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텐프로 룸살롱 ‘기린’서 인맥 키웠다”

천신일 · 노건평 · 노무현 전 대통령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박연차 회장의 충격적인 과거 이야기에 다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 과거 이야기란 다름 아닌 박 회장이 80~90년대에 상습 마약 투약 및 유명 연예인과의 매춘 혐의로 구속됐던 사건을 말한다. 이와 더불어 박 회장의 인맥관계도 역시 서서히 껍질을 벗고 있다. 특히 과거 부산지역에서 박 회장과 가깝게 지냈던 인물과 노무현 정부 실세와의 밀접한 관계 등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일요서울]은 마당발로 알려진 박 회장의 인맥형성과정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박 회장의 과거를 증언해 줄 인사들과 어렵게 접촉할 수 있었다. 이 중 몇몇 인사는 박 회장과의 의리를 내세우며 접촉을 기피하기도 했다. 박 회장이 평소 주변인 관리를 철저히 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박 회장의 주변인들이 말하는 ‘박연차와 그의 사람들’, 그리고 박 회장의 과거에 대해 집중 추적해 보았다.

검찰수사로 드러난 박 회장의 광범위한 인맥은 놀라움 그 자체다.

재계는 물론이고 어떤 정부에서든 여야를 넘나드는 그의 정치권 인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또 박 회장은 화류계, 심지어 조폭들과도 폭넓은 인맥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박 회장이 가깝게 지낸 사람들은 누구일까. 또 그의 마당발인맥은 어디에 기초하고 있는 것일까. [일요서울]은 이 의문에 대한 답을 박 회장의 부산 인맥에서 찾을 수 있었다. 박 회장과 그 주변 사람들에 대해 잘 안다는 이 인사는 부산 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유명인이다.

이 인사는 “실명 밝히기를 거부한다”고 밝힌 뒤 “80년~90년대 부산에 유명한 초대형 룸살롱이 있었다. 지하 1층 지상 6층 건물이 전부 룸살롱이었다. 이 업소의 이름은 ‘기린’으로 현재 주인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같은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박 회장은 이 룸살롱의 단골이었을 뿐 아니라 여주인 우모씨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고 말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우씨는 원로 영화배우 이모씨의 아내이기도 하다. 우씨는 연예인 지망생이었으나 운이 따라주질 않아 연예인을 포기하고 ‘커피○○’이란 업소를 운영하면서 모은 재산으로 이 룸살롱을 시작했다. 이 업소는 그 전례가 없을 정도로 초대형 고급 업소인 까닭에 금방 입소문을 탔다. 룸이 100개가 넘는 대형업소였지만 매일 손님으로 빈 룸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업소가 유명해지면서 정치인, 경제인 등이 이 업소를 자주 이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린의 유명세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 있다. 2000년 9월엔 박관용 의원이 부산지역 한나라당 출입 정치부 기자들을 데리고 기린에서 술을 마셔 문제가 됐다. 이 일로 기린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이 인사는 “우씨는 박연차씨와 연탄회사 사장 김모씨 그리고 현재 칠성파 원로인 김모씨와 매우 가까운 관계였다. 이들은 자주 같이 어울려 도박을 즐긴 것으로 안다. 특히 우씨를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은 마약과 연예인 매춘 등을 같이 어울려 했다”고 말했다.


천신일, 박연차에 사업자금 30억 줘

또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90년대에 박 회장과 자주 어울렸다는 김모 사장은 "일부 언론은 박연차씨의 인맥을 잘못 짚어 보도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천신일씨와 박연차씨가 30년 지기라며 형 동생하는 사이라고 떠들고 있지만 실은 좀 차이가 있다. 박연차씨는 천신일씨와 애초 가까웠던 게 아니라 천신일씨의 동생과 친구였다. 천신일씨의 동생은 오래 전 사망했지만 생전에 박연차씨와 매우 가까운 관계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박연차씨는 사업 초 천신일씨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안다. 모 호텔에서 박연차씨가 천신일씨에게 무릎을 꿇고 도움을 청해 천신일씨가 30억 원을 줬다고 한다. 이 돈으로 박연차씨가 오늘을 일구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부산지역 체육인 A씨도 박 회장의 인맥에 대해 증언해 줬다.

