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KBS의 역사조명 주말프로그램은 ‘김옥균’을 암살한 ‘홍종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아직까지 홍종우에 관한 역사평가는 엇갈리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한제국 탄생에 미친 그의 영향을 빼놓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이었던 그는 프랑스에서 돌아오자마자 고종에게 “이제 왕이 아니라 황제가 되셔야한다”고 주청했다. 공식적인 황제즉위를 진언한 것이다. 대한제국 탄생은 이렇게 불씨를 지폈다. 1897년 이때가 바야흐로 청일전쟁 일본국 승리로 우리조선이 청나라의 속국에서 벗어나는 해였다. 홍종우의 진언에 이어 이재형, 김두병, 이건용등의 상소문이 잇따랐고, 의정대신 심순택도 황제 칭호의 당위성을 진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본을 무척 싫어했던 고종은 조선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9.06 09:15
-
지난 한주간은 어딜 가나 주 초에 끝났던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 전당대회 뒷얘기가 화두였다. 누가 이기고 진 것에 대한 관심도 대단한 것이었지만, 그보다 ‘아름다운 패배’ ‘패배의 아름다움’에 대한 가슴 뭉클하고 코끝 찡했던 소회가 국민마음을 파고든게 사실이다. 처절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정도로 치열했던 경선과정은 많은 국민들에게 경선 후의 한나라당 진로에 우려를 자아내게 했었다. 어느 쪽도 패한 결과를 쉽게 승복해 다시 힘을 합치게 될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일부 관심가진 사람들은 그때부터 벌써 ‘패군지장(敗軍之將)’의 ‘그릇’이 어느 정도로 어떻 게 나타나느냐는 문제에 모든게 달렸다고 봤었다. 한나라당 운명은 말할 것도 없고 대한민국의 장래가 판가름 날것이라고까지 여겼었다.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8.29 11:39
-
우리나라의 올 여름 장마가 끝났다면서도 계속 비가 너무 많이 자주 내리고 있다. 이러다가는 우리나라도 우기(雨氣)에 찬 열대성기후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생긴다. 날씨는 비와 깊은 연관이 있고, 또 비는 농작물 작황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이런 연유로 우리조상들은 비 내리는 현상과 현실정치를 밀접하게 연관 지어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 유명한 예가 조선조때 태종우(太宗雨)일 것이다. 세종께 왕위를 물리고 태평성대를 기대했던 태종은 자신이 죽던 해에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이 타들어가는 안타까움을 겪었다. 태종은 하늘이 자신에게 내리는 노여움이라고 생각해서 대궐 안에 제단을 쌓고 병든 몸을 꿇어 옥황상제께 비를 빌었다. 마침내 음력 5월 초열흘날 태종이 죽자마자 하늘이 한바탕 비를 퍼부었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8.23 11:51
-
대한민국 정서(情緖)가 3색으로 갈라져 나라가 온통 3등분 되다시피 한 세월동안을 우리는 3김시대로 일컬었었다. 선명해진 3색의 지역정서를 꾸준히 확대 생산시켜서 당리당략에 이용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야욕에 이용했던 3김 가운데 양김(兩金)은 온갖 방법을 다 써서 기필코 이 나라 대통령을 하고야 말았다. 한 사람은 더 나아가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하는 인간영광의 절정을 이끌어냈다. 세계 어느 역사를 다 뒤져서도 스스로 조장해낸 지역감정을 활용하고 그에 힘입어 이처럼 야망을 성취시킨 예가 없을 것이다. 더욱이 권좌에서 물러나서까지 90이 다 된 노구를 아랑곳 않고 지역당색을 좌지우지하는 모습은 차라리 경이 롭다 할 지경이다. 아들이 아버지 권력을 이용해서 엄청난 규모의 비리를 범한 사실이 탄로 나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8.16 09:26
