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 토막살인 사건
지난 1월 24일 안산시 단원구 안산역 장애인화장실에서 여행용가방 안에 든 토막 살인시체가 발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용의자가 내국인이 아니라 중국인으로 추정되고 있어 장기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토막 살인 사건은 지난 2006년 1월 천안시 성환읍에서도 발생한 바 있지만, 현재까지 미궁에 빠져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과연 두 사건은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그 끔찍한 사건현장을 취재해 보았다.



안산 사건 개요
지난 1월 24일 오전 11시 30분 안산시 원곡동 A할인마트에서 30대 중반의 남성이 쓰레기봉투를 구입했다. 이 남성은 쓰레기봉투를 구입한 지 3시간 후인 오후 2시 16분에 B할인백화점에서 여행용가방을 구입했다. 당시 여행용가방을 판매한 백화점 직원에 따르면 남자의 말투가 한국말이 서투른 중국인 같았다고 했다.

용의자가 여행용 가방을 들고 안산역으로 들어간 시각은 오후 3시 30분경. 당시 용의자를 발견한 역무원 채모(31)씨에 따르면 오후 3시 30분쯤 30대 중반의 남자 1명이 피가 뚝뚝 떨어지는 여행용 가방을 들고 지하철 플랫폼으로 내려간 것으로 드러났다.

놀란 채씨는 부하직원 윤모(29)씨에게 남자를 쫓아가라고 지시했다.

이에 윤씨는 곧바로 용의자를 쫓아가 남자에게 “가방 안에 뭐가 들어 있느냐”고 물었다.

윤씨에 따르면 정체불명의 남성은 어눌한 말투로 “돼지고기 40킬로” 라고 말한 뒤 서울행 지하철을 타려고 했다. 하지만 윤씨는 남성에게 ‘피가 흐르는 가방은 가지고 탈 수 없다’며 제지했고 지하철을 타지 못한 남자는 가방을 가지고 1층으로 올라갔다.

남성이 가방을 가지고 올라간 지 1시간 후인 오후 4시 반 역무원 채씨는 역 1층 남자 장애인화장실에서 피가 묻어있는 여행용 가방을 발견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심코 여행용 가방을 열어본 채씨는 기겁을 하고 뒷걸음질을 쳤다. 가방 속에는 머리와 손, 다리 부위가 절단되어 몸통만 남은 여자의 사체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체의 머리와 손, 다리 부위가 발견되지 않아 신원확인이 어렵지만 20~30대 여성으로 살해 당한지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안산단원경찰서는 원곡동 A할인마트에 설치된 CCTV에 찍힌 용의자의 사진을 확보, 몽타주를 작성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가 대화 중 중국어를 섞어 말하고 한국말에 서툴렀다는 목격자들의 진술과 사체가 발견된 안산역 일대가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원곡동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 중국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용의자로 지목된 이 남자는 30대 중반으로 키 170cm가량의 보통 체격에 검정 계통의 점퍼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천안 토막살인 사건
이와 함께 지난해 1월 천안시 성환읍 A빌라 쓰레기 적치장에서 발견된 50대 여성의 사체 역시 중국인이나 조선족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경찰은 이 사건이 안산 사건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은 “안산 사건에서 발견된 사체와는 반대로 몸통은 없고 머리와 다리 부위만 남아 있었다”며 “지문이 있는 손이 잘려나가 신원을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치아를 확인한 결과 V자 홈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어려서부터 해바라기씨를 습관처럼 먹어 생기게 된 전형적인 중국인의 치아다”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피해자의 옷을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제조된 옷이다. 비록 중국에서 생산된 옷이 국내에서도 다량 유통되지만 이 옷은 현지 한국에서 팔리는 옷과는 다른 중국 본토에서 입는 옷으로 밝혀졌다”며 “중국인이나 조선족일 가능성은 거의 100%”라고 말했다.

만약 피해자가 한국인이었으면 이렇게 장시간 실종될 경우 벌써 몇 번은 실종신고가 들어왔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한편 천안 사건은 이불에 덮여 은닉된 사체가 예리한 흉기로 잘려있었고, 50ℓ 흰색 쓰레기봉투에 담겨 있었다.

당시 경찰은 용의자를 중국인이나 조선족으로 추정해서 외국인 노동자가 집단 거주하는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와 인천 차이나타운, 이번 사건이 벌어진 안산 원곡 일대를 집중 탐문수사했다.

특히 안산 원곡 일대는 외국인에 의한 범죄가 잦은 곳으로 평소 안산시민들이 밤에는 돌아다니기를 꺼릴 만큼 우범지역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은 이번 안산사건이 중국인의 소행으로 밝혀지자 천안 사건과의 연관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안산역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이밖에 경찰은 “안산 사건과 지난 천안 사건은 중국인이라는 점과 엽기적인 토막 살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용의자가 일치한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며 “최근 불법체류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범행은 신원이 밝혀지기 어려워 수사가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안산시청홈피, 제보 봇물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중국인인 것으로 추정되자 안산시청 홈페이지에 외국인 노동자와 관련된 제보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안산 원곡 일대의 티켓다방에는 조선족여성을 고용한 티켓다방이 성업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부터 외국인에 의한 범죄가 끊이지 않아 안산 주민들이 시정당국에 치안문제에 대한 대책수립을 해줄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건과 관련 되어 안산시청 홈페이지 사이버민원 ‘시민의 방’에 올라온 안산시민의 글을 살펴보면 ‘원곡동은 안산신도시 개발 후 원주민을 위한 이주단지가 조성되어 원주민이 가장 많이 살고 있다. 그런데 안산 원주민들이 외국인들에게 피해를 입을까봐 밤에 무서워 밖에도 못나가고 있는 실정’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다른 시민은 ‘이건 잘못 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가면 원곡동은 더욱 황폐화돼 갈 것이다.’라며 걱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불거진 불법체류자들로 인한 안산시민들의 불안이 더욱 증폭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산시 관계자는 “외국인, 특히 불법체류자에 대한 시민들의 민원은 예전부터 제기되었었다”며 “그래서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특별 요청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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