A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연차씨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지만, 박연차씨는 노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씨와 가까운 관계이고 알기도 먼저 안 사이”라며 “이런 관계였기때문에 박연차씨와 노 전 대통령사이의 돈이 오가는데 있어 중간다리 역할을 한 게 노건평씨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연차씨와 노 전 대통령은 서로 형동생 호칭을 쓴다. 두 사람은 거의 친구처럼 말을 편하게 사이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A씨는 “한 언론에 실린 사설을 보니 박연차씨는 DJ정부 당시 DJ집안의 집사로 알려진 조풍언씨와 비슷하다는 글이 있던데 조풍언씨와 박연차씨는 다르다. 박연차씨는 노 전 대통령 일가를 위해 자신이 재산을 사용하지도 않았고 대통령 집안 재산관리를 해주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과 검찰 간에 빅딜이 있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박 회장은 평소 입이 무겁기로 소문난 인물이지만 그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보면 어쩐지 평소의 그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런 박 회장의 모습을 둘러싸고 온갖 추측과 소문들이 난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검찰이 박 회장과 이면 계약을 했다는 소문이 귀를 솔깃하게 한다.

소문의 내용을 보면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수사를 놓고 박 회장과 모종의 이면 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이면 계약의 내용은 다소 뻔하다. 박 회장의 죄를 덜어주고 가족이나 친인척의 위법사실을 들추지 않으며 개인재산과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불리한 사실들을 실토하는 내용이다.

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함구한다는 조건도 들어있다고 한다.

이 이면 거래를 위해 검찰과 박 회장은 A4종이에 계약서를 썼으며 부장검사와 박 회장이 서명을 했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하지만 이 소문은 최근 검찰의 편파수사와 표적수사 논란을 등에 업고 생산된 일종의 루머일 가능성이 크다.



#박연차 회장의 굴욕 사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과거 부산의 유명 룸살롱인 기린에서 도박을 하다 굴욕적인 일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폭력조직에 몸담고 있는 K씨와 일명 ‘맞장’을 떴다가 흠신 두들겨 맞았다는 것.

당시 사건을 목격한 목격자에 따르면 유명 연탄회사의 김모 사장과 기린에서 도박을 할 때 K씨가 자꾸 김 사장의 편을 들면서 박 회장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때 두 사람은 단속을 우려해 업소 문을 닫아걸고 도박을 했다. 때문에 이 자리엔 소수의 인원만 있었다.

박 회장은 K씨가 김 사장의 편을 드는 것도 기분 나쁜데, 자신이 계속 돈을 잃자 더욱 화가 치밀었다.

참다못한 박 회장은 K씨에게 “왜 자꾸 김 사장의 편을 들며 나의 심기를 건드리냐. 까불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K씨는 움츠러들지 않고 오히려 “니가 뭔데 나한테 말을 함부로 하냐. 너야말로 돈 잃었으면 술이나 마시고 집에 가라”고 약을 올렸다.

K씨는 박 회장보다 나이가 어린데도 박 회장에게 말을 함부로 했다. 이에 화를 참지 못한 박 회장은 “말로 떠들게 아니라 본때를 보여줘야겠다. 나가서 남자답게 한판 붙자. 대신 맞은 놈은 경찰에 신고하거나 치료비를 요구하면서 지저분하게 굴지 말고 깨끗하게 뒤처리를 하자”고 제안했다.

K씨는 이에 동의했다.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승부를 가렸다. 결과는 박 회장의 참패. 도박하다 돈 날리고 동생뻘인 K씨에 맞은 박 회장의 신세는 비참했다.

그러나 목격자는 박 회장이 대단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는 “박 회장은 기업회장인 반면 K씨는 별 볼일 없었다. 박 회장은 주변 조폭들을 시켜서 K씨를 손볼 수도 있었지만 K씨에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그런 점을 사람들이 높이 샀다”고 말했다. <윤>