-
민심 가운데서 정치의 줄기를 찾는 것은 인류가 오랜 역사동안 수많은 희생을 치르며 얻어낸 값진 진리이다. 우리 전통사회에서도 민심 함수가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컸다. 우린 벌써 절대군주시대에 각급 수령들이 비판하는 민의를 겸허하게 수렴 할 줄 아는 관습을 가졌던 나라다. 옛 고을 인근에는 ‘욕바위’니 ‘원(님)이 진 바위’라는 게 더러 있었다. 이곳에는 고을을 다스리던 원님이 고을 백성들이 알 수 있도록 어떤 날짜와 시를 정해놓고 미리 이 바위에 올라서면 백성들이 그 바위 아래 숨어서 원님의 잘잘못을 큰 소리로 신랄하게 비판해 민의를 전달했다는 유래가 담겼다. ‘목민심서’에도 민의수렴 방법으로 ‘향통법’을 적고 있다. ‘신문고제도’가 폐지된 후 향통법은 전통적 투서 관행이 됐었다. 향통은 벙어리 통처럼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8.09 15:02
-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는 속리산 화양동은 예부터의 명승지였다. 그 유명한 ‘만동묘’가 있던 그곳은 조선시대 사대주의의 성지가 됐었다. 화양천을 따라 전개되는 화양구곡은 우암 송시열이 은거했던 곳으로 그의 필적이 아직 곳곳에 남아 있다. 또 이곳에는 환창사(換彰寺)라는 옛 절이 있어 전해지는 일화가 있다. 이 절에 있던 한 스님이 화양동을 찾는 선비들의 행동거지만 보고서도 그 선비가 노론인지 소론인지, 또 남인인지 북인인지 당색을 귀신같이 알아 맞혔다는 이야기가 영조왕때의 문헌 ‘이순록(二旬錄)’에 의해 사실로 전해진다. 그에 의하면 선비들이 화양계곡 어귀에 들면서 좋은 경치에 도취돼 감탄하는 사람은 남인이고, 아름다운 경치에 짐짓 무심한체하고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은 북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만동묘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8.01 17:03
-
조선조말, 신유년의 천주교 박해 당시 대구감영에서 있었던 ‘박 바오로 논쟁’은 유명한 일화다. 형틀에 묶인 천주학도 박 바오로는 곤장을 맞고, 주리를 틀리고, 삼릉장(三稜杖) 매질 고문까지 당해 팔꿈치 뼈가 드러나는 지경에서도 천주교 교리를 배반치 않았다. 이에 심문하던 수령이 다소 엉뚱한 생각을 갖게 됐다. 다름 아닌 당시 사람들 누구나 법명(法名)만 대면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숭앙받는 고행스님과 한번 교리 논쟁을 시켜보자는 생각이었다. 이때의 그 고행승은 신앙의 믿음이 흔들릴 때마다 손가락 하나씩을 절단해서 결국 손가락을 네 개나 잘라버린 사람이었다. 드디어 고행스님이 바오로에게 “천주학에는 극락이 있는가”라고 묻자 바오로는 “극락은 없어도 천당은 있다”고 말했다. 고행승이 또 “극락은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7.25 09:30
-
에스키모족이 곰 사냥을 할 때는 세 사람이 동맹하는 ‘삼방렵법’을 쓴다고 한다. 이 곰 사냥법은 먼저 곰을 발견한 사냥꾼이 약속된 장소로 도망치면서 곰을 유인하면 길목을 지키고 있던 다른 창잡이가 나서 곰을 향해 창을 꽂는다. 이 때 창 하나에 죽지 않은 곰이 가해자를 향해 쫓아오면 또 다른 길목을 지키고 있던 제3의 창잡이가 거푸 창을 꽂아 곰을 잡는 방법이다. 이렇게 수렵된 곰을 세 사람이 균등하게 나누어 가진다. 종래 우리의 사냥법은 이런 동맹 없이 덫과 함정을 이용해서 멧돼지 등을 잡았었다. 그런 것을 이제 우리 사냥(?)방식이 ‘삼방렵법’을 따르는 듯해 보여 조소가 절로 나온다. 한국 차기대권의 가장 유력주자로 자리를 굳혀온 이명박 후보 관련 검찰수사가 진행되기까지 양상이 꼭 그 꼴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7.19 09:48
-
