배우마다 각기 다른 의상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 시킨다. 배우에 따라 달라지는 캐릭터의 매력과 극의 분위기는 더욱 설득력 있게 관객을 극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뮤지컬 <더 데빌>은 최고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국내 뮤지컬을 대표하는 탑 배우들이 모두 모인 화려한 캐스팅과 함께 배우들의 진가를 가까이에서 만끽할 무대로 벌써부터 뮤지컬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존 파우스트를 점점 파멸로 몰아가는 ‘X’역에는 파워풀한 가창력과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장악력을 가진 마이클 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가 캐스팅 되었다. 또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후 X의 매혹적인 제안을 선택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의 길로 치닫는 ‘존 파우스트’역은 탄탄한 연기로 극의 밀도를 더하는 배우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이 캐스팅 되었다. 존 파우스트의 여자 친구이자 존과 X사이에서 묘한 긴장감을 형성시키는 ‘그레첸’역은 차지연과 장은아가 맡아 열연한다.

티켓 가격은 R석 8만 원, S석 5만 원이며, 예매는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가능하다.


연극 ‘유리 동물원’
꿈에 사로잡혀 살아간 작가의 아슬아슬한 삶의 기억

20세기 미국의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이 오는 30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유리동물원>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자전적 작품으로, 비정한 현실을 피해 기억과 환상으로 도피하는 고독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1945년 브로드웨이 개막 당시 563회를 공연하는 대기록을 세우고 뉴욕 극비평가상, 시드니 하워드상, 도널드슨상을 휩쓸며 테네시 윌리엄스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최근에는 존 티파니 연출의 2014년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이 토니상 최우수 리바이벌연극상 등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다시 한 번 명작의 저력을 발휘했다.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끊임없이 갈등하고 반목하는 위태로 운 이들의 모습은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길 강요당하며 하루하루 살아내는 우리 모습과 순간 겹쳐진다.

생각과 목표가 너무 다르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아만다와 로라, 그리고 톰. 아만다는 하루하루 자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종종 화려했던 젊은 시절의 환영에 빠져들어 과거를 추억하며 살아간다. 아만다의 남편은 오래 전 가족을 버리고 떠났다. 아만다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과거에 미국 남부의 아름다운 소녀로서 받았던 사랑과 편안함을 갈망한다. 그녀의 딸 로라는 수줍음이 지나치게 많은 성격에 한쪽 다리를 절어 항상 집안에 틀어박혀 유리동물과 축음기에 매달려 있다. 시인을 꿈꾸는 아들 톰은 현실을 부정하며 집과 직장에서의 탈출을 꿈꾼다. 신발공장에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벗어나려 안달하는 그는 퇴근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영화 보는데 쓴다.

아만다의 희망은 유리동물들을 관리하는 데에 온 정성을 쏟는 로라에게 적당한 남편감을 찾아주는 것이다. 마음의 짐인 로라의 결혼을 위해 아만다는 톰에게 멋진 청년을 누나에게 소개시켜줄 것을 종용한다. 결국, 톰은 동료인 짐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게 된다. 단둘이 있게 된 짐과 로라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가 짐은 실수로 로라의 유리동물원 유니콘의 뿔을 깨뜨린다. 짐은 갑자기 어색하게 느끼며 그녀에게 자신은 이미 약혼녀가 있다고 털어놓는다. 짐이 떠난 후, 톰 또한 아만다와 로라를 버리고 모험을 찾아 오랜 시간 세상을 떠돌아다닌다. 그는 그가 버리고 떠난 로라를 평생 잊지 못한다.

연극 <유리동물원>은 해설자이자 작가의 분신인 톰 윙필드가 어머니 아만다와 누나 로라에 대해 회상하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억의 연극(memory play)’이다. 톰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나레이터의 역할을 겸하면서, 상실감과 좌절에 갇힌 윙필드 가족의 삶을 무대 위에 재현한다. 해설자 톰이 표현하듯 작품 속 시대배경은 30년대 경제공황과 실직, 가정 파탄으로 인해 좌절과 충격에 빠진 미국이다. 다닥다닥 붙은 서민아파트에서 과거의 향수에 집착하는 어머니와, 사회적 은둔자인 누나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톰은 학교를 중퇴하고 아버지의 구두공장에서 일하던 작가 자신의 반영이다.

작가의 가족 역시 남부에서 세인트루이스로 이주한 적이있으며, 작가는 톰과 같이 낮에는 구두공장에서 일한 뒤 밤에 집필 활동에 힘썼다고 한다. 그의 누나는 실제로 정신분열증을 앓았으며 그러한 성격상의 장애가 작품 속 로라에게 반영되었다. 톰은 로라를 떠난 후에도 그녀를 잊지 못하는데, 이는 당시 정신분열증으로 오랫동안 괴로워했던 누나를 안타깝게 여기고 그리워했던 작가의 마음이 투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켓 가격은 R석 5만 원, S석 3만5000원, A석 2만 원이다. 예매는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가능하다.

<정리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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