##박연차 게이트 일지

2009
04.12 0 대검, 노무현 대통령 아들 노건호(미국거주) '참고인 신분' 소환조사
04.08 0 검찰, '박연차 비리' 前 국회의장 (김원기, 박관용) 2명 조사
04.03 0 檢 “송은복 (전 김해시장) 5억 추가 수수”..구속 기소
04.03 0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직후인 3월 500만달러 존재 알았다
03.30 0 서갑원-박연차 대질신문..전격 재소환
03.30 0 박연차 회장, 노무현 친인척 (노건평 사위)에게 50억원 전달
03.28 0 검찰, 서갑원 민주당 의원 소환조사
03.27 0 이광재 의원 구속, "정계를 떠나겠다"
03.27 0 박진 의원 영장 검토… 검찰 “朴회장 진술 증거 충분”
03.24 0 검찰, 이광재의원 구속영장 청구
03.23 0 검찰,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회장 뇌물수수로 체포
03.22 0 검찰, 장인태 (전 행자부2차관) 불법선거자금 수뢰로 체포
03.21 0 검찰, 추부길 (이명박정부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2억원 수뢰혐의로 체포
03.21 0 검찰, 이광재 (민주당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5만불 수뢰로 소환수사
03.20 0 검찰, 송은복 (전 김해시장) 불법정치자금 전달로 구속
03.19 0 검찰, 이정욱 (전 해양수산개발원장) 재보궐선거시 수뢰혐의로 구속
03.14 0 검찰, 새 수사팀으로 박회장 게이트 본격수사 착수
02.25 0 검찰, 장인태 전 행자부2차관, 박회장의 불법뇌물수수 인정

2008
12.29 0 검찰, 노무현 전 대통령 15억원 차용증 확보
12.12 0 세종증권 비리협의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구속
12.03 0 음주탑승 및 기내 난동사건 - 약식기소
11.26 0 박회장, 세종증권 주식매각 시세차익으로 휴켐스 인수
11.25 0 국세청, 박회장 탈세혐의로 검찰에 고발 및 39억원 추징
07.28 0 서울지방국세청, 태광실업 세무조사 착수
07. 0 박회장, 추부길 청와대비서관에게 세무조사 무마대가로 2억 원 전달
03. 0 박회장,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15억 원 차용 후 50억 원 받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노 전 대통령이 작년 3월 박 회장에게 15억 원 규모의 돈을 빌리며 1년 기한의 차용증을 작성한 후 세배가 넘는 50억 원을 받은 경위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

2006
05.18 0 박회장, 휴켐스주식 34만주 매입 및 회장 역임
02.15 0 박회장, 정대근 (농협회장)에게 20억 원 전달

2005
12.16 0 박회장, 세종증권 주식 매도

2004
12. 0 장인태 (참여정부 전 민정수석비서관)에게 상품권 1억 원 어치 뇌물
06. 0 장인태 (경남도지사 재보궐선거 출마)에게 8억 원 뇌물

2003
0 주한 베트남 명예총영사

2001
0 제1회 e-트레이드상
0 제3회 한국 마케팅 대상
0 제35회 납세자의 날 대통령 표창

2000
0 제6대 김해상공회의소 회장
0 주한 베트남 명예영사
0 캄보디아 총리 포상

1999
0 재단법인 정산장학재단 설립
0 한국신발 피혁 연구소 이사장
0 제5대 한국신발산업협회 회장
0 중국 산동성 대외경제무역 선진단위 수상

1998
0 베트남 명예시민증 취득
0 제1회 중국 청도시 금도상 수상

1997
0 대한레슬링협회 부회장 역임
0 제34회 무역의 날 금탑산업훈장
0 경상남도 산업평화상 은상

1996
0 경상남도 생활체육협의회 고문
0 사단법인 국제 장애인협의회 부회장

1995
0 청도태광제혜유한공사 중국법인설립 동사장

1994
0 태광비나실업(주) 베트남 현지법인설립 대표이사

1993
0 중국 합작사업 체결

1992
0 김해군 체육회 부회장

1990
12. 0 마약소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02.20 0 마약소지혐의로 체포 - 징역 12년 선고

1989
0 제26회 무역의 날 1억불 수출탑

1988
01.20 0 불법윤락 및 마약 혐의
0 인도네시아 합작사업 체결
0 제25회 무역의 날 수출유공 대통령 표창
0 노동부장관 표창장

1986
0 제23회 수출의 날 5천만불 수출탑

1985
0 김해시 복싱연맹 회장

1984
0 제21회 수출의 날 경남도지사 표창장
0 노동부장관 표창장

1983
0 제20회 수출의 날 2천만불 수출탑

1982
0 제19회 수출의 날 유공포상

1980
0 태광실업(주) 법인설립 대표이사

1971
0 정일산업 설립수상

1945
12.27 0 경남 밀양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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