지금 민심전반은 당면의 경제 현실보다 차기대통령후보가 과연 누구누구로 압축되느냐에 대한 관심으로 차 있을 것이다. 연일 한나라당 두 대표적 주자 간에 빚어지는 ‘창’과 ‘방패’의 병정놀음 같은 설전을 보고 있노라면 손에 땀이 날 지경이다. 저러다가는 또 정권탈환은 그른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원래 애정이 크면 증오도 쉬운 법이다. 그 정도 이치를 모를 사람들도 아닐 텐데 숨 몰아쉬며 물고 뜯는 이전투구를 중단 못하는 걸 보면 두 사람 생각이 뻔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경선 통과만 되면 대권승리는 받아놓은 밥상이나 같다는 환상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과반이 휠씬 넘는 두 사람의 합산지지율을 믿는다는 얘기일 것이다. 큰 주먹 한방이면 나가떨어지게 돼있다는 여권의 호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7.11 14:52
-
근자 언론 정치면 보도를 접하다보면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자고 뜨면 쏟아져 나오는, 특히 대선출마를 선언했거나 저울질하고 있는 대통령 꿈꾸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화젯거리에 국민 마음이 어떨지 몹시 궁금하다. 모르긴 해도 차라리 눈을 감고 귀까지 막고 싶을 때가 적잖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귀를 막고 있거나 귀가 고장 나서 청각 장애를 일으키고 있는 사람은 소위 대선주자라고 불리는 사람들 가운데 다 들어있는 것 같다. 저마다 아전인수식 논리를 구상해내 자기합리화를 꾀하는 것이나, 치고 빠지는 말장난을 두고 보자면 과연 저 사람들에게 국민소리 듣는 귀조차 달렸는지 의심 될 지경이다. 적절치 못한 처신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직(職)에서 물러난 지 불과 얼마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7.04 10:45
-
올 12월 대한민국 대통령선거에 나서겠다는 정치인들 수가 현재까지 무려 스무 명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된다. 그밖에도 사회단체를 포함해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사회지도급 인사가 몇은 더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정작 대선후보로 등록 될 사람이 몇 될지는 모르지만, 하여간에 스스로들 이 나라 대통령재목이라고 믿고 생각하는 품새가 대한민국 땅이 바야흐로 군웅할거(群雄割據) 시대를 맞은 듯하다. 그들 모두의 나라 걱정하는 표현이나 국민 염려하는 말들을 듣자면 정말이지 우리의 미래는 조금도 불안해 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걱정해서 불안스럽기는 고사하고 참 행복한 나라 내 조국이란 생각이 절로 들만 하다. 그런데 작금의 이 나라 대권다툼의 형세가 꼭 정글 속 정복자로써 산중왕(山中王)이 되겠다고 으르렁거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7.01 00:00
-
아름다운 모습을 돋보이게 하려는 화장술이 이제 여인들 세계의 전유물만이 아니다. 적잖은 남성들이 얼굴 화장에 관심을 보이고, 특히 ‘비즈니스’효과를 위한 남성화장이 권장되고 있는 정도다. 이로써 세상 남자들이 ‘여자들의 화장자체가 속임수’라는 말은 더 못하게 된 것 같다. 극(劇)소설 ‘햄릿’에서 햄릿은 얼굴에 하얀 분칠을 한 오필리아에게 “신이 만들어준 얼굴을 너희 여자들은 화장으로 딴 얼굴을 만들고 있다”고 질책한다. 그는 보다 아름답게 보이려고 하는 여자의 화장욕심을 본 얼굴을 감추고 속이는 ‘거짓’행위로 질타해댄 것이다. 우리네 소설 속에도 여인의 꾸며낸 화장술에 속아 패가망신한 남정네 이야기 같은 것이 심심찮게 들어 있다. 우리 백성 누구나 아는 ‘배비장전’에서 기생 애랑이는 엷은 화장술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6.20 11:16
-
조직사회 지도자에는 ‘보스’가 있고 ‘리더’가 있는 법이다. 보스라고 하면 우선 완력이 세고 아랫사람들의 복속력이 강한 폭력조직 같은 불법단체의 우두머리(두목)를 떠올린다. 원래 두목(頭目)이란 말은 예전에 무역을 목적으로 중국 사신을 따라온 북경 상인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런 것이 점차 눈앞의 이해에만 민감해하고 지성이 없는 패거리집단의 엄지(왕초)를 두목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두목) 말 표현이 세상천지가 영어판 되면서부터 보스로 불려 지게 된 것이다. 이에 반한 ‘리더’는 현실적 이해에 구차해하지 않고 앞을 내다보는 지혜로 현실 난관을 타개해나가는 지도자를 뜻해서 일컫는다. 맹자는 그의 제자인 낙정자(樂正子)가 노나라의 재상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 그러나 그의 문인 공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6.13 11:01
-
파안(破顔)의 웃음은 우리 생활 속 최대 활력소라고 했다. 울며 노래하고 웃으며 곡(哭)하는 광대놀음이나 가증스러운 두 얼굴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늘 입버릇처럼 웃는 사회를 말하고 웃음의 가치를 일소일소(一笑一少)로까지 표현하는 터다. 대인관계에서의 웃음의 가치는 윤활유나 같은 작용을 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잖은가. 그러나 웃음이 너무 헤프면 실없이 비굴해 보인다는 측면이 있었다. 이런 탓에 우리 옛 어른들은 억지로 웃음을 참아내며 근엄해 보이려고 무던히 애썼던 것 같다. 이면에는 또 조선조때 명재상으로 이름난 오성(이항복) 대감이나 한음(이덕형) 대감 같이 숱한 유머를 생산해서 후세에 이르기까지 만인을 웃도록 한 즐거운 역사가 없지만은 않았다. 조선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6.08 10:45
-
근래 ‘남한산성’의 비극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병자호란 때 갇힌 성안의 무력한 임금 인조 앞에서 벌어진 김상헌으로 대표되는 주전(主戰) 척화파와 최명길로 대표되는 주화파(主和派)의 다툼은 조선 조정 파당싸움의 가장 치명적인 내부 분열 현상이었다. 소설 「남한산성」저자가 표현한 것처럼 척화파는 “쓰러진 왕조의 들판에서 대의는 꽃처럼 피어날 것”이라며 결사 항쟁을 고집했다. 반면 주화파는 비록 역적이라는 말을 들을지언정 삶의 영원성은 치욕을 덮어서 위로를 줄 것이라고 했다. 그 둘 사이에서 결단을 할 수 없었던 인조임금은 작가의 말대로 “죽어서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아름다울 것인가, 살아서 더러울 것인가?”를 수없이 반문하며 번민해마지 않았을 것이다. 인조임금이 오랑캐 왕 앞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5.30 11:03
-
우리가 자랑하는 장구한 이 땅 한반도 역사는 끊임없이 계속됐던 외침(外侵)과 민족끼리의 내전 내분에 의해 국가적, 민족적 위기를 맞은 적이 수도 없이 많았다. 우리민족은 자랑스럽지 못한 이런 부끄러운 역사를 단일민족의 전통문화 가치로 덮어버리기가 일쑤였었다. 그러나 매가 잦으면 강한 맷집이 생기듯 빈번했던 ‘국가위기’는 이 민족에게 ‘난국’을 극복하는 지혜와 슬기를 교훈으로 일깨운 것이 사실이다. 또 위기 때마다 국가 민족을 구한 걸출한 영웅이 탄생했었다. 특히 임진왜란 영웅 이순신 장군은 치열한 전투 와중에서도 ‘난중일기’를 써서 후세에 큰 교훈을 남기고 왜곡 되지 않은 7년 왜란의 위기 역사를 쓸 수 있도록 했다. 나라가 위기에 내몰리게 되는 것은 적대국의 침략행위 등 외환(外患)에 의한 것이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5.23 11:34
-
독자 제위님, 이번 한주 ‘일요서울’신문이 창간된 지 만 13년을 지나는 주입니다. 아울러 불초 제가 발행 및 편집일체를 책임지고 본지 경영을 맡은 지 4년째 접어드는 한주간이기도 합니다. 돌아 보건대 저를 비롯한 일요서울 임직원 모두는 그동안 정말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종래의 흥밋거리 위주로 다루어졌던 시사주간지의 왜곡된 편집방향을 바로잡는 일부터 결코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이미 고착돼있다시피한 시장성격을 ‘정론’의 원칙으로 선도해내는 일이 여간 힘들고 다난했던게 아닙니다. 그 와중에서 또 인터넷일간신문을 포함한 자매지 발행도 결실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결과를 만들기까지의 원동력이 절대로 저희 임직원들일 수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독자 제위님의 쉼 없는 격려와 때로는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5.16 09:23
-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들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없애야한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이는 지방선거 때마다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여야정치권의 이해가 부합돼 그대로 골격을 유지해 온 터다. 숱한 공천헌금 비리를 일으켜 정치권 부패를 만연시켜놓은 책임이 지대하다. 영남, 호남, 충청권으로 대별되는 지역주의가 정당존립의 기반이 됨에 따라 기초단체 공천권을 놓고 지역분할을 드러낸 정당 매관매직이라는 질타가 높았다. 전국자치구는 16개시도에 75개시, 86개군, 69개구로 돼있다. 재정자립도는 아직까지 형편없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140개 시·군·구는 지방세로 공무원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아주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적지 않은 곳이 지방세를 포함한 자치단체 수입을 다 합쳐도 직원들 인건비를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5.08 15:51
-
올 12월의 대선날짜가 하루하루 꼬박꼬박 다가오면서 정치판에 예비 대선후보와 관련한 온갖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모든 루머가 진원지 없이 자연 발생하는 것은 한 가지도 있을 수 없다. 음험한 목표를 세우고 치밀하게 주도하는 세력이 다분히 있을 줄 안다. 선거 때마다 루머가 활개쳐, 대통령선거에까지 상대후보 득표 전략에 이용돼왔던 기억이 우리에게 뚜렷하다. 턱없는 루머에 휘말려 대선승리의 문전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던 안타까운 곡절도 이 땅 역사에 낱낱이 남아 있다. 이렇게 루머를 작업해내서 선거에 이길 수 있었던 달짝지근한 유혹이 오늘의 정치권에 향수처럼 다가선 모양이다. 심지어 택시기사들을 동원한 ‘루머 홍보단’까지 만들어 시중소문을 퍼뜨린다는 말이 들리고, 또 때로는 언론에 상대후보와 관련된 루머를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5.03 16:54
-
노무현 대통령 퇴임 뒤의 준비가 한창인 모양이다. 고향 봉하마을에 저택공사에 이어 기념관이 곧 만들어질 전망이고, 그밖의 퇴임 뒤 영역마련 을 서두르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 아다시피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퇴임 후의 뒤끝이 개운해서 행복해진 경우가 잘 없었다. 전두환 전대통령은 권좌에서 물러나자마자 믿었던 친구 후계자 대통령에 의해 엄동설한에 백담사로 유배됐었다. 그도 모자라 끝내는 자신을 유배 시킨 배신자(?) 노태우 전대통령과 나란히 죄수복을 입고 함께 법정에 서야했다. 김영삼 전대통령의 ‘역사바로세우기’는 이렇게 두 사람 전직대통령을 단죄하는 것으로 그 절정을 향했었다. 그런 김영삼 전대통령도 결정적으로 ‘IMF책임론’에 휘말려 한동안 자택에서 칩거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7.04.25 1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